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5장 1-3절: 시간의 성소

1–2 minutes

해설:

시내 산에서 내려온 이후, 모세는 이스라엘의 온 회중을 불러 모은다(1절). “회중”은 히브리어 ‘에다’의 번역으로서 종교적인 공동체를 의미한다. 따라서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모아 놓고”라는 번역보다는 “이스라엘 자손을 믿음의 공동체로 모아 놓고서”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을 모아 놓고 예배 공동체로 회복시켜 놓았다는 뜻이다.  

그런 다음, 모세가 그들에게 첫 번째로 요청한 것은 안식일이 준수였다(2절).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라는 말은 법으로서 선포한 말이 아니라 경고로서 준 말이다. 그만큼 중요하게 여기라는 뜻이다. “어디에서도 불을 피워서는 안 됩니다”(3절)라는 말은 음식을 조리하기 위해 불을 피우지 말라는 뜻이다. 안식일에 먹을 음식 중 불을 피워야 하는 것들은 그 전날에 준비해 두는 것이 이스라엘 사람들의 관습이 되었다.

묵상: 

성막과 제사장에 대한 긴 지시(25장-31장) 끝에 주님은, 안식일 지키는 것에 대해 강조하십니다(31:12-17). 성막과 제사장에 대한 지침의 목적이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게 하기 위함에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입니다. 그래서 모세는 성막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먼저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명령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성막이 공간의 성소라면, 안식일은 시간의 성소입니다. 하나님은 공간의 성소를 세우기 전에 시간의 성소를 먼저 세우셨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창조 원리였습니다.

안식일 규정을 이토록 강조하는 이유는 그들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려는 데 있습니다. 일 주일에 하루를 철저히 안식함으로써 그들은 하나님의 공급하심과 돌보심에 의지하여 사는 존재들임을 기억해야 했습니다. ‘일’은 곧 자신의 생존을 위한 노동을 말합니다. 일 주일에 하루 동안 일을 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신의 생존을 전적으로 하나님께 맡긴다는 뜻입니다. 안식일에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그 은혜를 이웃과 나눕니다. 그렇게 함으로 우리의 존재가 하나님께 달려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인정한 후에야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성전을 폐하시고 온 세상을 성소로 만드셨습니다. 마찬가지로, 예수님은 일 주일에 하루를 거룩하게 지키는 안식일 전통을 폐하시고 모든 시간을 거룩하게 하셨습니다. “신령과 진정으로”(요 4:24) 하나님과 함께 하는 사람은 어디를 가나 지성소에 살고 있는 것이며, 어느 때든 거룩한 시간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 사실을 기억하고 감사하고 축하하기 위해 우리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주일에 모여 예배를 드리고, 매일 골방에서 주님을 찾는 것입니다. 

기도:

공간의 주님, 저희가 어디에 처하든, 거기가 주님 나라입니다. 시간의 주님, 저희의 하루하루가 주님의 영원에 깃들어 있습니다. 저희가 행하는 모든 일이 주님께 드리는 예배입니다. 저희 존재 전체가 주님께 바쳐진 제물입니다. 아멘. 

8 responses to “출애굽기 35장 1-3절: 시간의 성소”

  1. billkim9707 Avatar

    창조주 하나님을 잊지말고 주님만 바라보라고 안식일을 주신 전지전능의 주님, 죽음을 이기고 부활하신 예수님께 감사하라고 주일을 허락하신 은혜의 하나님, 매일 매일의 일상이 주님께 예배와 영광이 되도록 인도하시는 성령의 하나님을 고백합니다.

    그러나 생각과 마음은 있습니다만 손과 발이 따르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온몸과 마음과 혼으로 하루 하루 삶이 주님께 온전히 드리는 예배가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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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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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구름이 많이 끼었습니다. 그래도 바람이 있어서 오랜만에 시원한 공기를 느낄 수 있네요.

    40일만에 십계명 돌판을 다시 들고 내려온 모세. 얼굴의 광채 때문에 베일까지 두른 그에게 백성들은 깊은 두려움을 느꼈을 거에요. 그가 계명을 선포하네요. 안식일을 거룩히 지키라!

    왜 하필 안식일 계명만 선포했을까요? 순서나 맥락상의 필요 때문에? 다른 모든 계명보다 안식일 명령이 더 중요해서? 다른 계명에 대한 연설이 기록에서 누락되서? 글쎄요.

    늘 그랬듯이 알 수 없는 것보다는 알겠는 것에 집중하려 합니다. 공간의 성소를 짖기 앞서 시간의 성소를 먼저 세우려 했다는 묵상 말씀이 공감이 되요.

    어린양의 피로 대속을 입은 우리. 찢기고 손상된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텅자는 아버지의 집으로 마침내 돌아왔지요. 그렇지만 우리는 여전히 집 밖의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메트로를 타고 출근합니다. 할 일을 주시고 일할 수 있게 해주심에 감사. 함께 올라가신다 하신 주. 슬픔과 괴로움이 많은 이 광야에서 주와 함께 걸으므로 기쁨의 노래를 부르는 하루 되기를.

