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성막과 성구를 모두 제작한 다음, 브살렐과 오홀리압은 아론과 아론의 아들들이 입을 옷을 제작했다(1절). 성막이 하나님의 영광을 상징하는 것처럼, 제사장의 예복도 역시 하나님의 위엄과 권위를 상징했다. 그래서 온갖 보석과 귀한 재료들을 사용하여 제작했다.
에봇은 멜빵으로 제사장의 어깨에 걸어 입는 옷이다. 에봇과 멜빵은 금 실과 네 가지 색깔의 실(청색 실, 자주색 실, 홍색 실, 가늘게 꼰 모시실)을 꼬아 만들었다(2-5절). 그런 다음, 홍옥수(붉은 색깔의 보석) 두 개를 깎아서 그 위에 이스라엘(야곱)의 아들들의 이름을 새겨 넣은 다음, 에봇에 붙인 양쪽 멜빵에 달아놓았다(6절). 이 모든 것은 모세가 주님께로부터 받은 지시에 따른 것이다.
묵상:
에봇을 입는다는 말은 제사장이 이스라엘의 열 두 지파를 대신하여 하나님 앞에 선다는 뜻입니다. 제사장의 어깨에 이스라엘 전체의 운명이 걸려 있다는 뜻입니다. 그 사실을 의식하고 에봇을 입을 때, 제사장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상상해 봅니다. 에봇의 실제 무게는 그리 크지 않았겠으나, 그 의미를 생각하고 입으면 묵직한 눌림을 느꼈을 것입니다. 대 속죄일에 이스라엘 백성 전체의 속죄를 위해 지성소에 들어갈 때, 그는 한 개인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 전체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사장의 속죄 행위가 자신의 죄를 해결한다고 믿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께서 인류의 죄를 대속하기 위해 십자가에 오르셨을 때, 그분은 한 개인이 아니라 인류 전체였습니다. 예수님의 속죄 행위로 인류 전체의 죄가 해결된 것입니다. 제사장 안에 이스라엘 전체가 담겨 있었던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전 인류가 담겨 있었습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 예수님은 온 인류의 이름이 새겨진 에봇의 무게를 감당할 힘을 구하셨던 것입니다. 그것이 너무 무거워서, 할 수만 있으면 입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오랜 기도 끝에 그분은 그 에봇을 걸쳐 입고 빌라도 앞으로 가셨고, 결국 십자가에 오르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사람들은 “왕같은 제사장”으로 세움 받습니다. 주님은 우리에게도 에봇을 입으라 하십니다. 우리의 기도에 이웃을 품으라는 뜻입니다. 자신만을 위하는 삶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으로 이웃을 품는 삶을 살라고 하십니다. 에봇의 무게를 기꺼이 지라고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자기의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라가는 삶입니다.
기도:
온 인류를 품고 계시는 주님, 저희는 가족조차 다 품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들입니다. 저희는 “왕같은 제사장”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너희를 사랑하는 사람만 너희가 사랑하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마 5:46)는 말씀 앞에 무릎 꿇습니다. 저희 품 안에 더 많은 사람을 품게 해주시고, 품지 못할 사람이 없게 해주십시오. 주님만이 저희를 그렇게 만드실 수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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