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26장은 7장 1절부터 8장 3절까지 나오는 성전 설교와 연결해서 읽어야 한다(1절). 주님은 예레미야에게 성전에서 전한 말씀을 유다의 모든 백성에게 전하라고 하신다. 그들이 듣고 회개하면 정해진 심판을 철회하겠다고 약속하신다(2-6절). 예레미야의 예언을 들은 “제사장들과 예언자들과 온 백성”(7절)은 회개하기는 커녕 예레미야를 잡아 죽이려 한다(8절). 예레미야가 성전에 있을 때, 사람들이 그를 치려고 몰려들자(9절), 고관들이 그를 정식 재판에 회부한다(10절). 재판이 시작되자 제사장들과 예언자들이 유다와 예루살렘과 성전에 대한 재앙을 예언했다는 죄로 예레미야를 고소한다(11절).
예레미야는 재판 받는 자리를 빌어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의 심판을 예언했다는 고발이 맞다고 말하면서(12절), 회개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그분이 재앙을 거두실 수도 있다고 전한다(13절). 그는 자신을 죽여도 상관 없으나(14절), 그럴 경우 그들이 그에 상응하는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한다(15절).
그러자 고관들은 예레미야가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으므로 사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한다(16절). 예레미야의 엄중한 경고에 잠시 물러섰던 것 같다. 그 때 지방의 장로들 가운데 몇 사람이 과거에 있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히스기야 시대에 예언자 미가(‘미가서’의 미가)가 하나님의 심판을 경고했는데, 히스기야 왕과 백성이 회개하여 심판을 피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17-19절).
20절부터 23절까지는 후대에 덧붙인 설명이다. 예레미야 당시에 우리야라는 예언자가 있었는데, 그도 역시 유다에 대한 심판을 예언했다. 여호야김 왕이 그를 죽이려 하자, 우리야는 이집트로 도피한다. 왕은 밀정을 이집트로 보내어 그를 체포해 왔고, 그를 살해하여 평민의 공동묘지에 유기했다.
이 이야기를 덧붙인 이유는 예레미야가 받았던 살해 위협이 얼마나 위험했는지를 전하기 위함이다. 예레미야도 우리야와 같은 운명에 처할 뻔했으나, 사반의 아들 아히감이 보호해 주었기 때문에 죽음을 면할 수 있었다(24절). 사반은 요시야 왕의 서기관으로서 요시야 왕의 종교 개혁을 가능하게 해 준 인물이다. 아히감은 아버지 사반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았던 사람이므로 예레미야를 보호해 주었다.
묵상:
예레미야의 예언을 듣고 그를 처형하는 일에 앞장 섰던 사람들은 제사장들과 예언자들이었습니다. 제사장들에게 성전은 삶의 터전이었고, 성전 제사는 권력과 이권의 도구였습니다. 그들은, 예레미야가 불길한 예언으로 제사 드리러 오는 사람들의 마음을 헤집어 놓는 것을 두고 볼 수 없었습니다. 또한 성전이 폐허가 된다는 사실도 상상하기 싫었습니다.
예레미야를 고소했던 예언자들은 거짓 예언자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받은 적도 없으면서 “평안하다”, “안전하다”, “문제없다”고 설교했습니다. 그들에게 예레미야는 눈엣가시처럼 보였을 것입니다. 자신들이 가짜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에 예레미야는 주님의 말씀을 전한 일로 인해 고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또 다른 예언자 우리야는 실제로 순교를 당했습니다.
예수님은 스스로 의롭다고 자부하고 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에게 “너희에게 화가 있다. 너희는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고, 의인들의 기념비를 꾸민다. 그러면서, ‘우리가 조상의 시대에 살았더라면, 예언자들을 피 흘리게 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너희는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의 자손임을 스스로 증언한다”(마 23:29-31)라고 하셨습니다.
그들은 예레미야 시대의 유다 백성과 동일하게 행동하면서도, 자신들은 그들과 다르다는 헛된 자의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예수님이 이런 말씀으로 그들의 허위와 위선을 지적하셨기 때문에 그들이 그분을 죽이는 일에 앞장 섰던 것입니다.
오늘 이 글을 읽으면서 혹시나 속으로 ‘나는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과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자문해 봅니다. 내 마음에 거북하게 들리는 말씀에 귀를 막고 어떻게든 내 마음대로 살아보려는 마음이 있다면, 나도 예언자들을 죽인 자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도:
저희가 유다 백성과 다를 바가 없음을 겸허히 인정합니다. 저희도 위로와 평안과 축복의 이야기만 듣고 싶어하고, 경고와 책망과 심판의 이야기는 듣기 싫어한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예언자들의 입을 틀어막고, 그들의 피를 흘리게 한 사람들이 바로 저희 자신임을 인정합니다. 오,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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