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주님께서는 예레미야에게 토기장이 집으로 내려가라 하신다. 그곳에서 주님은, 토기장이가 진흙으로 그릇을 빚어내듯, 이스라엘과 여러 민족을 당신의 뜻대로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신다. 토기장이가 어떤 그릇을 만들려고 하다가 마음을 바꾸어 다른 그릇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주님도 심판을 정해 두셨다가 구원하실 수도 있고, 구원을 정해 두셨다가 심판하실 수도 있다(1-10절).
주님은 유다 백성에게 이 말씀을 전하라고, 예레미야에게 명하신다(11절). 지금이라도 회개하면 심판을 면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들이 그의 예언을 듣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 주신다(12절). 주님은 유다 백성의 죄악이 얼마나 심한지를 말씀하시면서, 결국 심판 밖에는 다른 길이 없다고 하신다(13-17절).
주님이 말씀하신 대로, 유다 백성은 예레미야가 전한 말씀을 듣지 않을 뿐 아니라, 그를 죽이려 한다(18절). 예레미야는 깊은 절망에 빠져 하나님께 저주의 기도를 쏟아 놓는다. 그는 이전에 하나님 앞에서 유다 백성을 위해 중보 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드리면서, 배은망덕한 그 백성을 심판해 달라고 간구한다. 그의 심적 고통이 얼마나 심했던지, 그는 기도 중에 온갖 악담을 쏟아 놓는다(19-23절).
묵상:
예레미야가 드린 저주의 기도를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그의 상심이 얼마나 컸는지를 느끼고,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이런 악담을 쏟아놓을 수 있나?’라는 의문을 가집니다. 제사장 출신의 예언자의 입에는 어울리지 않는 저주의 말들을 거침없이 쏟아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편에 보면, 이와 유사한 저주 기도가 여러 편 나옵니다. 시편 109편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런 기도를 대할 때면,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이렇게 기도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왜 이런 시편을 성경 안에 포함시켰을까?’라는 질문도 하게 됩니다.
저주 기도가 모범적인 기도라 할 수는 없지만 성경에 그대로 수록되어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기도자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감정에 정직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치기 위함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기도자는 ‘착한 아이’로 행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이므로 그분 앞에서 있는 그대로 마음을 쏟아 놓아야 합니다. 예레미야처럼 누군가를 향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있다면, 그 감정을 있는 그대로 쏟아 놓아야 합니다. 하나님께 대한 분노가 있을 경우에도, 숨기지 말고 그 감정을 쏟아 놓아야 합니다.
하나님은 자애로운 어머니처럼 상한 마음으로 쏟아놓는 우리의 저주와 악담을 들어 주십니다. 그러는 중에 우리의 아픔은 치유되고 분노는 진정됩니다. 그런 기도를 드리다 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하나님 앞에 원수를 위해 복빌어 주는 기도에 이를 수 있습니다. 성경에 수록된 기도들은 모범 기도문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터져나온 기도입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진실한 기도입니다.
기도:
주님은 중심을 보시는 분입니다. 불꽃같은 눈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시는 분입니다. 아무 것도 숨길 수 없는 분이십니다. 그래서 주님 앞에 설 때마다 두 손 들어 항복합니다. 저희의 부족함을 보시고 긍휼을 베풀어 주십시오. 주님의 은혜로 부족함을 벗고 온전함으로 나아가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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