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1장 12-18절: 순명이 답이다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12절은 이 책의 화자가 솔로몬이라고 추측하게 한다. 그는 “하늘 아래에서”(13절) 일어나는 일들을 관찰하여 그 이유와 목적에 대해 알아내려 했으나 답을 얻지 못했다. “바람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14절)는 말은 “바람을 먹고 사는 것과 같다”고 번역할 수도 있다. “구부러진 것”(15절)은 인생사의 부조리와 불의를 암시하고, “없는 것”은 인생사의 의미를 암시한다. 왕의 권력으로 세상을 바로잡아 보려 했으나 되지 않았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보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전도자는 스스로 최고의 지혜자로 자처한다(16절). 이 독백 또한 화자가 솔로몬 왕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든다. 그는 지혜와 어리석음을 구별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것 또한 바람을 잡으려는 일과 같았다(17절). 그러한 노력을 통해서 얻은 것은 “번뇌”요 “걱정”이었다(18절).

묵상:

전도자가 여기서 고백한 내용은 현상계를 정직하게 관찰한 사람이면 누구나 인정할 것입니다. 전도자는 그것을 “없는 것은 셀 수 없다”(15절)고 표현합니다. 현상계 안에는 어떤 원리도, 법칙도, 진리도 존재하지 않더라는 고백입니다. 그는 젊을 때부터 지혜를 얻고자 힘썼고 많은 것을 성취 했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 지혜가 항상 통하지는 않았습니다.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것을 찾아 헤맸던 것입니다. 

철학자는 어두운 방 안에 쥐가 없음에도 “쥐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고, 신학자는 있지도 않은 쥐를 “잡았다”고 외치는 사람들이라는 농담이 있습니다. 여기서의 쥐는 의미, 보람, 진리 같은 것에 대한 비유입니다. 철학자들은 의미 없는 인생에 대해 “의미가 있으니 찾아보라”고 말하고, 신학자들은 “그 의미를 찾았다”고 말한다는 뜻입니다. 전도자는 자신이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존재하지도 않았던 것을 찾아 왔노라고 고백합니다. 그 노력을 통해 얻은 것은 번뇌요 걱정 뿐이었습니다. 

인생사의 모든 이치를 알아내고 그 이치에 따라 세상을 바로잡고 싶었던 전도자의 마음은 가상하지만,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꿈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장기판의 말 하나가 다른 말들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판세를 알아보려는 것과 같습니다. 판세를 알아보고 자신의 힘으로 그 판을 바로잡겠다고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하나의 말로서는 판세를 제대로 파악할 수도 없고, 판세를 뒤집을 수도 없습니다. 그것처럼, 아무리 뛰어난 인간이라 해도 세상사와 인생사의 이치를 다 알 수 없고, 아무리 큰 힘(정치 권력, 재력, 지력 등)을 가졌다 해도 세상사를 바로잡을 수 없습니다.   

장기판의 말의 움직임과 판세는 마주 앉은 고수들에 의해 정해지는 것처럼, “해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일은 “해 위에서” 행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보면, 세상사와 인생사의 이치를 알아내고 세상을 경영하려 했던 전도자의 뜻은 좋았지만, 그것은 스스로를 신의 자리에 올려놓는 위험한 생각이었습니다. 

기도:

주님, 저희도 때로 전도자처럼 세상의 이치를 다 알고 싶고, 세상을 저희 뜻대로 경영하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그것이 교만이었음을 깨닫습니다. 저희에게 필요한 일은 마음을 낮추고 주님의 뜻에 순명하는 것임을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멘. 

4 responses to “전도서 1장 12-18절: 순명이 답이다”

  1. gachi049 Avatar
    gachi049

    땅에서 사는 피조물은 온 우주를 창조하시고 다스리시는 창조주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고 사탄의 달콤한 말에 현혹 되어 불순종의 죄(창세기 3:1~6)로 인하여 고통을 겪고 수고를 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인간은 제 소견에 옳은대로 살아가는 습성때문에 욕망의 큰 그릇을 채우려고 더 큰 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주님. 끝없는 욕망을 잠재우고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사는 삶은 항상 주시는 말씀에 순명 만이 해답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니 성령께서 동행하셔서 나머지 나그네길이 순명의 길을 걸어가므로 새 하늘과 새 땅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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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수은주가 영하 8도까지 떨어졌습니다. 추운 월요일 아침. 오랜만에 가족끼리 여행을 떠나기로 한 날이라 일찍 부터 부지런을 떨고 있습니다.

