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성막과 기구 그리고 제사장의 예복이 하나님의 지시대로 완성된 것을 확인한 후, 하나님은 모세에게 “첫째 달 초하루”(2절)에 성막을 세우라고 하신다. 지성소(3절)와 성소(4절)를 나누고, 증거궤(언약궤)는 지성소에, 상과 등잔대와 분향단은 성소에 두라고 하신다. 성막 입구는 휘장을 쳐서 가려야 한다(5절). 성막 바깥 뜰에는 번제단(6절)과 물두멍(7절)을 두어야 한다. 성막 바깥 뜰은 울타리를 만들어야 하고, 입구는 동쪽에 만들고 휘장을 쳐야 한다(8절). 그런 다음, 성막과 거기 딸린 모든 것들(9절)과 바깥 뜰에 있는 번제단과 물두멍(10-11절)에도 예식용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해야 한다.
주님은 또한 모세에게, 아론과 그 아들들을 데려다가 목욕을 시키고, 아론에게는 제사장의 옷을 입히고 기름을 부어 거룩하게 구별하라 하신다(12-13절). 그의 아들들에게는 속옷을 입히고 기름을 부어 제사장으로 구별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론과 그의 아들들은 영원히 제사장직을 맡게 된다(14-15절).
모세는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그대로 성막을 세우고 모든 가구와 기구를 배치하고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하였다(16-33절). 모세가 성막을 세우는 과정에서 “이는 주님께서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라는 문장이 일곱 번 반복된다(19절, 21절, 23절, 25절, 27절, 29절, 32절). 이것은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문장이 일곱 번 반복되는 것을 생각나게 한다. “이렇게 모세는 모든 일을 다 마쳤다”(33절)는 말씀도 “하나님은 하늘과 땅과 그 가운데 있는 모든 것을 다 이루셨다. 하나님은 하시던 일을 엿새날까지 다 마치시고, 이렛날에는 하시던 모든 일에서 손을 떼고 쉬셨다“(창 2:1-2)는 말씀을 생각나게 한다.
묵상:
유대교 랍비들과 현대 성서 학자들은 창세기 1장의 천지 창조 이야기와 출애굽기의 성막 이야기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해 왔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지으시고 나서 이렛날에 그 날을 “복되게 하시고 거룩하게 하셨다”(창 2:3)고 했는데, 모세도 성막이 완성되고 난 후에 “그들이 주님께서 명하신 그대로 하였으므로, 그들에게 복을 빌어 주었다”(출 39:43)고 했습니다. 또한 그는 성막과 가구와 기구와 아론과 그 아들들에게 기름을 발라 “거룩하게”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일을 다 마치시고 안식하신 것처럼, 모세도 모든 일을 다 마치고 안식에 들어갑니다.
그러한 관계성을 독자에게 선명하게 드러내 보이기 위해 저자는 일곱 번에 걸쳐 “이것은 주님께서 모세에게 명하신 대로 한 것이다”라는 문장을 반복합니다. 웬만큼 주의 깊은 독자라면, 이 문장을 정도 이상으로 반복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볼 것입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다”는 창세기 1장의 후렴구를 기억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성막은 “축소된 우주”로 지어졌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천지 창조에 깃든 하나님의 뜻이 성막에 깃들어 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아주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창세기 1장은 원 창조의 모습이고, 성막은 타락 이후의 세상의 축소 모형입니다. 창세기 1장의 에덴은 완전한 사랑 안에서 인간이 하나님과 막힘없이 소통했습니다. 하지만 아담과 하와가 죄를 범한 이후, 하나님과 인간 사이에는 균열이 발생했고, 하나님의 원 창조는 깨어졌습니다. 지성소와 성소를 가리고 있는 휘장이 죄로 인해 창조 세계에 일어난 중대한 변화를 상징합니다.
“모세는 모든 일을 다 마쳤다”(33절)는 말씀은 십자가에서 예수께서 마지막에 하신 말씀(“다 이루었다”, 요 19:30)을 생각나게 합니다. 모세는 성막을 지음으로써 이스라엘 백성이 제사장을 통해 간접적으로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게 했습니다. 반면, 예수님은 당신의 죽음으로 지성소와 성소를 가리고 있던 휘장을 제거하심으로써 다시 에덴을 회복하는 일을 완성하셨습니다.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을 힘 입어 하나님 앞에 담대히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도:
창세기 1장의 천지 창조 이야기와 출애굽기의 성막 이야기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 이야기가 서로 연관되고 상응하는 것을 보며 신비감을 느낍니다. 주님께서 행하신 일들을 헤아리고 묵상하는 즐거움이 꿀보다 더 답니다. 주님 살아 계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행하심에 찬미를 드립니다. 아멘.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