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사도는 디도와 함께 크레타 섬에서 사역을 하다가 그를 그곳에 남겨두고 떠났다. “남은 일들”(5절)은 복음을 받아들인 사람들을 교회로 묶어주는 데 필요한 일을 가리킨다. 그 중 가장 중요한 일은 “성읍마다 장로들을 세우는” 일이었다.
“장로”는 한 지역의 교회를 치리하는 영적 지도자를 가리킨다. 7절에서는 “감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데, “장로”와 동의어로 사용되었다. “장로”는 유대적 배경을 가진 용어로서 개인의 자질(“원로”)을 가리키고, “감독”은 헬라적 배경을 가진 용어로서 직무의 성격(“관리자”)을 가리킨다. 장로 혹은 감독은 영적인 지도력을 인정 받는 사람으로서 교회를 치리하는 사람이다.
따라서 장로 혹은 감독으로 세움 받는 사람은 교인들로부터 영적 지도력을 인정 받는 사람이어야 한다. 도덕적으로 흠 잡을 데가 없어야 하고, 가정 생활에서도 모범이 되어야 한다(6절). 사도는 그 사람을 “하나님의 청지기”(7절)라고 부른다. 그가 맡은 일은 하나님께서 그에게 맡겨주신 거룩한 책임이다. 따라서 그 책임을 수행할 만한 인격적인 자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7-8절). 그래야만 그 사람은 믿는 이들을 지도하고 반대자들을 반박할 수 있다(9절).
묵상:
바울 사도는 교회의 영적 지도자에 대해 매우 높은 기준을 제시합니다. 그렇게 높은 기준을 제시했다는 말은 그런 조건을 충족시킬만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뜻입니다. 크레타 섬에 복음이 전해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었습니다. 교인들 대다수가 회심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토록 높은 신앙 인격에 이른 사람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오래도록 믿음 생활을 해 온 사람들은 하나님의 성품에 온전히 참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잘 압니다. 누룩이 밀가루 반죽 전체에 퍼져서 부풀게 하는 것처럼, 믿는 사람들은 경건의 능력이 생각과 말과 행동에 고루 퍼져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내는 것을 소망하고 살지만, 여전히 부족한 자신을 발견합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거룩해진 것 같다 싶으면, 옛 습관이 툭 하고 불거져 나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초대 교회의 신도들보다 우리 시대의 신앙인들이 신앙의 밀도에 있어서 매우 뒤떨어진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울 시대의 신도들은 믿음에 목숨을 걸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복음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모든 것을 잃는다는 뜻이었습니다. 그것을 각오하고 믿음을 선택했으니, 짧은 기간에 놀라운 변화를 경험했던 것입니다.
그에 비하면, 오늘 우리에게 믿음은 인생에 있어서 플러스 알파 정도의 의미를 가집니다. 취미 생활이나 여가 생활 정도로 전락했습니다.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믿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얻을 욕심으로 믿습니다. 그렇다 보니, 수십년을 믿어도 변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러면서도 과거 사람들에 비해 자신이 나은 것처럼 생각하니, 이 얼마나 딱한 일입니까!
기도:
주님, 저희의 믿음을 고쳐 주십시오. 복음의 누룩이 저희 안에 그대로 뭉쳐 굳어가고 있고, 저희의 밀가루 반죽은 돌처럼 굳어가고 있습니다. 성령이시여, 저희 안에 있는 복음의 누룩이 저희의 온 존재 안에 퍼지게 하시고, 향기로운 반죽으로 변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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