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하나님은 예언자들에게 종종 이상한 행동을 하게 하셨다. 그것을 ‘상징행동’이라고 부른다. 그 행동을 통해서 다른 무엇을 보게 한다는 뜻이다. 주님은 예레미야에게 베로 만든 띠를 사서 물에 적시지 않도록 잘 보관하라고 하신다(1-2절). 얼마 후, 주님은 그 베 띠를 가지고 유프라테스 강으로 가서 바위 틈에 숨겨 놓으라고 하신다(3-5절).
예루살렘으로부터 유프라테스 강까지는 5백 킬로가 넘는 먼 거리다. 그래서 학자들은 아나돗에 가까운, 유프라테스와 유사한 발음의 지명을 가리킨다고 본다.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 주님은 다시 가서 그 베 띠를 꺼내 오라고 하신다. 가서 꺼내 보니 베 띠가 썩어 있었다(6-7절). 주님은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을 허리 띠로 삼아 동여매려 했는데, 교만으로 인해 부패하여 썩어 버렸다고 탄식하신다(8-11절). 또한 주님은 포도주로 가득 찬 항아리를 비유로 말씀하신다(12절). 지도자나 백성이나 모두 포도주에 만취한 사람들처럼 서로 부딪쳐 깨지게 될 것이라는 예언이다(13-14절).
이 예언을 듣고 예레미야는 유다 백성을 향해 더 늦기 전에 교만을 버리고 하나님께 돌아서 영광을 돌리라고 촉구한다. 그는 유다 백성이 자신의 예언을 듣고 돌아서기 까지 숨어서 울 것이며, 그들의 불행한 미래를 미리 내다 보고 슬피 울 것이라고 말한다(15-17절).
주님은 유다의 지도자들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말씀하신다. 이미 유다의 운명이 다했으므로 교만을 버리고 높은 자리에서 내려와 앉으라고 하신다. 낮은 자리로 내려 와야만 비로소 유다가 당한 운명을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북쪽으로부터 재앙이 몰려 오고 있는데, 유다의 지도자들은 아무런 위기감도 없이 죄악을 즐기고 있다. 지금 정신을 차리고 돌아선다 해도 심판을 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라도 자신들의 죄악을 깨닫고 돌아서지 않으면 희망이 영원히 사라질 수 있다(18-27절).
묵상:
주님께서는 유다 백성의 죄를 ‘교만’으로 특정하십니다(9절, 15절, 17절). 성경적인 의미에서 교만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긋난 것을 가리킵니다. 창조주 앞에서 자신이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위치에 맞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겸손입니다. 반면, 창조주를 부정하고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앉는 것이 교만입니다.
자신을 신으로 생각하고 사는 사람은 드뭅니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부정하고 스스로 주인이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이런 경향은 지위가 높거나 능력이 뛰어나거나 재산이 많을 때 더욱 심해집니다. 그래서 주님은 왕과 왕후에게 “낮은 곳에 앉으라”(18절)고 말씀하십니다.
교만의 가장 큰 해악은 현실을 오판하게 만드는 데 있습니다. 심리학자들에 의하면,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권력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때로 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이 성추행 같은 부끄러운 일로 추락하거나, 상상할 수 없는 비리를 자행합니다. 자신의 권력으로 모든 것을 통제할 수 있다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높아지면 현실의 상황으로부터 멀어집니다. 반면, 낮은 자리로 내려 오면 현실이 제대로 보입니다. 유다의 지도자들이 낮은 곳으로 내려와 마음을 낮추었다면, 유다가 당하고 있는 재앙을 감지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고, 그것이 참담한 재앙을 불러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예수님은 “겸손의 왕”이라 불릴 만합니다. 그분은 하나님과 같은 자리에 있기를 즐기지 않고 자신을 비워 종처럼 낮아져서 가난한 사람들, 병든 사람들, 밀려난 사람들과 함께 하시다가 인간으로서 가장 비참한 죽음을 당하셨습니다(빌 2:5-8). 그로써 그분은 우리를 위한 구원을 이루셨습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길을 따라 살라 하십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높아진 마음을 낮추어 주십시오. 주님처럼 자신을 비우고 낮추어 더 많은 사람들을 섬기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의 남은 고난에 참여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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