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사도는 마케도니아를 거쳐 다시 에베소에 방문할 계획이다. 하지만 그 때를 기약할 수가 없기 때문에 미리 편지를 써 보낸 것이다(14절). 이 편지를 쓴 목적은 “하나님의 가족 가운데서 사람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를 그대가 알게 하려는 것”(15절)이다. 여기서 사도는 교회를 가족에 비유한다(“영적인 가족”). 교회는 “살아 계신 하나님”에게 속해 있으며, “진리의 기둥과 터”다. 이 표현으로써 사도는 교회를 성전 건물에 비유한다. 교회는 “사람으로 지어진 성전”인 셈이다.
“경건”(16절)으로 번역된 ‘유세베이아’는 “종교” 혹은 “신앙”으로 번역할 수도 있다. “비밀”로 번역된 ‘뮈스테리온’은 바울이 즐겨 사용한 용어로서, 인간으로서는 다 알 수 없는, 하나님이 행하시는 신비스러운 일을 가리킨다. “참으로 놀랍습니다”는 “크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습니다“라고 번역할 수도 있다. 이것은 에베소의 자랑 중 하나였던 아데미 여신(아르테미스 여신)에 대한 구호 즉 “에베소 사람의 아데미 여신은 위대하다”(행 19:28)라는 구호에 대한 은밀한 반박이었을지 모른다.
16절에 이어지는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은 지상에서 일어난 일과 하늘에서 일어난 일을 서로 대응시켜 놓았다. 첫째, 그분은 육신으로 나타나셨고(땅), 성령으로 의롭다는 인정을 받으셨다(하늘). 둘째, 그분은 천사들에게 보이시고(하늘), 만국에 전파되셨다(땅). 셋째, 세상이 그분을 믿었고(땅), 그분은 영광에 싸여 들려 올라가셨다(하늘).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은 “이 땅에서 일어난” “하늘의 사건”이었다. 그래서 비밀이다. 땅에서 일어난 것만으로는 그분의 정체를 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묵상:
바울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비밀”이라고 불렀습니다. “비밀”은 “알려지지 않은 것”을 의미하지만, 바울의 용례에서 그것은 “다 알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16절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고백문에 잘 드러나 있습니다.
그분은 인간이면서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역사 속에서 활동하셨지만 역사를 초월하시는 분이십니다. 그분은 성령을 통해 지금도 활동하고 계시고, 때가 차면 다시 나타나실 것입니다. 그분이 육신을 입고 역사 속에 들어오셨기에 우리는 그분에 대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그분이 누구신지 제대로 알 수 없습니다. 하늘에서 그분에게 일어난 사건까지 알아야만 그분의 정체를 알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를 비밀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스도가 비밀이기에 교회도 비밀입니다. 교회는 세상의 다른 집단이나 모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인간적으로만 본다면, 예수는 나사렛 출신의 목수요 떠돌이 설교자일 뿐입니다. 그것처럼, 교회도 인간적인 면모만 본다면, 별 것 아닌 사람들의 별 것 아닌 모임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에는 하나님의 비밀이 주어져 있습니다. 아무리 초라해 보여도,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이 땅에 주어진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오늘 날, 믿는 사람들조차 교회를 너무 가볍게 생각합니다. 쓰다 버릴 소비재로 생각합니다. 교회로 모인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니,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별 것 아닌 것으로 취급 받습니다. 교회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속한 것이고, 진리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기둥이요 터라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경외감으로 교회를 대하고 섬길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 교회를 통해 성육신의 사역을 지속하시는 주님, 교회를 대하는 저희의 태도를 고쳐 주십시오. 눈에 보이는 인간적인 면에 휘둘리지 말고, 교회에 부여하신 주님의 비밀을 보게 하셔서, 거룩한 교회를 이루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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