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이어서 사도는 “무절제하게 살고 우리에게서 받은 전통을 따르지 않는 모든 신도를 멀리하십시오”(6절)라고 엄중하게 명령한다. “무절제하게 사는 사람들”은 헬라어 ‘아탁토이’의 번역으로서 데살로니가전서 5장 14절에도 나오는 표현이다. ‘아탁토스’는 군대 용어로서 명령을 따르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을 가리킨다. “전통”은 2장 15절에서도 사용되었다. 바울 사도가 열두 사도에게서 전해 받은 복음의 핵심 내용을 가리킨다. “멀리하십시오”는 관계를 끊으라는 의미다. 14절에 의하면, 완전히 결별하라는 뜻이 아니라 그들에게 회개할 기회를 주라는 뜻이다.
사도는, 그들이 자신의 모범을 이미 보아 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다. 그들은 무절제한 생활을 하지 않았고, 누구에게도 짐이 되지 않으려고 밤낮으로 일하는 수고를 기꺼이 감당했다(7-8절). 사도로서 그는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숙식 제공을 요구할 권리가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 권리를 포기하고 손수 일하는 모범을 보였다(9절). “일하기를 싫어하는 사람은 먹지도 말라”(10절)는 말은 당시의 격언이었다. 세상에서도 그렇다면, 믿는 사람들은 더욱 근면하고 성실해야 한다. 그런데 무절제하여 “일은 하지 않고, 일을 만들기만 하는 사람”(11절)이 있었다. 사도는 그 사람에게, “조용히 일해서, 자기가 먹을 것을 자기가 벌어서 먹으십시오”라고,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명령하고 권면한다(12절).
사도는 또한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마십시오”(13절)라는 권면을 덧붙인다. 이 권면은 갈라디아서 6장 9절에도 나온다. “선한 일”은 복음에 합당하게 사는 것을 의미하기도 하고, 교회로 모여 다른 이들을 위해 섬기며 희생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살다 보면, 낙심하게 되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거부와 박해 때문이기도 하고, 열매가 더디게 맺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도 자신이 자주 이런 경험을 했다. 아울러, 사도는 이 편지에 담긴 자신의 말에 복종하지 않으면 “부끄러움을 느끼도록”(14절) 잠시 교제를 끊으라고 권한다. 그러나 원수처럼 여기지는 말라고 덧붙인다(15절). 목적은 그 사람을 회복시키는 데 있기 때문이다.
묵상:
바울 사도는 하나님 나라의 거룩한 이상을 품고 살았지만, 인간의 죄성에 대해서도 절절하게 경험했습니다. 유대주의자들로부터 집요한 시달림을 받았고, 그리스-로마인들에게도 어려움을 당했습니다. 그에게 가장 큰 아픔을 준 것은 교인들에게서 받은 오해와 거부와 모욕이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로 새 사람이 되었다고 해서 즉시로 성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옛 사람의 구습에서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알았기에 사도는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하지 마십시오”라고 권면했습니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 늘 해 주던 말이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는 일을 “해산의 수고”(갈 4:19)라고 불렀습니다.
하지만 때로 사도는 사랑을 유보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인정했습니다. 그는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심술궂고 악한 사람”과 얽히지 않도록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고, 복음의 전통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끊으라고 했습니다.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째, 마음의 완악함이 너무 심하여 극약 처방 외에는 방법이 없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을 알면서도,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영화롭게 해드리거나 감사를 드리기는커녕, 오히려 생각이 허망해져서, 그들의 지각없는 마음이 어두워진”(롬 1:21) 사람들을 “타락한 마음 자리에 내버려 두셨습니다”(롬 1:28). 그것 외에는 그들을 되돌릴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교회 안에서도 그와 같은 극약 처방을 써야 할 때가 있습니다.
둘째, 교회 안에서 복음의 전통을 거부하고 자기 멋대로 행하는 사람을 품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듯 사랑하는 것”과 “그리스도께서 인내하신 것처럼 인내하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인 지향점이지만, 구체적인 실행 과정에서는 우리 자신의 연약함과 악한 영의 집요함과 현실 악의 강고함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모든 것이 해결되는 것은 새 하늘과 새 땅이 임할 때에 있을 일입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는 높은 이상과 목표를 지향해 가지만 또한 “뱀처럼 지혜롭게” 분별하며 행동해야 합니다.
극약 처방은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것입니다. 우리로서는 언제나, 할 수 있는대로, 끝까지 해산의 수고를 감당하도록 힘써야 합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한 다음에야 극약 처방을 쓸 자격이 주어집니다. 그리고 그것은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신중하게 그리고 단계적으로 행해야 합니다(마 18:15-17).
기도:
주님, 저희에게 주신 몸 된 교회를 위해 기도드립니다. 교우들 모두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서로를 대하게 하셔서, 교회가 누구에게나 따뜻한 품이 되게 하시고, 그 사랑 안에서 변화되게 해주십시오. 아멘.
Leave a reply to gachi049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