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이어서 사도는 마지막 때에 일어날 도덕적 타락상에 대해 경고한다. “말세”(1절)를 제대로 번역하면 “마지막 날들”인데, 이것은 예언자들이 죄악이 극심해지는 시기를 가리킬 때 사용한 표현이다. “어려운 때”는 “악한 때” 혹은 “혼란스러운 때”로 번역할 수 있다.
2절부터 4절까지 사도는 열 여덟 가지의 악덕들을 열거한다. “겉으로는 경건하게 보이나, 경건함의 능력을 부인할 것입니다”(5절)라는 말은 앞에서 열거한 악덕들이 생겨나는 이유에 대한 설명이다. 사도가 이 악덕들을 나열한 이유는 믿는다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그런 악덕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경건한 것 같은 외양은 있으나, 그 외양에 걸맞는 삶의 변화(“경건의 능력”)는 없다. 사도는 디모데에게, 그런 사람들을 멀리하라고 권한다.
사도는 경건의 모양만 가진 사람들이 행하는 구체적인 행동을 지적한다. 그런 사람들은 은밀하게 남의 집에 들어가 어리숙한 여인들을 유혹하여 다른 교리를 믿게 한다. 여성이라고 해서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당시 문화적 상황에서 가사 일에만 묶여 있는 여성들은 세상 물정에 어두워 쉽게 유혹 받을 수 있었다. 6절과 7절에서 사도가 여성에 대해 한 말은 여성 전체에 대해 한 말이 아니라 세상 물정에 어두운 여성들을 염두에 둔 말이다.
남의 집에 들어가 어리숙한 여성들을 유혹하는 거짓 교사들은 “얀네와 얌브레”(8절)처럼 진리를 배반하는 사람들이다. 얀네와 얌브레는 유대 전승에 나오는 이집트의 마술사들이다. 그들은 “마음이 부패한 사람”이며 “믿음에 실패한 사람”이다.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할 것”(9절)이라는 말은 그들의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는 의미다.
묵상:
경건의 모양과 경건의 능력에 대한 바울 사도의 말씀은 이사야를 통해 주신 하나님의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예루살렘 성전에서 벌어지던 화려한 제사 의식을 지켜 보시면서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무엇하러 나에게 이 많은 제물을 바치느냐? 나는 이제 숫양의 번제물과 살진 짐승의 기름기가 지겹고, 나는 이제 수송아지와 어린 양과 숫염소의 피도 싫다. …… 너희가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하더라도, 나는 거들떠보지도 않겠다. 너희가 아무리 많이 기도를 한다 하여도 나는 듣지 않겠다. 너희의 손에는 피가 가득하다. 너희는 씻어라. 스스로 정결하게 하여라. 내가 보는 앞에서 너희의 악한 행실을 버려라. 악한 일을 그치고, 옳은 일을 하는 것을 배워라. 정의를 찾아라. 억압받는 사람을 도와주어라. 고아의 송사를 변호하여 주고 과부의 송사를 변론하여 주어라.”(사 1:11, 15-17)
이 말씀은 경건의 모양(제사, 예배, 기도, 찬양)이 필요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경건의 훈련은 하나님에게 더 온전히 조율되어 그분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변화로 이어져야 합니다. 성전에서의 제사는 성전 바깥에서의 거룩하고 의로운 생활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거룩한 제사는 이웃을 자기 몸처럼 사랑하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이론은 그러한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성전에서의 화려한 제사는 일상에서의 불의와 부정을 덮는 수단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것은 예수님 시대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예수님은 잎사귀만 무성한 무화과나무를 저주하시면서 경건의 모양만 화려한 성전 제사에 대한 심판을 예고하셨습니다. 만민이 기도하도록 지어진 성전이 도둑의 소굴이 되었다고 격노하시면서, 제사가 아니라 거룩한 생활을 요구하셨습니다. 바울 사도가 디모데에게 요구한 것은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요구한 것과 일치합니다. 경건의 모양은 경건의 능력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는 세상보다 더 악취가 나는 곳이 되어 버립니다.
기도:
저희의 기도를 들으시는 주님, 저희도 이웃의 신음 소리를 듣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예배를 기뻐 받으시는 주님, 저희의 매일이 주님께 드리는 예배가 되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전 존재를 주님께 맡기오니, 저희 안에 주님의 영을 부으셔서 주님의 성품이 저희 안에 형성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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