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전도자는 왕으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고작 과거의 왕들이 하던 일을 반복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지혜를 추구했다(12절). 지혜를 얻으면 인생 살이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혜의 용도는 잠시뿐이고, 결국 어리석은 자들과 같은 운명을 만난다(13-14절). 결국은 모두가 죽음을 당하고, 죽은 후에는 모두가 잊혀진다(15-16절). 그러니 지혜를 얻는다는 것도 바람을 잡는 일처럼 허망하다(17절).
전도자는 자신이 이루어 놓은 모든 일을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한다는 사실에 억울함을 느낀다(18절). 히브리어 ‘세네’는 “미워하다“로 번역할 수 있다. 평생 땀 흘려 이룬 모든 것을 후손에게 남겨주고 죽어야 한다는 사실을 증오한다는 뜻이다. 자신의 것을 물려받는 사람이 슬기로울지 어리석을지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19절). 일생 동안 수고하여 얻은 결실을 수고도 하지 않은 사람이 누리게 되니, 이 또한 혐오스러운 일이다(20-22절). 밤 잠도 줄여가면서 수고했는데, 결과가 이렇다니, 헛되다 하지 않을 수 없다(23절).
그렇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 큰 일을 바라고 도모할 것이 아니라, 매일 주어지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하루치의 기쁨과 보람을 맛보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24절). 알고 보면, 먹고 마시는 것조차 하나님이 허락하셔서 가능한 일이다(25절).
“하나님이,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는……”(26절)이라는 번역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 “하나님께서 좋게 보시는 사람에게는……”이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하나님을 인정하고 의롭게 사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슬기와 지식과 기쁨”을 주신다. 반면, 죄인들은 “모아서 쌓는 수고”를 하게 하신다. 그들은 대단한 것을 이뤘다고 자부하지만, 결국은 헛된 일이 되어 버린다.
묵상:
오늘 본문의 키워드는 “수고”입니다. 새번역으로 따지면, 2장 전체에서 10번 나옵니다(10절, 11절, 18절, 19절, 20절, 21절, 22절, 23절, 24절, 26절). 히브리어로는 ‘아말’인데, 이것은 창세기 3장 17절에 처음 나옵니다.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하여 선악과를 따 먹은 아담에게 하나님은, “이제, 땅이 너 때문에 저주를 받을 것이다. 너는, 죽는 날까지 수고를 하여야만, 땅에서 나는 것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하십니다. 따라서 “수고”는 죄로 인해 인간이 짊어지게 된 보응입니다. 타락 이전에도 “일”은 있었습니다. “일”은 히브리어로 ‘멜라카’인데, 이것은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것과 같은 거룩한 노동을 가리킵니다. 타락 이전에 아담과 하와는 ‘멜라카’로서 일을 즐겼는데, 타락 이후에는 ‘멜라카’가 ‘아말’이 되었습니다. 죄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망가졌기 때문입니다.
전도자는 만족과 기쁨을 얻기 위해 행한 모든 일이 결국 수고가 되었다고 탄식합니다. 어떤 것도 항구적인 만족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고, 죽음의 운명을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며, 이루어 놓은 모든 일을 알지도 못하는 후손에게 남겨 주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도자는 “모든 것이 헛되다”는 탄식에 이릅니다. 그렇다면 유일한 대안은, 큰 것을 기대하고 도모할 것이 아니라, 매일 일상에 주어지는 소소한 기쁨과 의미를 누리며 사는 것입니다. 알고 보면, 그것도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가능한 일입니다. “모아서 쌓는 수고”(26절)에서 마음을 떼고 그날 그날의 기쁨에 만족하며 사는 것이 진정한 지혜입니다.
26절의 말씀은 “그러므로 내일 일을 걱정하지 말아라. 내일 걱정은 내일이 알아서 할 것이다. 한 날의 괴로움은 그 날에 겪는 것으로 족하다”(마 6:34)는 예수님의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여기서 “괴로움”은 전도자가 말한 “수고”와 같은 뜻입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하기까지 “수고와 괴로움”은 운명적으로 짊어져야 할 짐입니다. 따라서 수고와 괴로움을 없애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라 당연한 몫으로 짊어져야 합니다. 그럴 때, 하루치의 기쁨과 보람을 맛볼 수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다스림을 믿고, 내일의 걱정은 내일에 맡기고, 하나님의 의와 나라를 위해 살아갈 때 가능한 일입니다.
기도:
오늘도 주님의 다스림과 섭리를 믿고 하루치의 고생과 수고를 감당하겠습니다. 하루치의 기쁨과 보람을 허락하셔서 이 하루의 삶이 복이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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