전도서 5장: 선물로 받은 하루

2–4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전도자는 종교적인 면에 대해서 조언한다. 제사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로운 삶이다. 따라서 제물을 바치는 것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1절).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으니”(2절)라는 말은 창조주 하나님과 피조물 인간 사이의 거리가 얼마나 큰지를 기억하라는 뜻이다. 그것을 기억한다면 허황된 상상을 하지 않을 것이고, 함부로 입을 열어 망령된 말을 쏟아 놓지 않을 것이다(3절, 7절). 특별히, 하나님 앞에서 서원하는 일을 조심해야 한다. 서원을 했다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것을 지켜야 한다. 그럴 자신이 없으면 서원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4-6절). 

전도자는 현실 세상으로 눈을 돌려 권력자들이 행하는 불의에 대한 생각을 전한다. 권력자가 법과 정의를 짓밟는 모습을 보면 이상한 일이나 되는 것처럼 놀라는데, 그것은 권력의 속성이다. 죄성에 물든 인간 본성 때문에 부정과 불의는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그런 일을 볼 때, 마음을 차분히 하고, 부정과 불의가 줄어들도록 힘쓰면서, 불의한 권력자들을 심판하실 “더 높은 이”를 기억해야 한다. 그분이 모든 것을 바로잡으실 것이다(8절). 9절은 번역하기 매우 난해하다. 개역개정은 “땅의 소산물은 모든 사람을 위하여 있나니 왕도 밭의 소산을 받느니라”고 번역해 놓았다. 권력자의 의로운 통치를 요구하는 말로 보인다.  

다음으로 부에 관한 가르침이 이어진다. 부자 되는 것을 목적으로 삼으면 그 사람은 결코 만족할 수 없다(10절). 직역하면 “은을 사랑하는 자는 은으로 만족하지 못한다“가 된다. 돈이 많다고 해서 하루에 열 끼, 스무 끼를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정도 이상의 돈이 “다만 눈요기 거리”(11절)가 되는 이유는 더 큰 만족을 위해 돈을 한 없이 사용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부가 많아지면 신경 쓸 일이 많아져서 편히 살 수가 없다(12-13절). 그런 사람이 재난을 만나서 가진 재산을 다 잃으면 심한 좌절을 겪는다(14절). 알고 보면, 누구나 맨몸으로 태어나 맨몸으로 돌아가는 것인데, 가진 것이 많으면 그 사실을 망각한다(15절). 그 사실을 망각하면 좀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고, 그것을 잃으면 온갖 울분과 분노로 인생을 허비한다(16-17절).

전도자는, 하나님이 허락한 기간 동안 매일 하루치의 수고를 감당하고 하루치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라는 결론에 이른다.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는 것”(18절)은 향락에 취하라는 뜻이 아니라 현재를 수용하고 누리라는 뜻이다. 큰 일에 마음 두고 스스로를 들볶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분복에 만족하고 그날 그날 모든 것을 선물로 받아 누리라는 뜻이다(19-20절). 

묵상:

흔히 근접하기 어려울 정도로 차이가 날 때 “클라스가 다르다”고 표현합니다. 비행기의 1등석은 이코노미 클라스와 입구도 다르고 공간도 다르고 서비스도 다릅니다. 하나님은 인간과 ‘클라스’만이 아니라 ‘차원’이 다릅니다. 그분은 전능하시고 우리는 한계적입니다. 그분은 영원하시고 우리는 찰나적입니다. 그분은 전지하시고 우리는 무지합니다. 그분은 온 우주보다 크시고 우리는 우주의 먼지와 같습니다. 그래서 전도자는 “하나님은 하늘에 계시고, 너는 땅에 있으니”(2절)라고 선언합니다. 여기서 “하늘”은 하나님의 차원을 말합니다. 창조주이신 하나님과 피조물인 인간은 차원이 다르다는 뜻입니다.

