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왕의 근위대 뜰에 갇힌 예레미야는, 예루살렘을 포위하고 있는 바빌로니아 군대가 결국 성을 함락시킬 것이며, 항복하는 사람들 외에는 모두 죽임을 당할 것이라고 예언한다. 궁정 대신들이 그 예언을 듣고 왕에게 나아가, 예루살렘 주민들이 그 예언을 듣고 불안해 하니 예레미야를 처형하라고 상소한다(1-4절). 통치권이 든든하지 못했던 왕은 예레미야를 고관들에게 넘겨 주었고, 그들은 예레미야를 진흙 웅덩이에 던져 넣는다(5-6절).
시드기야 왕을 섬기는 에티오피아 출신의 내시 에벳멜렉이 이 소식을 듣고 왕에게 그 사실을 알리고 예레미야를 죽도록 내버려 두어서는 안 된다고 간언한다(7-9절). 왕은 에벳멜렉에게 예레미야를 구출해 내라는 비밀 명령을 주었고, 그는 친위대 몇 사람을 데리고 가서 예레미야를 웅덩이로부터 끌어 올린다. 그로 인해 예레미야는 죽을 고비를 넘기고 예루살렘이 함락될 때까지 근위대 뜰에서 지내게 된다(10-13절).
얼마 후, 시드기야 왕은 사람들의 눈을 피하여 예레미야를 부른다. 왕은 하나님께서 주신 다른 예언이 없는지 묻는다. 예레미야는, 자신이 숨김없이 말하면 왕은 자신을 죽일 것이라고 답한다(14-15절). 시드기야가 절대로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하자(16절), 예레미야는,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멸망시키기로 정하셨으니 살아 남으려면 항복하라는 말씀을 전한다(17-18절). 시드기야 왕이 바빌로니아에 항복하는 것이 두렵다고 말하자, 예레미야는 그것 외에는 살 길이 없다고 답한다(19-23절).
시드기야 왕은 자신에게 한 말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고 단단히 이르고 그를 돌려 보낸다. 고관들이 그의 말을 들으면 그를 죽이려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왕은, 고관들이 그를 찾아와 왕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물으면, 거짓말로 둘러대라고 지시한다(24-26절). 예레미야는 시드기야 왕의 말대로 고관들에게는 예언에 대해 함구했고, 예루살렘이 함락될 때까지 근위대 뜰에 갇혀 지낸다(27-28절).
묵상:
“위기가 지도자를 만든다”는 말이 있습니다. 위기를 당하여 잠재되어 있던 지도력이 발현되어 공동체를 위기로부터 구해내는 경우를 두고 하는 말입니다. 반면, 위기를 당하여 무능함이 드러나고 공동체를 파멸로 이끄는 사람도 있습니다. 시드기야가 그런 사람입니다. 그는 다가오고 있는 국가적인 재난을 알면서도 개인적인 안위 때문에 혹은 고관들의 저항 때문에 모른체 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를 자꾸 불러들여 하나님이 주신 다른 말씀은 없었느냐고 묻습니다. “다른 말씀이 없느냐?”는 질문은 “하나님께서 예루살렘을 구해주겠다는 말씀을 하지 않더냐?”는 질문입니다. 바빌로니아 군대와 맞서 싸우기에는 힘이 없고, 항복하자니 백성에게 미움 받고 죽임 당할지 모르니, 요행수만 찾았습니다.
당시로서 지도자로서 그가 택할 수 있는 최선은 바빌로니아에게 항복하여 한 사람이라도 더 살아남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사 항전은 모두를 죽게하는 최악의 선택이었습니다. 진실로 백성의 안위를 위한다면, 항복한 후에 백성에 손에 찢겨 죽는 한이 있어도 그렇게 해야 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시드기야는 자신의 안위를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유다 백성은 최악의 순간에 최악의 지도자를 가졌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큰 죄를 지어 하나님의 심판에 직면했을 때, 시내 산에 올라가 백성을 용서해 달라고, 그렇게 하지 않으려면 주님의 책에서 자신의 이름을 지워달라고 떼를 썼던 모세를 기억합니다(출 32:32). 가정이든, 교회든, 회사든, 국가든, 한 공동체의 지도자로 산다는 것은 그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내어 주는 것입니다. 지도자는 자신보다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을 더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오늘 날의 지도자들에게서 자신에게 주어진 권력으로 자신의 안위만을 위하는 시드기야의 모습을 너무나 자주 봅니다. 그것이 오늘을 사는 힘 없는 소시민의 불행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가 속한 공동체의 지도자들에게, 자신이 왜 그 자리에 있게 되었는지를 바로 아는 지혜를 주십시오. 위기의 순간에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구성원들을 위해 선택하는 결단력을 주십시오. 저희에게도, 혹시 작은 권력이나마 맡겨진 것이 있다면, 저희 자신이 아니라 맡겨준 이들을 위해 생각하고 선택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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