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사도는 디모데가 그에게 맡겨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 “모든 사람을 위해서”(1절) 기도하라고 권한다. 여기서 사도는, 기도를 의미하는 네 개의 단어들을 모두 동원한다. ‘데에시스’(“간구”)는 자신의 필요를 구하는 것이고, ‘프로슈케’(“기도”)는 하나님과의 영적 사귐을 가리키며, ‘엔튝시스’(“중보기도”)는 다른 사람을 위해 간구하는 것을 가리키고, ‘유카리스티아’(“감사기도”)는 기도의 한 요소인 감사와 찬양의 기도를 가리킨다.
기도의 대상은 “모든 사람”인데, 사도는 특히 “왕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2절)을 지목한다. 이것은 예레미야가 바빌로니아로 잡혀 간 포로들에게 보낸 편지의 한 대목을 생각나게 한다. 그는 포로로 사는 기간이 길어질 것이므로, 그곳에 정착하여 살면서 그 성읍이 평안하고 번영하도록 기도하라(렘 29:7)고 권한다. 소수자로서 권력자들의 전횡에 일차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에베소의 신도들은 바빌로니아에 포로로 잡혀갔던 유대인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권력자의 전횡이 없어야 “경건하고 품위 있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다.
3절의 “이것”은 권력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권력자들이 정의롭게 판단하고 통치하도록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일이며, 기쁘게 받으실 만한 일”(3절)이다. 불의한 권력자를 두둔하고 축복해 주는 기도는 하나님에게 역겨운 일이지만, 권력자의 정의와 선정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그분이 기뻐하실 일이다. 하나님은 ”모든 사람이 다 구원을 얻고 진리를 알게 되기를”(4절) 원하시기 때문에 권력자들의 공의와 선정을 위한 기도를 기뻐하신다.
사도는 하나님에 대한 언급이 나온 차에 그분에 대한 고백을 쓴다. “하나님은 한 분이시요”(5절)라는 고백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신앙고백이다. 이 고백은 쉐마 본문(신 6:4-9)에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과 사람 사이의 중보자도 한 분이시니, 곧 사람이신 그리스도 예수이십니다”는 그리스도인들의 신앙 고백이었다. 그분은 “모든 사람을 위해 자기를 대속물로 내어주셨기”(6절) 때문에 유일한 중보자가 되셨다. 예수님은 “꼭 절절한 때”에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셨다.
이어서 사도는,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의 대속 사건에 대해 증언하도록 위임 받았다는 사실을 고백한다. “선포자”(7절)는 복음을 전하는 사람을 가리키고, “사도”는 부활하신 주님으로부터 특별한 부름을 받은 사람을 뜻한다. 그로 인해 그는 “이방 사람을 가르치는 교사”(7절)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고백이 진실하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묵상:
믿음이 좋다는 사람들 중에는 “나는 정치에 관심이 없고, 오직 하나님 나라에만 관심을 두고 산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혹은 “나는 세상 일에는 관심 없고 오직 영혼 구원에만 관심을 둔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그것이 좋은 믿음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현실에 눈 질끈 감고 하나님 나라만 생각하고 살라 하지 않습니다. 영혼 구원이 중요하기에 현실 정치의 문제도 중요하다고 가르칩니다. 하나님 나라를 소망하면서 역사의 현실 안에서 그분의 뜻을 실천하라고 하십니다.
현실 정치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권력이 하나님에게 속해 있기 때문입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그 권력을 맡겨 주셨음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권력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소시민들이 “경건하고 품위 있게, 조용하고 평화로운 생활”(2절)을 할 수 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불의와 부정과 비리를 행하게 되면, 소시민들의 삶은 뒤죽박죽 되어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습니다.
현실 정치에 관심 가져야 한다는 말은 정치 뉴스에 과몰입 되어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영성을 피폐하게 만드는 독소입니다. 자신의 영성을 잘 관찰하면서 적절한 정도에서 정치 현실을 지켜 보아야 합니다. 그래야만 기도하는 마음으로 현실 정치를 대할 수 있고, 그럴 때 편향적인 사고에 빠지지 않고, 특정 정치 이념을 신앙으로 착각하지 않게 됩니다.
믿는 이들이 현실 정치에 대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일은 권력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입니다. 불신의 눈에 기도는 가장 부질없어 보이지만, 믿는 이들의 눈에는 기도가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불의한 권력자를 두둔하고 축복해 주는 것은 거짓 예언자들이 하던 일입니다.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3절) 기도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공의롭고 정의롭기를 구하는 기도입니다. 권력자들을 위해 그렇게 기도할 때, 우리 자신도 작은 힘이나마 하나님께서 맡겨 주신 것으로 알고 제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기도: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 모든 권력과 주권이 주님께 속해 있음을 고백합니다. 권력을 가진 이들에게 제 정신을 주시어, 주님께서 그 권력을 잠시 맡겨 놓은 것임을 잊지 않게 하시고, 주님 뜻을 따라 그 권력을 사용하게 해주십시오. 저희에게 바른 정신을 주시어 작은 힘이라도 주어지면 주님 뜻대로 사용하게 해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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