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이어서 사도는 복음의 진리에 “복종하지 아니하며 헛된 말을 하며 속이는 사람들”(10절)에 대해 경고한다. “복종”의 대상은 복음의 진리를 가리킨다. “할례 받은 사람”(10절)은 유대인들을 가리킨다. 크레타 섬에도 유대인들이 살고 있었는데, 사도는 그들이 “부정한 이득을 얻으려고, 가르쳐서는 안 되는 것을 가르치면서, 가정들을 온통 뒤엎습니다”(11절)라고 비판한다. 사도는 “그들의 입을 막아야” 한다고 강하게 명령한다. 교회 안에서 그릇된 교리를 전하지 않게 하라는 뜻이다.
여기서 사도는 주전 6세기에 살았던, 크레타 출신의 시인 에피메니데스의 글을 인용한다(12절). 크레타 섬은 동서 문화의 교류장으로서 도덕적으로 매우 자유분방했다. 사도는 잠시 크레타 섬에서 활동하면서 그의 말이 옳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사도는 크레타 섬 사람들의 성향 상 유대인들의 가르침에 쉽게 넘어갈 것이 분명해 보였기에 매우 엄중하게 경고한다(13-14절). 그들은 레위기 11장의 음식 규정을 철저히 지키도록 가르쳤는데, 사도는 “더럽게 하는 것”에 대한 예수님의 말씀을 인용하여 그들의 그릇됨을 지적한다(15절). 그들은 정통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고 자부했지만, 실은 “가증하고 완고한 자들”(16절)이다.
묵상:
마지막 절 즉 “그들은 입으로는 하나님을 안다고 말하지만, 행동으로는 부인하고 있습니다”(16절)라는 말씀은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잘 표현했습니다. 이러한 신앙을 “실천적 무신론”이라고 부릅니다. 머리와 입으로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그 사람이 행동하는 것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답지 않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일입니다. 우리의 믿음이 살아 있다면 그 믿음에 걸맞는 삶의 변화가 따라야 합니다. 만일 믿는 사람다운 삶의 변화를 아직 경험하지 못했다면, 차라리 믿는다는 표시를 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믿음의 능력으로 충분히 숙성이 되고 나서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복음을 전하는 것이 더 바람직한 일입니다.
요즈음 교회가 문제입니다. 잊을만하면 방송에서는 대형 교회의 비리를 다루고 목회자의 스캔들을 다룹니다. 대형 비리의 주범들 중에는 항상 교회의 중직의 이름이 끼어 있습니다. 이제는 세상이 교회를 걱정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목사와 교인을 믿지 않습니다.
그 모든 일은 복음의 진리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그 진리를 실천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일입니다. 교단 총회로 모일 때마다 “정통”과 “원리”를 두고 거센 논쟁을 벌이는데, 세상에서는 행동으로 스스로의 믿음을 부인합니다. 정통 교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일수록 “가증함”과 “완고함”의 악취가 풍겨납니다.
이제 세상 사람들은 우리가 전하는 교리를 듣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우리가 믿는 진리를 보고 싶어합니다. 우리의 믿음에 무언가 심하게 잘못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가 믿는 복음이 저희의 모든 면에 스며 들어 변화가 일어나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입술의 고백이 저희 손과 발을 통해 증명되게 해주십시오. 행동으로 주님을 드러내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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