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18절 이하의 본문은 19장 25절에서 이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시내 산에서의 하나님의 현현 사건을 묘사하는 중간에 십계명 본문이 끼어 들어간 셈이다.
백성은 시내 산 위에서 나는 “천둥소리와 번개와 나팔소리를 듣고” 산 위에서 연기가 나는 것을 보았다(18절). 그 모습을 보고 백성은 두려워 떨면서, 모세에게 중재해 주기를 간청한다(19절). 자신들이 직접 대면하면 죽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나님은 앞에서(19장 9절) “내가 이렇게 하는 까닭은 내가 너와 말하는 것을 백성이 듣고서, 그들이 영원히 너를 믿게 하려는 것”이라고 하셨는데, 모세는 그 말씀을 백성에게 전해 준다(20절). 그런 다음 모세는 산 위로 올라가고, 백성은 뒤로 물러선다(21절).
산 위에서 하나님을 대면했을 때 하나님은 모세에게, 백성이 그에게 하는 말을 다 들었다고 하시면서(22절), 우상을 섬기지 못하게 하라고 이르신다(23절). 제물을 드리기 위해 제단을 쌓을 때는 흙으로 쌓고, 돌을 사용해야 할 때는 자연석을 사용하라 하신다(24-25절). 돌에 정을 대지 말하는 말은 제단을 장식하는 데 신경을 쓰지 말라는 뜻이다. 제단을 쌓을 때는 층계를 놓지 말라고 하신다(26절). 당시 이스라엘 사람들의 의복을 입고 층계를 올라가면 아랫도리가 드러나게 되어 있었다. 그렇게 되면 이교 의식에서 벌어지는 성적인 방종과 연결될 수 있다.
묵상:
제단을 만들 때 흙으로 쌓거나 자연석을 이용하라는 말씀을 주목합니다. 돌에 정을 대지 말라는 말씀은 제단을 보기 좋게 만들지 말라는 뜻입니다. 층계를 만드는 것도 돋보이게 만들고 싶은 욕심에서 나옵니다. 층계를 사용하여 제단을 높이 세우는 것은 바벨탑을 세운 것과 같은 욕망에서 비롯되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층계를 만들면 제사장들이 오르고 내려오면서 알몸을 드러내게 되어 삿된 욕망을 자극할 수 있습니다.
제단에 대한 지시 사항들은 제단의 본질을 기억하라는 뜻입니다. 제단은 하나님을 향하게 하는 도구입니다. 따라서 인간의 이목을 집중시킬만큼 장식해서도 안 되고, 삿된 감정을 자극하는 요소를 제거해야 합니다. 제사를 드릴 때는 온전히, 거룩한 마음으로 하나님께 집중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멕시코를 방문했을 때 방문했던 시골 예배당 모습이 생각납니다. 간이 천막으로 지어진 예배당 안에는 붉은 흙벽돌로 투박하게 만든 제단이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 앞에는 오래 된 나무 의자가 몇 개 놓여 있었습니다. 그 제단 앞에 섰을 때 야곱이 세웠던 돌단이 생각났습니다. 그곳에 앉아서 기도하는데, 제가 늘상 예배드리는 아름다운 예배실보다 그곳에 하나님의 임재가 더 충만할 것 같았습니다. 인간의 이목을 사로잡을 것이 하나도 없는 그곳에서 하나님의 임재가 더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름답게 지어진 예배당이 소용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임재를 느끼게 해 줄만큼 정갈하고 거룩하게 지어진 예배당은 소중합니다. 다만, 우리의 시선이 인간이 만들어 낸 아름다움에 사로잡혀 하나님을 망각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바라보게 해야 할 제단이 하나님을 보지 못하게 하는 도구가 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 눈이 화려하고 현란한 것에 사로잡히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귀가 듣기 좋은 소리에 너무 익숙해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혀가 맛난 것에 중독되지 않게 해주십시오. 그래야만 주님을 보고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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