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3장: 때를 따라 아름답게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1절부터 9절까지는 The Byrds의 “Turn, Turn, Turn”이라는 노래로 널리 알려진 ‘때에 관한 시편’이다. “모든 일에는 다 때가 있다”에 사용된 히브리어 ‘쯔만’은 객관적인 시간을 말하고, “알맞은 때가 있다”에 사용된 히브리어 ‘에트’는 결정적 타이밍을 말한다. ‘쯔만’은 헬라어 ‘크로노스’에 가깝고, ‘에트’는 헬라어 ‘카이로스’에 가깝다. 하나님께서 정해 놓으신 질서를 따라 시간(쯔만)은 흘러가는데,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각자는 자신의 행동을 결정해야 한다. 

2절부터 9절까지에서 전도자는 열 네개의 행으로 인생사에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들을 대조시켜 보여준다. 히브리인들의 사고 방식에서 일곱은 완전수인데, 전도자는 완전수의 두 배를 나열함으로써 인생사의 모든 일들을 포괄한다. 앞의 것은 좋은 일들이고, 뒤의 것은 나쁜 일들이다. 사람들은 좋은 일들을 반기고 나쁜 일들은 거부한다. 하지만 나쁜 일들도 인생사의 일부다. 

이것은 한계적인 인생사에 주어진 몫이다. 인간의 노력으로 무엇을 뺄 수도, 더할 수도 없다(9-10절). 따라서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분이 허락하는 것들을 겸허히 수용하고 따르는 것이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이다(11절). “하나님은 사람들에게 과거와 미래를 생각하는 감각을 주셨다”는 구절을 개역개정은 “하나님은 사람에게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을 주셨다”고 번역해 놓았다. “영원”으로 번역된 히브리어 ‘하 올람’은 초월적 세계를 가리킨다. 사람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 초월적인 세계까지 알고 싶어하지만, 주어진 한계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다.

따라서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주어지는 시간 동안 주어진 일에 성실하며 하루치의 기쁨을 맛보며 살아가는 것이 최선이다(12절). 하루치의 수고와 하루치의 기쁨을 맛보는 것 역시도 하나님의 은총이다(13절).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다 알 수 없지만, 모든 변화가 그분의 다스림 아래에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그분을 경외할 수밖에 없다(14-15절). 인간사회에 절대 선과 절대 의는 존재할 수 없다(16절). 그것은 오직 하나님에게만 있다(17절).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는 것이 두렵다.

때로 인간이 대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죽어서 썩어 없어진다는 점에 있어서 다른 동물과 다르지 않다(18-20절).  죽은 후에 사람과 짐승이 가는 곳이 다르다고 하지만, 그것도 확인할 수 없다(21절). 따라서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지금, 여기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동안 기쁨과 보람을 누리며 사는 것이다. 죽은 이후의 일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22절).

묵상:

현대 문명은 인간의 한계를 끝없이 확장시켜 왔습니다. 과학 문명과 의학 연구의 발전으로 인해 과거에는 속절없이 당해야 했던 일들을 이제는 당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습니다. 한 때 수 많은 생명을 빼앗아 갔던 전염병들을 하나씩 정복 했고, 불치병으로 여겨졌던 질병들도 다스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노화 현상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늦출 수 있게 되었고, 그로 인해 인간의 수명은 과거보다 세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AI 로봇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머지 않아 영생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고 예측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 결과, 현대인들은 약해지는 것, 병드는 것, 늙는 것 그리고 죽는 것을 과거보다 더 혐오하고 두려워합니다. 과거에는 그 모든 것이 인생의 패키지에 들어 있는 생의 일부라고 생각했는데, 현대 문명 발전으로 인해 그것들을 제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런 것들이 제거하고 정복하고 억압할 대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당하면 망했다고,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약해지는 것은 실패요, 늙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고, 죽는 것은 참담한 파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도자는 현대인이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착각하고 있는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우주의 운행을 보아도, 생명 현상을 보아도, 약해지고 늙어지고 병들고 죽는 것은 생명 현상의 일부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알맞게 만드셨고, 때에 따라 살게도 하시고 죽게도 하십니다. 그러므로 하나님께 자신을 맡기고 그분의 섭리를 따라 사는 것이 가장 바르고 복된 일입니다. 수용과 겸손, 이것이 참된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품어야 할 미덕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교만을 꺾어주십시오. 저희를 하나님의 자리에서 끌어내려 주시고, 주님의 시간을 따라 겸손히 저희 몫의 기쁨과 아픔을 껴안게 해주십시오. 매일 주어지는 나날을 감사로 받고 의미로 채우게 해주십시오. 아멘. 

