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12절은 이 책의 화자가 솔로몬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그는 “하늘 아래에서”(13절)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여 그 이유와 목적에 대해 알아내려 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14절)는 말은 “바람을 먹고 사는 것과 같다”고 번역할 수도 있다. “구부러진 것”(15절)은 인생사의 부조리와 불의를 암시하고, “없는 것”은 인생사의 의미를 암시한다. 왕의 권력으로 세상을 바로잡아 보려 했으나 되지 않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전도자는 스스로 최고의 지혜자로 자처한다(16절). 이 독백 또한 화자가 솔로몬 왕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는 지혜와 어리석음을 구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것 또한 바람을 잡으려는 일과 같았다(17절).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얻은 것은 “번뇌”요 “걱정”이었다(18절).
묵상:
전도자가 여기서 고백한 내용은 현상계를 정직하게 관찰한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 전도자는 그것을 “없는 것은 셀 수 없다”(15절)고 표현합니다. 현상계 안에는 어떤 원리도, 법칙도, 진리도 존재하지 않더라는 고백입니다. 그는 젊을 때부터 지혜를 얻고자 힘썼고 많은 것을 성취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지혜가 항상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맸던 것입니다.
철학자는 어두운 방 안에 쥐가 없음에도 “쥐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고, 신학자는 있지도 않은 쥐를 “잡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이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쥐는 의미, 보람, 진리 같은 것에 대한 비유입니다. 철학자들은 의미 없는 인생에 대해 “의미가 있으니 찾아보라”고 말하고, 신학자들은 “그 의미를 찾았다”고 말한다는 뜻입니다. 전도자는 자신이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을 찾아 왔노라고 고백합니다. 그 노력을 통해 얻은 것은 번뇌요 걱정 뿐이었습니다.
인생사의 모든 이치를 알아내고 그 이치에 따라 세상을 바로잡고 싶었던 전도자의 마음은 가상하지만,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장기판의 말 하나가 다른 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판세를 알아보려는 것과 같습니다. 판세를 알아보고 자신의 힘으로 그 판을 바로잡겠다고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말로서는 판세를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판세를 뒤집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처럼,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 해도 세상사와 인생사의 이치를 다 알 수 없고, 아무리 큰 힘(정치 권력, 재력, 지력 등)을 가졌다 해도 세상사를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장기판의 말의 움직임과 판세는 마주 앉은 고수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처럼, “해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해 위에서” 행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세상사와 인생사의 이치를 알아내고 세상을 경영하려 했던 전도자의 뜻은 좋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신의 자리에 올려놓는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기도:
주님, 저희도 때로 전도자처럼 세상의 이치를 다 알고 싶고, 세상을 저희 뜻대로 경영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것이 교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저희에게 필요한 일은 마음을 낮추고 주님의 뜻에 순명하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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