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주님은, 비록 모세와 사무엘이 살아나와 간청한다 해도 유다의 심판을 돌이킬 수 없다고 하신다(1절). 심판 당할 때 유다 백성은 살기 위해 “어디로 가야 하느냐?”(2절)고 물을 텐데, 피할 곳이 없을 것이다. 어떤 이들은 전염병에, 어떤 이들은 칼에 맞아, 어떤 이들을 굶어 죽을 것이고, 살아 남은 사람들은 포로로 끌려 갈 것이다(2-3절). 세상 만국 백성들은 유다가 심판 당하는 것을 보고 놀랄 것이다(4절). 그들이 그들의 하나님에게 버림 받아 그렇게 되었기 때문이다(5-6절). 침략군을 끌어들여 당신의 백성을 심판하실 때, 주님은 아무런 자비도 베풀지 않으실 것이다(7-9절).
심판의 예언을 전한다는 이유로 예레미야는 동족으로부터 극심한 혐오와 박해를 당한다. 예레미야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세상 떠난 어머니에게 하소연을 한다(10절). 그러자 주님은, 그를 강하게 해주고 그의 원수들을 심판하겠다고 하신다(11절). 그 원수들은 다름 아닌 유다 백성이다. 주님은 그들을 “북녁에서 오는 쇠와 놋쇠”로 심판하실 것이며, 살아 남은 사람들은 이국 땅에 포로로 잡혀가게 하실 것이다(12-14절).
예레미야는 자신이 당하는 모든 수모와 박해가 주님을 위해 겪는 것이니, 자신을 위해 원수를 갚아 달라고 청한다(15절). 그는 예언자로 부름 받았을 때 기꺼이 따라 나섰다. 하나님의 말씀을 받았을 때 그것을 기뻐했다. 그는 “주님의 이름으로 불리는 사람”(16절)답게 의롭고 거룩하게 살기를 힘썼다. 하지만 그로 인해 그가 얻은 것은 배신과 모욕과 살해의 위협이었다. 주님은 그를 보호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만 고통은 더욱 심해질 뿐이었다. 그는 더 이상 하나님의 말씀을 신뢰할 수가 없게 되었다(17-18절).
이 호소를 들으시고 주님은 흔들리지 말라고 말씀하신다. 예레미야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유다 백성처럼 살려는 유혹에 흔들리고 있었다(19절). 주님은 그를 보호하고 굳세게 해 주실 것이라고 약속하신다(20-21절).
묵상:
유다 백성에 대한 예레미야의 감정은 ‘애증’이라는 말로 가장 잘 표현될 수 있습니다. 한편으로 그는 유다 백성에 대한 긍휼함을 마음에 품고 삽니다. 그들을 위해 중보하지 말라는 주님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들을 위해 간절히 중보합니다. 하지만 유다 백성은 예레미야를 배척하고 증오하고 모욕하고 박해합니다. 그로 인해 상심이 깊을 때면, 예레미야는 자신을 위해 그들을 징계해 달라고 하나님께 호소합니다.
이런 까닭에 예레미야가 조울증을 겪고 있었다고 진단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 역시, 조울증이었을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습니다. 연약한 인간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부름을 따라 나설 때면, 이렇게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예레미야는 예언자로 부름 받았을 때 주저하고 사양했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불리는 것을 영예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임했을 때 그는 “받아먹었다”(16절)라고 표현할 정도로 반겼습니다. 하지만 그 예언으로 인해 유다 백성으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고 고향 사람들로부터 살해 위협을 당할 줄은 몰랐습니다. 그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지, 그는 모든 것을 내려 놓고 다른 사람들과 똑 같이 살고 싶은 유혹에 흔들렸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를 돌보시고 지켜 주신다고 약속하셨지만, 고난의 현실은 악화될 뿐이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로 사는 것에 대해 두 가지의 비유로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건축을 하려는 사람이라면 미리 그에 따른 비용을 추산하고 그 비용을 마련한 다음에 시작해야 하고, 전쟁을 시작하려는 사람은 충분한 군비를 마련하고 시작해야 합니다(눅 14:25-33). 그것처럼, 주님의 부름을 받고 사명을 따라 살려는 사람은 그에 따라 감당해야 할 손해와 고난을 각오해야 합니다. 제자로 살아가는 데에는 치러야 할 대가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것을 알고 시작해도 예레미야처럼 흔들릴 수 있으니, 모르고 시작한다면 필경 중도에 포기할 것입니다.
기도:
주님, 예레미야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는 차마 “주님의 제자”가 되겠다고,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말씀 드리지 못하겠습니다. 저희가 예레미야의 상황에 처한다면, 주님의 부름을 반납하고 떠나고 싶어 할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주님은 아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 마음 안에 “주님의 제자”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살고 싶은 열망이 있음을! 저희를 도우시어 그렇게 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