    전도자. 모든 것이 출중했던 사람? 돈, 권력, 지식 등 모든 것을 다 가지고 누렸던 그가 일생 고민한 것은 세상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글쎄요.

    무엇을 그리 알고 싶었을까요? 석가모니처럼 모든 생명들이 왜 고통과 번뇌 안에 있는지를? 왜 악인이 형통하고 의인은 고난을 받는지를?

    오랜 탐구 끝에 도달한 답은 다 알 수는 없다는 것. 아예 없는 것은 절대로 셀 수 없듯이.

    이제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가족을 주시고 삶 가운데 때로 쉼표를 주시는 이께 감사. 떨어지고 넘어진 세상 (fallen world), 그래서 고통과 상실이 늘 함께 하는 인생. 그렇지만 주님이 모든 것을 알고 계시고 결국 모든 것을 make sense해 주실 것을 믿으며 더 그분께 의뢰하는 오늘, 그런 인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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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illkim9707 Avatar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것이기에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함과 의의 교육에 유익하니 주님의 종이 온전하게되어 모든 바른일을 할수있는 능력을 가추게 하신다는 말씀을 기억 하면서도 순종을 못하는 게으르고 어리석은 자입니다.

    지금부터라도 말씀을 읊조리며 주님앞에 설때까지 주님 닮아가며 순복하는 삶을 살아내도록 도와주십시오, 눈에보이는 세상의 지혜가 아니라 하늘의 지혜를 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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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전도서의 지혜자가 솔로몬이라고 가정하고 읽으니 괜히 더욱 쓸쓸하게 느껴집니다. 그는 지혜로운 마음을 주시어 선과 악을 잘 분별해 백성을 다스리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은 기특하게 여기시어 지혜는 물론 재산과 부귀와 장수도 주셨습니다. 이게 잘못된 것이었을까 생각이 들만큼 솔로몬은 실망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지금 보니 솔로몬은 무화과 나무 열매가 먹고 싶었던거구나 싶습니다. 하나님은 왜 막지 않으셨을까, 인간은 기특하다가도 곧 사특해지는 존재이니 솔로몬에게 절제와 겸손도 주셨으면 그의 지혜는 정말 빛나는 지혜가 되지 않았을까요. 어두운 방안에 쥐가 있다고 혹은 쥐를 잡았다고 까지 주장하는 철학자와 신학자의 이야기는 지혜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의 지혜는 무한대가 아니라 유한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솔로몬의 실패한 삶과 예수님의 성공한 삶을 비교해봅니다. 솔로몬은 채웠고 예수님은 비웠습니다. 솔로몬은 이미 많이 가진 상태로 시작하면서도 내내 채우고 또 채웁니다. 예수님은 내어 놓을 것이 없어 보이는데도 주고 또 주고 비우고 또 비웁니다. 솔로몬의 창고는 도둑이 들어 가져가면 그만인 창고였고, 예수님의 창고는 하나님이어서 도둑이 들 수도, 불이 날 수도 없었습니다. 솔로몬은 창고를 채웠고, 예수님은 창고에서 꺼내셨습니다. 지혜자는 누구입니까. 오늘 솔로몬은 고백합니다. “지혜가 많으면 괴로움도 많고, 지식을 쌓으면 그만큼 고통도 늘어난다 (18절).” 지혜의 유한성을 비로소 깨닫고 하는 고백입니다. 쌓을대로 다 쌓았더니 고통도 그만큼이더라는 고백입니다. 인생이 바람을 잡는 일과 같이 헛되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지혜의 정수일까요. 우리가 구할 것은 하나 뿐입니다. 주님의 뜻을 이루소서. Let your will be done.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 나의 어머니시오니 당신의 뜻은 언제나 사랑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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