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사도는 디모데에게, 속히 자신에게로 오라고 부탁한다(9절). “이 세상을 사랑해서 나를 버리고”(10절)라는 말은 믿음을 떠났다는 뜻이기보다는 전도 사역을 떠났다는 뜻으로 보인다. 데마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다. 그레스게에 대해서도 달리 알려진 바가 없는데, 바울은 그를 갈라디아로 보냈고, 디도는 달마디아로 보냈다. 지금 사도 곁에는 누가만 남아 있다. 그래서 사도는 디모데에게 마가를 데리고 오라고 부탁한다(11절). 바울 사도는 두번째 전도 여행을 떠날 때 마가를 데리고 가는 문제로 바나바와 심하게 다툰 적이 있다(행 15:37-41). “그 사람은 나의 일에 요긴한 사람입니다”라는 말에서 마가가 바울의 신임을 회복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사도는 두기고를 에베소로 보냈다고 알린다(12절).
아울러 사도는 디모데가 올 때 “드로아에 있는 가보의 집에 두고 온 외투”(13절)를 가져와 달라고 부탁한다. 당시의 감옥은 매우 열악했기 때문에 겨울을 준비해야 했다. 양피지에 쓴 책들도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는데, 성경을 가리키는 말로 보인다.
사도는 디모데에게 “구리 세공 알렉산더”(14절)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킨다. 사도는 디모데전서 1장 20절에서 “믿음에 파선 당한 사람”으로서 알렉산더를 예로 들었다. 사도는 그에게 큰 해를 입었다고 말하면서, 디모데에게 그를 조심하라고 경고한다(15절).
“내가 처음 나를 변론할 때”(16절)는 최초로 로마 감옥에 갇혀서 변론했던 때를 가리킨다. 그 때 그 곁에 있던 동역자들이 모두 떠나갔다. 하지만 사도는 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 주님께서 그의 곁에 계셔서 친히 변호사가 되어 주셨기 때문이다. 그는 죄수의 신분이었지만 그 위치에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주님께서 나를 사자의 입에서 건져냈습니다”(17절)라는 말은 비유일 수도 있고 실제로 사자의 밥으로 던져졌을 수도 있다. 어쨌거나 사도는 기적적인 구출을 경험했다. 그래서 그는 무슨 일이 일어나도 주님께서 자신을 보호해 주시고 결국 주님의 나라에 이르게 해 주실 것이라고 확신한다(18절).
그런 다음 사도는 브리스가와 아굴라 그리고 오네시보로의 집에 안부를 전한다(19절). 브리스가와 아굴라는 로마에 살던 유대계 그리스도인들이었는데, 박해를 피해 고린도에 머무르다가 사도를 만났다. 이 편지를 쓸 때, 그 부부는 에베소에 있었다. 사도는 에라스도와 드로비모의 상황에 대해서도 간단히 언급한 다음(20절), 다시금 “겨울이 되기 전에 서둘러 오십시오”(21절)라고 부탁하고, 그를 돕고 있던 몇몇 신도들의 안부를 전한다. 그런 다음 사도는 간단한 축복의 인사로 편지를 끝낸다.
묵상:
디모데후서 마지막 단락에서 우리는 사도 바울의 인간적인 면모를 봅니다. 그는 지금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는데, 혹독한 겨울은 다가오고 있고, 그의 곁에는 누가밖에 남아있지 않습니다. 오늘날에는 죄수에게도 최소한의 인권을 보장해 주지만, 당시 감옥은 생존에 필요한 기본적인 조건도 구비되지 않았습니다. 살아 남으면 다행이고, 굶어 죽거나 얼어 죽어도 그만이었습니다.
사도는 로마에서 가택 연금 상태로 2년 이상 복역했던 전력이 있습니다. 그는 정식 재판에서 방면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는 유대인들에게 고발 당하여 황제에게 상소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로마 황실에서 볼 때 유대인들의 고소는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사도는 잠시 방면되어 다시 복음 전도 활동을 이어갔고, 그 과정에서 로마 제국의 실정법을 어겼다는 이유로 다시 구금되었으니, 이번에는 풀려날 가망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당시는 네로 황제가 기독교인들에 대한 조직적인 박해를 자행하고 있던 때였습니다. 6절에서 말한 것처럼, 사도는 자신이 “부어드리는 제물”로 순교 당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주님께로부터 받을 “의의 면류관”을 바라보며 그 운명을 담담히 받아들입니다. 하지만 그 때까지 그는 싸늘한 감옥에서 외로움과 싸워야 했고, 겨울의 추위를 견뎌야 했습니다. 그는 이미 로마 감옥에 갇혀 보았기 때문에 겨울 감방 생활이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디모데에게 겨울이 가기 전에 외투와 양피지 책을 가지고 속히 와 달라고 부탁합니다. 할 수 있으면 마가도 데리고 와 달라고 말합니다. 심리적 추위(외로움)와 물리적 추위를 견뎌내고 순교의 자리에 이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전도 유망한 율법 교사로 촉망 받던 사울은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 이십여 년 동안 복음 전도자로서의 삶을 올곧게 걸어갑니다. 그것은 매일 죽는 것 같이 고통스러운 일이었으나, 그와 함께 하시는 성령의 능력에 의지하고 다시 오실 그리스도의 영광을 바라보며 그 길에서 완주하다가 단두대에서 “부어드리는 제물”로 생을 마칩니다. 이렇게 하여 “내가 바라는 것은, 그리스도를 알고, 그분의 부활의 능력을 깨닫고, 그분의 고난에 동참하여, 그분의 죽으심을 본받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나는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나는 부활에 이르고 싶습니다”(빌 3:10-11)라는 그의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
기도:
주님을 알고 주님의 부활의 능력을 깨달아 주님의 고난에 동참하여 결국 주님처럼 생을 마친 바울 사도를 생각합니다. 이처럼 고귀한 희생을 통해 저희에게 복음이 전해졌다는 사실에 거룩한 전율을 느낍니다. 주님, 저희를 붙들어 주시어 바울과 같은 마음으로 주님을 믿고 살게 해주십시오. 저희도 주님의 고난의 참여하고 주님의 죽으심을 조금이라도 닮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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