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이어서 사도는 “집사”(8절)에 대해서도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한다. 집사는 감독을 도와 교인들의 필요를 섬기는 사람을 가리킨다. 직무의 성격 상, 성숙성에 있어서 감독보다는 조금 낮은 기준을 요구한다. 그래서 사도는 감독의 경우와 달리 두 가지 영역의 덕목만을 제시한다. 첫째, 복음적 성품에 대해서는 “신중하며,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지 아니하며, 술에 탐닉하지 아니하며, 부정한 이득을 탐내지 아니하며, 믿음의 비밀을 깨끗한 양심에 간직한 사람”(8-9절)이어야 한다. 둘째, 가정적으로는 “한 아내의 남편이며, 자녀와 자기 가정을 잘 다스리는 사람”(12절)이어야 한다.
여기서 사도는 “이와 같이 여자들도, 신중하며, 험담하지 아니하며, 절제하며, 모든 일에 성실한 사람이라야 합니다”(11절)라는 말을 덧붙인다. 교회에서 여성의 지도력을 인정하지 않는 교파에서는 여기서의 “여자”는 집사의 아내를 가리킨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그것은 해석자의 입장을 위해 본문을 비튼 것이다. 사도가 여기서 여자 집사의 조건을 말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로마서에서 사도가 뵈뵈를 “집사”라고 불렀다는 사실이 이 해석을 뒷받침 해준다(롬 16:1).
집사의 직분을 잘 수행하면 그로 인해 믿음이 성장한다. 그래서 사도는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믿음에 큰 확신을 얻게 됩니다”(13절)라고 말한다. “좋은 지위”를 얻는다는 말은 감독으로서의 인정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사도행전을 보면, 스데반을 비롯한 일곱 명의 헬라파 지도자들은 “섬기는 일”(집사의 일)을 담당하도록 지명되었는데, 나중에 모두 전도자가 되었다. 음식 나누는 일을 위해 뽑혔지만, 그 일을 하는 가운데 영적으로 성장하여 전도자가 되었던 것이다.
묵상:
“집사”는 식탁에서 시중드는 종을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믿는 이들이 예배와 교육과 교제와 선교를 위해 정기적으로 모이려면, 주인의 필요를 알아보고 섬기는 종처럼, 교인들의 필요를 알아보고 섬기는 사람들이 필요합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어느 정도의 영적 성숙이 필요했습니다. 교회에서의 섬김은 하나님에게서 받은 사랑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간적인 동기로 그런 일을 하면, 필경 상처를 받고 시험에 빠집니다. 그렇게 되면 가지고 있던 믿음마져도 위태로워집니다. 본인에게나 공동체에게나 해로운 일입니다.
믿음 안에서 어느 정도 성숙한 사람이 이미 받은 하나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마음으로 집사의 일을 섬기면, 그 자신과 다른 사람들 모두에게 유익을 끼칩니다. 집사로 섬기는 사람은 그 섬김을 통해 믿음이 자랍니다. 믿음의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섬길 때 믿음의 근육이 생깁니다. 육신의 근육은 상처를 입었다가 치유 되는 과정을 통해 자란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믿음의 근육도 다른 사람을 섬기는 과정에서 상처와 아픔을 겪으면서 자라는 것입니다. 다만, 그 상처와 아픔을 감당할 정도의 영성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준비되지 않은 사람에게 집사의 직분을 맡기면 안 되는 것입니다.
집사의 직분을 잘 섬기면 “좋은 지위”를 얻게 된다는 말은 감독으로서 섬길 기회를 얻게 된다는 뜻입니다. 감독 직분을 “좋은 지위”라고 말한 이유는 그것이 더 큰 영예과 권세를 가지기 때문이 아닙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더 의미 있는 섬김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교회에서의 직분은 점점 더 높아져서 더 많은 사람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점점 낮아져서 더 많은 사람을 섬기는 것입니다. 교회 안에서 가장 낮아져서 가장 많이 섬기는 사람이 가장 큰 사람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믿음이 저희 안에 갇히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께서 주신 은혜를 따라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 밖에서 형제와 이웃을 섬기게 해주십시오. 그 과정에서 상처와 아픔을 겪을 때, 믿음의 근육이 강해지는 것임을 알아 감사하고 기뻐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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