    내 시간의 성소에도 휘장이 열려 모든 순간, 모든 시간이 주님의 시간이 되고. 내가 주님 안에 주님이 내 안에 계서 가지가 포도나무에 붙어있듯. 주님의 뜻, 그의 사랑, 그의 일 안에 머물면서 선한 열매를 맺는 인생이 되었으면.

    바래요. 기도해요.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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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엿새 동안 일하고 하루를 쉬는 것이 한주간의 리듬입니다. 우리에겐 친숙하고 당연한 일이지만 옛날 사람들은 모르고 살았습니다. 일과 휴식을 구분하는 것은 인간적인 대우입니다. 엿새 동안 일을 하고 하루는 휴식한다고 할 때의 휴식은 일하러 나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일터로 부터 끊어진 날입니다. 안식일의 개념은 일터로 부터 하루 멀어지는 것보다 한걸음 더 나갑니다. 일터에서 하는 노동을 쉬는 것은 물론이요 일체의 일을 하지 않는 날입니다. 그대신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리는 일입니다. ‘여호와를 기리기 위해 쉬는 안식일 (2절)’이라고 목적을 분명하게 알리십니다. 결론적으로 모세의 안식일 규례는 없어졌습니다. 안식일 뿐 아니라 계명과 규례의 상당 부분이 수정되었습니다. 유대인들 가운데도 모세의 계명을 처음 지침대로 지키는 파와 변화된 상태로 지키는 파가 있고 그들 안에서도 변화와 수정의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계명을 지키는 것과 계명의 정신을 기리는 것은 같으면서도 다른 일이 되었습니다. 안식일 뿐 아니라 모세의 율법 전체가 여기에 해당됩니다. 예수님은 율법을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전하게 하러 오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율법의 뜻을 알고 지키라는 말씀이겠지요. 안식일, Sabbath Day 은 어느 날인가 부터 다릅니다. 모세가 말하는 안식일 -유대인들이 지키는 날-은 금요일 일몰부터 토요일 일몰 때까지 입니다. 그렇다고 현대 유대인들이 일요일에 다시 일하러 나가는 것 같지 않습니다. 기독교인들은 안식일이라는 말을 쓰지 않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을 기념해 주일 Lord’s Day 이라고 하지만 그냥 Sunday 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콕집어 말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불을 피우지 말라’입니다. 현대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먹을 음식을 미리 준비하는 것으로 이 부분을 지키는 것으로 압니다. 그러면 안식일에 회당에 모여 커피도 안 마시나? 구글해보니 율법 (할라카)을 지키면서 안식일에 커피를 마시는 방법들이 뜹니다. 진지한 고민에서 부터 장난기 섞인 질문까지 안식일을 지키는 법에 대한 서치가 계속 이어집니다. 예수님의 해석과 명령이 얼마나 감사한지요. 예수님은 ‘하나님을 기리기 위해 쉬는 안식일’을 너희가 알아서 지키라고 하신거나 마찬가지입니다. 알아서 지키라는 말씀은 대강 지켜라, 별로 중요하지 않다, 안해도 된다…의 뜻이 아니지요. 우리를 어른으로 여기고 존중한다는 뜻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주신 자유와 이성, 분별력을 동원해 최선을 다해 하나님의 시간으로 하루를 살라는 뜻일겁니다. 또 공이 우리에게로 넘어왔습니다. 오늘 기도에서 은혜를 받습니다. 예수님의 안식일 해석이 담겨진 기도지요. 우리를 둘러싼 모든 공간이 하나님의 나라이고, 우리가 사는 모든 시간이 영원과 맞닿아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일이 예배이게 하시고, 존재하는 모든 것이 주님께 바치는 예물인 것을 잊지 않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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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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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께서는 인간이 세상 욕망의 유혹에 이끌리어 자신의 존재를 잊는 동시에 육신이 망가지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하는 백성들을 불쌍히 여기시고 사랑하심을 깨닫습니다. 따라서 잠든 영혼을 깨우고 잠시 쉼을 얻게하시려는 동시에  안식일을 지키게함으로 예배를 통해 자신이 하나님의 백성임을 깨닫게하여 기억하도록 하신 은총을 허락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시는 삼위일체 하나님 아버지께서 항상 함께하심을 믿고 하나님의 자녀임을 기억하고 자녀다운 품격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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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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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issful2a0acacad4 Avatar
    blissful2a0acacad4

    거룩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절실히 보이는 십계명의 사건들 선택받은 이는 주님의 놀라운 음성을 들을 수 있었고 그것은 사랑하고 사랑하는 소리였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을 믿지 못해 의심하고 배신하고 두려워하기만 한 사람들은 멀리서 그 소리의 모습을 엿보기만 합니다. 직접 주님의 음성을 듣고 대화할 수 있었던 모세는 사실 그들과 같은 불완전한 사람이었는데도 그 사랑을 믿고 의지합니다. 그리고 자신을 다 드러내어 놓고도 주앞에서 주를 부릅니다. 그로 인해 빛을 내는 얼굴에 개의치 않고 시간을 거슬러 주께 더 가까이 성소를 향합니다. 주님의 사랑이 보이지 않는다고 허랑방탕한 쾌락의 춤을 추는 금송아지 가득한 세대 속에서 매일 진 밖으로 나와 성소를 향해 주를 뵈올 수 있는 믿음을, 사랑을 부어주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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