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10장: 알 수 없는 인생사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이 장의 내용은 잠언의 일부처럼 보인다. 앞에서 전도자는, 지혜를 다 알 수도 없지만, 안다 해도 별 소용이 없다고 했는데(9:17), 여기서는 지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향수”(1절)는 향이 나는 기름을 가리킨다. 오목한 그릇에 담긴 향기름에 파리가 빠져 죽으면 악취가 나는 것처럼, 작은 어리석음 하나가 지혜를 망친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격언과 같은 의미다. 

지혜와 어리석음은 마음에서 결정된다(2절). 깊이 생각하지 않으면 어리석음에 빠지고(3절), 마음의 평정을 지키면 위기의 순간에도 안전할 수 있다(4절). 하지만 현실에서는 어리석은 자가 높임 받는 일이 일어난다(5-6절).

세상사에는 종이 말을 타고 상전이 걸어가는 것(7절) 같은 모순적인 일이 많다. 선의를 가지고 어떤 일을 했다가 불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8절), 대상을 만만히 보았다고 큰 코 다치는 경우도 있다(9절). 나무꾼이 도끼 날을 벼리는 것처럼, 지혜도 꾸준히 연마해야 한다(10절). 지혜를 다루는 것은 마치 뱀을 다루는 것과 같다. 자칫 잘못하면 어리석음에 빠진다(11절).   

지혜는 언어 생활에서 진가를 드러낸다(12절). 어리석은 사람은 속에 있는 말을 분별없이 쏟아낸다(13-14절). 그 사람은 제 집을 찾아가는 것 같은 기본적인 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여 인생을 피곤하게 만든다(15절).

전도자는 개인의 문제로부터 눈을 돌려 나랏일에 대한 생각을 나눈다. 왕이 어리석으면 대신들은 유흥에 빠지기 쉽다. 그런 나라는 큰 불행을 당하게 되어 있다(16절). 반면, 지혜로운 왕이 있고 절제력을 가진 대신들이 있다면, 그 나라는 흥왕할 것이다(17절). 그래서 “게으른 자의 집은 들보가 내려앉고, 손이 놀면 지붕이 샌다”(18절)는 격언이 생겼다. 그렇게 되면 백성은 잔치를 벌이고 기뻐할 것이다. 제대로 쓰면 포도주와 돈은 좋은 것이다(19절). 그렇지만 왕에 대한 비판은 조심할 일이다(20절).

묵상:

우리는 인간이 다면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자주 잊습니다. 속속들이 악한 사람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악의 화신이라고 정죄 당하는 사람이라 해도 선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아무리 거룩해 보이는 사람이라 해도 어느 정도의 흠결이 있습니다. 모두에게 존경받는 것 같은 사람에게도 원한을 가진 사람이 있고, 모두에게 미움 받아 마땅한 사람에게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현실이 그럼에도 우리는 사람을 단면적으로 봅니다. 경건해 보이는 사람은 철두철미 경건하게 말하고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은 모습을 보면 실망하고 배신감을 느낍니다.

전도서를 읽으면서 우리는 자주 당혹감을 느낍니다. 전도자가 하는 말들이 때로 서로 모순되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6장에서는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더 복되다고 했는데, 9장에서는 살아있는 개가 죽은 사자보다 낫다고 말합니다. 2장과 9장에서는 지혜를 깨닫고 그대로 살아 보아도 달라지는 것이 없더라고 말했는데, 10장에서는 지혜를 따르면 모든 일이 잘 된다고 말합니다. 앞에서 말한 것을 망각하고 횡설수설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우리가 어떤 책을 읽을 때면 저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말하기를 기대하는데, 전도서는 그런 기대를 거침없이 깨뜨립니다. 

여기서 우리는 전도자의 다면성을 봅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을 기준으로 하여 현실을 해석하려 하지 않습니다. 인생사가 그렇게 단순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면적인 인간사를 단면적으로 해석하기를 거부합니다. 그는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보고 느껴지는 대로 말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인간사의 다양한 면을 드러내고 그 현상에 대해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표현합니다. 그래서 모순되어 보이는 말을 읽어도 그때 그때 공감하게 되는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마음을 겸손하게 해주십시오. 모든 것 위에 군림하여 모두를 부리고 싶어하는 저희의 마음을 낮추어 주십시오. 저희의 인생사를 저희 마음대로 주관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다독여 주십시오. 주님께서 저희 앞에 펼치시는 일들을 팔 벌려 끌어안고 기쁨으로 누리게 해주십시오. 아멘.  

One response to “전도서 10장: 알 수 없는 인생사”

  1. billkim9707 Avatar

    갈대와 같이 바람에 흔들리는 존재입니다, 성도로 살기를 원하지만 위선자입니다, 주님이 인정하는 삶을 원하면서도 세상의 풍조에 흘려내려 가는 졸부입니다.

    주님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비겁한 인생입니다, 도와주십시오, 아멘,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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