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다음으로 사도는 신도들에게 전달할 구체적인 명령을 디모데에게 알린다. “말다툼”(14절)을 하지 말라는 경고는 앞에서도 여러 번 나왔다. 당시 그리스-로마 문화권에서는 수사학(말로 상대방을 설득하거나 굴복시키는 기술)이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인정되었다. 하지만 말이나 논리는 사람을 진정으로 변화시키지 못한다. 진리에 대한 논쟁은 무익하고, 쓰잘 데 없는 것을 두고 말다툼 하는 것은 해롭다.
그래서 사도는, 디모데가 논쟁술에 뛰어난 사람이 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대신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러울 것 없는 일꾼”(15절)이 되라고 권한다. 수사적 기술이 아니라 말씀의 능력에 의지하라는 뜻이며, 가르치는 말씀에 합당한 삶을 살라는 뜻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속된 잡담”(16절)을 피해야 한다. 그런 것에 물들면 “더욱더 경건하지 아니함에 빠지게” 된다. 그것은 암처럼 퍼져나가 파멸에 이르게 한다(17절). 앞에서 사도는 배교에 대해 경고하면서 부겔로와 허모게네(1:15)를 언급했는데, 여기서는 후메내오와 빌레도를 언급한다. 두 사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으나, 사도는 그들이 “부활은 이미 지나갔다”(18절)고 가르쳤다고 전한다. 여기서의 부활은 예수님의 부활이 아니라 믿는 이들의 부활을 가리킨다. 이들은 믿는 이들의 부활은 이미 이루어졌고, 재림 같은 것은 없다고 가르쳤다.
“그러나 하나님의 기초는 이미 튼튼히 서 있다”(19절)는 말은 복음 진리가 견고히 지은 집의 토대처럼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이다. 여기서 사도는 민수기 16장 5절 말씀(“주님께서는 자기에게 속한 사람을 아신다”)을 인용하여 신실하게 믿는 이들을 격려한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사람은 다 불의에서 떠나라”는 말씀은 민수기 16장 26절 말씀을 사도가 자유롭게 인용한 것처럼 보인다. 이 말씀으로 사도는 믿는 이들에게 바르게 살 것을 요청한다.
묵상:
완전한 진리는 말과 논리로 온전히 담아낼 수 없습니다. 진리를 전하기 위해 말과 논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으로 만족스럽게 설명할 수 없습니다. 말과 논리는 언제나 진리를 축소하여 표현할 수밖에 없고, 그러는 중에 진리는 왜곡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논쟁을 통해 어떤 사람을 진리로 인도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논쟁을 통해 누군가가 설득되었다면, 진리에 설득된 것이 아니라 논리에 설득된 것입니다. 그래서 진리를 전하는 데 있어서 논쟁이 해롭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진리를 전하는 데 있어서 두 가지를 기억하라고 말합니다. 첫째, 수사적 기술에 의존하지 말고 진리의 힘에 의지하라고 말합니다. 교사의 책임은 언어로 진리를 온전히 담아내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이 진리를 향하게 하고, 찾게 만들어 결국 진리와 만나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서 일하시는 “진리의 영”에 눈 뜨게 하고 그분의 인도를 따라 살게 해야 합니다. 그것은 말 기술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인도하심으로 되는 것입니다.
둘째, 가르치는 사람은 자신이 가르치는 진리에 걸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래서 사도는 “그대는 진리의 말씀을 올바르게 가르치는 부끄러울 것 없는 일꾼으로 하나님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기를 힘쓰십시오”(15절)라고 권합니다. 만일 가르치는 사람이 자신의 가르침을 실천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진리를 가르치고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진리는, 그것이 진리라는 사실을 알아보는 순간, 그 사람을 사로잡기 때문입니다. 진리를 가르치는 사람은 말보다 먼저 그것을 행동으로 살아내야 합니다.
기도:
진리의 주님, 진리를 “아는” 사람이 아니라 “사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삶이 저희가 믿는 진리와 일치하게 해주십시오. 그리하여 주님의 진리를 전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