3 responses to “전도서 3장: 때를 따라 아름답게 ”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유전자 결함으로 실명이 된 남편 친구가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엘에이에 들려 우리 부부와 시간을 같이 보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미국과 일본에 있는 전문 연구소와 제약회사를 접촉하며 임상실험에 참여해 보려고 애를 썼는데 일본에 있는 연구소는 그의 유전자 훼손과 똑같은 케이스를 다루어 성공적인 성과를 낸 곳이라 그곳에서 치료 받기를 원했었지만 비용 면에서 감당할 수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미국에 있는 제약회사 가운데 임상 3기를 하는 곳에서 여러번 검사를 받고 조건이 다 맞는 것을 확인한 뒤에 실험 시작을 기다리는데 실험 그룹을 둘로 나누어 한 그룹은 실험약을, 다른 그룹은 플라시보를 주입하고 관찰한다고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어느 그룹에 들어가는지 모릅니다. 남편 친구는 1년 간의 실험을 마친 뒤에 만약에 자기가 플라시보 그룹이었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도 심각하고, 더는 기다릴 수 없겠다 싶어 비용을 내고 3상 실험중인 약물을 넣겠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11월에 와서 한쪽 눈을 수술하고 (약물 주입), 2주 뒤에 다른쪽 눈을 수술한 뒤에 안정을 취하다 며칠 전에 한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일본 연구소에서 하는 수술은 성공을 거둔 예가 있지만 친구가 받은 수술은 마지막 단계의 약을 눈에 주입하는 수술입니다. 연구소가 있는 지역은 중부 소도시라서 직항편은 당연히 없고, 인근 대도시의 공항에 내려 차로 몇 시간 가야 합니다. 거리상으로는 뉴욕이 가까운데도, 우리를 만나 경과도 설명하고 밥도 같이 먹으려고 엘에이를 경유하는 항공권을 끊었을 겁니다. 수술에 대한 자세한 설명, 수술 후의 통증과 어려움, 조심스러운 소망 등에 대해 말했습니다. 수술한 뒤 3개월 정도를 지켜 봐야 성공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데 지금은 수술 전보다 더 어둡다고 했습니다. 수술을 받기 까지 미국을 수차례 방문했고 사전 테스트도 여러 가지를 여러 번 했습니다. 할 때마다 어떤 심정이었을지…결함이 있는 유전자를 양쪽 부모가 다 갖고 있었답니다. 부모가 다 갖고 있을 때 자녀가 실명할 확률은 25퍼센트라는데 형제 4명 중에 자기가 ‘당첨’된 거랍니다. 확률이라는게 반드시 발현되는건지 모르겠지만, 친구는 60세가 되면서 시력을 잃기 시작한 게 ‘다행’이라고 했습니다. 공부하고 싶은거 다 하고, 교수 일도 다 하고, 자녀들이 다 독립한 뒤라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눈 때문에 계획보다 일찍 은퇴를 ‘당한거’ 같아 억울함과 아쉬움이 있다고도 했습니다. 친구 부부와 밥을 먹으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같이 밥 먹고 대화하는거 그게 인생의 전부’인 것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전도서는 어제 2장에서도 ‘사람에게 먹고 마시고 자기 일에 만족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일은 다시 없다 (2: 24)’고 했습니다. 오늘 3장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은 사람마다 먹고 마시고 자기의 수고에서 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3:13).’ 지혜자는 모든 일에 정한 때가 있고 시기가 있다고 말합니다. 그 깨달음은 우리가 하나님을 경외하도록 지어졌다는 것을 깨닫는 서막 같은 것입니다. 사람과 짐승의 운명이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동일한 호흡이라고 말합니다.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듯 다 같은 곳으로 돌아간다고 말합니다. 그러니 삶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애써 깨달아 알고 받아 들이고 내면화 하는 사람은 짐승의 울타리에서 나온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인생의 의미, 살아감의 의미를 자신에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인생의 길흉화복을 이해하는 지혜까지는 구하지 않습니다. 내게 일어나는 길흉화복이 하나님께 가까이 가는 길이라는 것을 깨닫는 지혜, 삶의 매순간, 모든 사건이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받아 들이는 지혜를 구합니다. 솔로몬의 지혜가 아니라, 오늘 필요한 오늘의 지혜를 구합니다.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고 오늘 우리를 지탱해 주는 양식을 내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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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illkim9707 Avatar

    모든것에 때가 있다고 하시지만 자녀들의 영혼 구원을 위한 간구는 끊을수 없을것 입니다, 사랑과 은혜의 주님을 온전히 믿기에 감사하며 쉬지않고 기도 하도록 도와 주십시오, 같이 하시겠다는 임마누엘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체험하고 자족하며 주님의 사랑으로 계속해서 이웃을 섬기는 우직한 믿음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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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gachi049 Avatar
    gachi049

    창조주 하나님의 시간, 하루가 천 년 같고 천 년이 하루 같다는(베드로 후서 3:8, 시편 90:4) 말씀을 피조물인 인간은 이해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우주는 하나님께서 정하신 때에 따라 흘러갑니다. 주님. 주어진 하루 하루를 감사와 기쁨으로 살아 갈 수 있도록 성령께서 인도해 주시기를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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