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도서 1장 5-9절: 믿음의 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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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사도는 디도와 함께 크레타 섬에서 사역을 하다가 그를 그곳에 남겨두고 떠났다. “남은 일들”(5절)은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교회로 묶어주는 데 필요한 일을 가리킨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성읍마다 장로들을 세우는” 일이었다. 

“장로”는 한 지역의 교회를 치리하는 영적 지도자를 가리킨다. 7절에서는 “감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장로”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장로”는 유대적 배경을 가진 용어로서 개인의 자질(“원로”)을 가리키고, “감독”은 헬라적 배경을 가진 용어로서 직무의 성격(“관리자”)을 가리킨다. 장로 혹은 감독은 영적인 지도력을 인정 받는 사람으로서 교회를 치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장로 혹은 감독으로 세움 받는 사람은 교인들로부터 영적 지도력을 인정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도덕적으로 흠 잡을 데가 없어야 하고, 가정 생활에서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6절). 사도는 그 사람을 “하나님의 청지기”(7절)라고 부른다. 그가 맡은 일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거룩한 책임이다. 따라서 그 책임을 수행할 만한 인격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7-8절). 그래야만 그 사람은 믿는 이들을 지도하고 반대자들을 반박할 수 있다(9절). 

묵상:

바울 사도는 교회의 영적 지도자에 대해 매우 높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는 말은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크레타 섬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습니다. 교인들 대다수가 회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토록 높은 신앙 인격에 이른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오래도록 믿음 생활을 해 온 사람들은 하나님의 성품에 온전히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압니다. 누룩이 밀가루 반죽 전체에 퍼져서 부풀게 하는 것처럼, 믿는 사람들은 경건의 능력이 생각과 말과 행동에 고루 퍼져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것을 소망하고 살지만, 여전히 부족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거룩해진 것 같다 싶으면, 옛 습관이 툭 하고 불거져 나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초대 교회의 신도들보다 우리 시대의 신앙인들이 신앙의 밀도에 있어서 매우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울 시대의 신도들은 믿음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뜻이었습니다. 그것을 각오하고 믿음을 선택했으니, 짧은 기간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던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오늘 우리에게 믿음은 인생에 있어서 플러스 알파 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취미 생활이나 여가 생활 정도로 전락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믿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얻을 욕심으로 믿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십년을 믿어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과거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나은 것처럼 생각하니, 이 얼마나 딱한 일입니까!

기도:

주님, 저희의 믿음을 고쳐 주십시오. 복음의 누룩이 저희 안에 그대로 뭉쳐 굳어가고 있고, 저희의 밀가루 반죽은 돌처럼 굳어가고 있습니다. 성령이시여, 저희 안에 있는 복음의 누룩이 저희의 온 존재 안에 퍼지게 하시고, 향기로운 반죽으로 변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6 responses to “디도서 1장 5-9절: 믿음의 밀도”

  1. billkim9707 Avatar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세주로 고백한 연수는 오래 됐습니다, 경건의 모양은 그럴사 합니다, 문제는 아직도 천국과 세상풍조 사이에서 갈팡 질팡하는 가련한 존재입니다.

    오직 믿음으로만 의롭게 되는것을 깨닫고 온몸과 영혼을 다해 주님께 가깝게 가고 깊고 긴밀하고 귀한 사귐으로 주님 닮아가고 순종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세상에 한눈팔지말고 오직 주님만 바라보며—-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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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토요일입니다. 구름이 많이 끼고 오후에 비소식이 있네요. 오랜만에 꿈에 시달리다 보니 아침부터 마음이 좀 가라앉아 있어요.

    장로 또 감독의 조건. 디모데 전서에서의 내용과 거의 유사한 내용들이에요. 교인들에게 인정 받을 만한 성품과 삶의 자산. 또 복음의 원칙을 가르치고 수호할 자질과 능력이 있아야 하지요.

    지역 교회의 책임자인 장로는 지금으로 치면 목사님에 해당되는 것이니 그 기준도 높겠지요? 그렇지만 나와 상관없는 말들은 아닐 거에요. 누구든 주님을 영접했다면 변하여 새사람이 되어야 해요. 내 성품이 변하고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가치관과 인간 관계도 변해야 하겠지요?