예배를 드린다는 말은 그런 분 앞에 서는 것입니다. 예배의 시간만이 아니라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그분의 현존 앞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떠오르는 생각이라고 해서 마음 속에 품고 즐겨서는 안 되는 것이고, 나오는 말이라고 함부로 내뱉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감찰하시고 바로잡으시고 심판하시는 창조주의 면전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우리는 하나님에게서, 하나님 앞에서, 그리스도 안에서 삽니다”(고후 2:17, 직역)라고 말한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이라면, 권력자나 부자가 된다 해도 그것에 사로잡히지 않고 거룩하고 의롭게 살아갈 것입니다. 

그것이 18-20절에서 전도자가 제시하는 결론입니다. 자신의 지식이나 권력이나 돈으로 세상을 바꿔 보겠다고 나설 일이 아닙니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을 더 어지럽게 합니다. 하나님께서 다스리시고 이끄신다는 사실을 믿고, 우리 각자는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서 매일 주어진 것에 감사하며 주신 분의 뜻을 따라 행해야 합니다. 오늘 하루 그렇게 살 때, 내일이 주어질 것이고, 마침내 우리의 마지막 내일은 하나님 품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기도:

알고 보니, 주님은 저희에게 하루살이가 되라 하십니다. 내일이 없는 하루살이가 아니라 내일을 주님께 맡기고 매일 주어지는 시간을 선물로 받아 감사로 채우라 하십니다. 큰 일에 마음 쓰지 말고, 오늘 저희에게 주어진 주님의 뜻에 신실하라 하십니다. 주님, 오늘 하루도 그렇게 살겠습니다. 저희를 인도해주십시오. 아멘.

7 responses to “전도서 5장: 선물로 받은 하루”

  1. gachi049 Avatar
    gachi049

    말씀을 통하여 온 우주의 주인으로 불꽃 같은 눈으로 지켜 보시고 다스리시는 분이 하나님 이심을 다시한번 깨닫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먼지에 불과한 믿음의 공동체가 끝 없는 욕망의 늪에서 벗어나 주신 오늘 하루에 만족하고 주님의 성품으로 살아가는 삶이 되도록 성령께서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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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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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illkim9707 Avatar

    주님은 하늘 보다 더 높으신 분이시고 저희들은 티끌보다도 못한 존재라고 아무 생각없이 앵무새같이 읊조리면서도 계속 재물과 권세를 취할려고 헛되게 살아온 우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아온것이 오직 주님의 은혜인것을 다시한번 고백합니다.

    매일 아침 사귐의 소리를 통해 말씀으로 무장하여 주님 닮아가며 말씀 순종하며 승리의 삶을 살아내는 매일의 일상이 되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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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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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청명한 겨울 하늘. 구름 한점 없이 맑고 햇볕이 드는 토요일 아침입니다. 성탄이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전도서 5장. 하나의 일관된 주제가 있다기 보다는 여러 구절의 잠언을 모아놓은 듯한 느낌. 우선 하나님 앞으로 나아갈 때는 말하기 앞서 들으려 애써야 하겠지요?

    그리고 돈 이야기. 전도자는 돈 보기를 돌 보듯 하라는 식으로는 말하지 않네요. 그렇지만 돈을 사랑하고 결국 그 종이 되어 인생을 허비할 위험을 엄중히 경고. 그리고 그는 하나님이 우리 각자에게 허락하신 삶의 몫이 있으며 그것을 바로 오늘이라는 이름의 선물로 누리라고 조언하네요.