    그 변화는 늘 불완전 하겠지요? 그렇지만 변하기를 오래 멈추거나 아예 중단해서는 안되요. 숨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토요일입니다. 요즘 여러가지로 생각이 많고 불안하네요. 오늘도 깨어나 하루를 살게 하심에 감사. 가족을 주시고 머물 처소와 정을 나눌 사람들을 주심도 감사. 이 모든 것들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임을 기억하는 하루 되기를.

    경건의 모양만 있고 경건의 능력을 잃은 껍데기 크리스찬이 되지 않기를. 늘 깨어 말씀의 조명 아래 자신을 비추며 ”나는 매일 죽노라“ 매일 고백할 수 있는 하루 하루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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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오늘 본문은 교회에서 장로 임직이나 직분자를 임명할 때 읽는 말씀 가운데 하나입니다. 현대 감리교단의 감독제도에서 말하는 감독을 가리키는 것보다 일반 신도 중에 지도자를 세울 때 참고할 기준이라고 봅니다. 바울의 기준은 지금의 관점에서도 의미 있고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한 명의 아내만 두어야 하며 (6절)’라는 구절이 눈에 띕니다. 몇 년 전 감리교단 총회에서 동성애 관련 이슈로 첨예한 갈등이 이어지던 때 아프리카 연회 소속 감독들은 그들의 교구 중에 한 명 이상의 (여러 명의) 부인을 둔 지도자들이 있다는 현실을 환기 시키고, 그런 가정에게 한 명의 아내만 두어야 한다고 설교하면 첫째 부인과 그의 자녀들 외의 여성들과 자녀들은 죽으라는 것과 다름없는 말을 함으로써 목회현장의 형편이 미국의 상황과 기준과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고 합니다. 아프리카 감독의 발언으로 동성애 이슈에서 한 발짝도 떼지 못하던 총회의 분위기가 실제로 달라졌는지, 참석자의 생각에 변화가 일어났는지 알 수 없지만 기준을 세우는 일이란 그만큼 어렵고 조심스러운 절차라는걸 확인하게 됩니다. 바울의 감독 조건들이 지금 우리 눈에도 타당하게 보이는 이유는 이것이 골격 혹은 대의의 관점에서 수긍할 만 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정말 어려운 건 사람마다 넘어가는 기준이, 걸러내는 채의 구멍 크기가 다르다는 데 있습니다. 책망받을 것이 없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장로의 제 1 조건부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일일이 세부적인 사항을 열거해서 심사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극단적이지 않고 평이한 사람, ‘오차의 범위’ 안에 드는 사람을 세운다는 뜻일 것입니다. 해설에서 지적하듯 믿음의 밀도 면에서 우리의 현주소는 초기 예수공동체의 수준에 크게 떨어집니다. 절실함이나 순도에서 많이 흐려졌습니다. 처음 믿던 때의 감격에도 못 미칩니다. 그 때는 몰랐으니까, 순진했으니까 다 감동이고 감격이었다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이 줄을 잡아야 살 수 있다는 절박함 같은 것이 없어진 것 아닐까 싶습니다. 알고 모르고와 관계 없는, 산만해진 마음 때문 아닐까요. 예수만 붙잡으면 될 것 같던 마음이 이제는 이 줄 저 줄 눈에 보이는대로 잡고 싶어하는 기이한 집착으로 채워집니다. 주님, 자비를 베풀어 주세요. 주님의 기준을 염려하게 하시고, 사랑의 법부터 지키게 도와주세요. 먼저 다가가는 사람, 사랑의 말과 행동을 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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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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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 아버지! 신실한 자녀로 살아가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고쳐지지 않는 성질을 복음의 불로 태워 주셔서 주님이 원하시는 나는 죽고 예수로 만 사는 주님의 성품을 닮아가는 성실하고 겸손한 삶을 통해 품격 있는 자녀로 살아가게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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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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