    창밖으로 햇살이 환히 비취고 있네요. 깊은 겨울 밤도 따뜻하게 잠 잘 수 있어서 감사. 아침에 깨어나 따뜻한 빵과 커피를 마실 수 있어서.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지금 이 시간 홀로가 아니어서. 전쟁이 아닌 평화를 허락하심에. 자유와 번영과 질서의 땅에서 살게 하셔서. 이 허락하신 삶의 몫들이 모두 선물이어서. 하나님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바라신다고 말씀해 주셔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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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전도서는 당의정 코팅을 하지 않은 알약 같습니다. 다 내 얘기 같이 맞는 말인데 쓰고 아픕니다. ‘본전도 못 찾을 일’이지만 하고 싶은 만큼 해 보라, 해보고 후회하는게 안 해서 후회하는거 보다 낫다, 남은 알아 주지 않더라도 너 자신에겐 자랑스럽지 않을까…등등은 전도서에 나오지 않을 말입니다. 누릴 만큼 누리고 이룰 만큼 이뤄본 지혜자가 내린 결론이 헛되다 입니다. 그것도 책의 첫 줄에 써 있는 결론입니다. 그래도 책의 어딘가에서 반전이 일어나는지, 전도서의 끝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명령을 지키며 살라고 당부합니다. 그것이 사람의 본분이라고 말합니다. 사회심리학자로 대니얼 아리엘리라는 교수가 있습니다. ‘반창고’ 설명으로 유명합니다. 이스라엘에서 나서 자란 사람인데 고등학교 졸업반일 때 학교 행사에서 화재 사고를 당해 몸의 70퍼센트가 3도 화상을 입었습니다. 오래 입원해 있으면서 여러 의사와 간호사들의 치료를 받았는데, 간호사들이 다 똑같은 방식을 쓰는게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환부에 붙인 반창고를 떼는 일을 어떤 간호사는 확! 한 번에 떼어버리고, 어떤 간호사는 서서히 천천히 떼었습니다. 청소년 때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한 이런 경험들이 그의 지적인 호기심으로 이어져 그는 대학에서 사회심리학을 공부해 지금은 행동경제학 분야에서, 특히 현대인의 소비형태와 의사결정권의 관계에 대한 대중적인 책들로 인해 유명해졌습니다. 환자로서 그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그리고 학자로서 데이터에 기반한 연구 결론에 따르면 반창고는 한 번에 떼는 것 보다 덜 심한 부위나 가장자리부터 조심스럽게 떼어 내는 것이 고통이 적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반창고는 일회용 반창고 수준이 아니라 심각한 환부를 보호하는 반창고나 붕대 같은 것을 가리킵니다. 그는 나쁜 소식 즉 재난의 비극의 소식 역시 천천히 단계적으로 전하는 것이 고통을 감소 시키는 길이라고 말합니다. 심리적인 대비를 할 수 있으면 고통을 좀 더 잘 수용하고 견뎌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에 여유를 만드는 것 -시간적인 여유와 함께 만들어지는 마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지혜자는 예배하러 들어갈 때 조심하고 겸손한 태도를 가지라는 말로 시작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경거망동하지 말 것을 경고하면서 하나님과 우리가 동등하지 않다는 ‘당연한’ 사실을 환기 시킵니다. 그러면서 돈을 벌어 재산을 늘리고 축적하는 일의 어리석음을 말합니다. 알몸으로 나와 알몸으로 돌아간다는 ‘당연한’ 사실을 또 말합니다. 우리는 예배도 드리고 수고하여 재물을 모으는 일도 하면서 삽니다. 예배도 노동도 다 하나님 앞에서 하는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겠습니다. 노동할 때는 예배를 드릴 때와 같은 마음으로 일하고 이렇게 애써 일군 부와 명성이지만 단 한 톨도 하나님께 가지고 가지 못한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받습니다. 우리는 예배를 드리면서 주님을 찬양하고 그분의 사랑에 감사합니다. 예배는 세상에서 얻는 상처 위에 붙이는 반창고 같을 때가 있습니다. 길리앗의 향유를 찾는 심정으로 예배에 나갑니다. 하지만 주님의 치료는 일시적이지 않습니다. 예배의 은혜가 그 때 뿐인 것 같이 느껴지는건 우리의 노동이 예배를 닮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인이신 것을 자꾸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예배와 일은 다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수고하게 하시는 것도, 그것을 누리며 즐거워하는 것도 선물이고 은혜입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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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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