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2장: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3–5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모세가 시내 산에 머물러 있는 동안 산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던 장로들과 백성은 서서히 의문과 회의와 불신의 늪에 빠져든다.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서 40일 동안의 지도자 공백 상태는 너무도 긴 시간이었다. 그들 중에는 모세가 자신들을 광야에 내버려 두고 도피한 것으로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은 일제히 공황 상태에 빠져 아론에게 몰려 와 항의한다(1절). 아론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던 것 같다. 백성의 요구에 대해 즉시로 응답했기 때문이다(2-3절). 그는 백성이 가져온 귀금속을 녹여 송아지상을 만든다(4절). 이집트에 살 때 그들은 이집트 사람들이 송아지 신을 섬기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백성은 “이스라엘아! 이 신이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의 신이다”라고 외친다. 그것을 보고 아론은 한 술 더 떠서 “내일 주님의 절기를 지킵시다”(5절)라고 화답한다. 다음 날, 백성은 금송아지 신상에게 제사를 올리고 광란의 축제를 벌인다(6절).

하나님께서는 이 모든 것을 보고 계셨다. 그분은 모세에게, 이스라엘 백성이 이렇게도 빨리 하나님에게 등을 돌리고 우상을 섬기게 될 줄은 몰랐다고 하시면, 그들을 모두 심판하고, 모세를 통해 새로운 민족을 일으키겠다고 말씀하신다(7-10절). 산 아래에서 백성이 어떤 만행을 벌이고 있는지를 알지 못했던 모세는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 사정한다. 만일 시내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징벌을 받아 죽게 되면, 이집트 사람들이 하나님을 조롱할 것이며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하신 약속도 이룰 수 없다면서, 마음을 돌이켜 달라고 간청한다. 모세의 간곡한 청을 듣고 하나님은 재앙을 내릴 계획을 일단 중지하신다(11-14절).

하나님의 약속을 받아 낸 후에 모세는 십계명 돌판 두개를 들고 산에서 내려온다(15-16절). 그 때 백성은 금송아지 상 주위를 돌면서 춤을 추고 있었다. 이 광경을 본 모세는, 손에 들고 있던 십계명 돌판을 산 아래로 던져 버릴 만큼 격노한다(19절). 그 귀중한 돌판을 던진 것을 보면, 그의 격분이 얼마나 컸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그는 금송아지 신상을 가져다가 불에 태우고 가루가 될 때까지 빻아서 물에 타 백성에게 마시게 한다(20절). 그런 다음, 모세는 형 아론을 불러 문책한다. 백성의 요구를 핑계 삼아 우상숭배를 주도했던 아론은 비겁하게 번명하면서(21-23절), “내가 그것을 불에 넣었더니, 이 수송아지가 생겨난 것입니다”(24절)라고 변명한다. 

모세는 백성들이 아직도 제멋대로 날뛰는 것을 보고 “누구든지 주님의 편에 설 사람은 나에게로 나오십시오”(26절)라고 외친다. 그러자 모세가 속해 있던 레위 지파 사람들이 그에게 모인다. 모세는 그들에게 칼을 차고 다니면서 춤추는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죽이라고 명령한다. 그는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이르시기를”(27절)이라고 덧붙인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살육 행위를 지시하지 않으셨다. 모세는 너무도 격분한 나머지 하나님의 이름으로 살륙을 명령한 것이다. 그뿐 아니라, 모세는 “주님께서 당신들에게 복을 내리실 것입니다”(29절)라고 축복해 준다. 그러자 레위 사람들은 마음 놓고 살륙을 자행했고, 그로 인해 그 날 하루 동안에 삼천 명이 죽임을 당한다.

이튿날 모세는 백성의 죄를 위해 중재하기 위해 시내 산에 다시 오른다. 그는 먼저 하나님 앞에 백성의 죄를 소상히 고한다. 앞에서 한 중보 기도(11-14절)는 백성이 얼마나 심각한 죄를 짓고 있는지 모르고 한 것이다. 이제 그는 백성의 타락상을 목격하고 하나님 앞에 서서, 백성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구한. 만일 용서하지 않으실 것이라면 자신의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워 달라고 간청한다(32절). 백성의 죄가 얼마나 큰지를 알았기에 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기도한 것이다. 

하나님은 모세의 제안을 거절하신다. 각자의 죄의 결과는 각자가 감당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면서, 내려가서 백성을 인도하여 행진을 계속하라고 하신다. 그리고 하나님은 모세의 간청으로 인해 잠시 중지했던 재앙을 내려 백성을 심판하신다(35절). 

묵상: 

모세와 아론은 그동안 하나님의 대변자로서 이스라엘의 구원을 이끌었습니다. 그들은 바로에게 여러 가지로 도전 받았고 또한 이스라엘 백성에게서 모함과 비난을 들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견고히 서서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지 않고 백성을 잘 인도해 왔습니다. 하지만 시내 산에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그들의 인간적인 연약함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아론은 이제 곧 대제사장으로 임명 되어 이스라엘의 영성을 인도할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모세가 없는 상황에서 백성의 도전을 만나 무력하게 굴복합니다. 그들의 압력에 맞설 만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충분하지 못했고 인간적인 용기도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즉시로 우상을 만들어 냅니다. 나중에 모세가 이 문제에 대해 문책하자 그 책임을 모세에게 전가시키고, 자신은 우상을 만드는 일에 책임이 없다고 변명합니다. 그 이후로 아론은 이 행동을 가장 수치스러운 기억으로 마음에 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아론으로 하여금 영적으로 성장하도록 만들었을 것입니다.  

모세는 40일 동안 하나님과 깊은 사귐을 나누고 산 아래로 내려 옵니다. 그의 마음과 정신은 이 세상 사람같지 않을만큼 거룩하고 정결했고, 그랬기에 산 아래에서 벌어지고 있던 백성의 우상숭배를 보고 그토록 심하게 격분했습니다. 그 순간, 그는 그 격분을 가라앉히고 냉정하게 사태를 보았어야 했습니다. 잠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시간도 그에게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감정이 이끄는대로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이 곧 하나님의 뜻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습니다. 그것이 영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빠지는 오류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언제나 정당합니다만, 인간의 심판은 언제나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의 종으로 선택받은 사람들이 행한 일을 모두 하나님의 뜻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은 또 다른 유형의 우상숭배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 중 예수님 외에는 완전한 사람이 없습니다. 다른 모든 등장 인물들은 우리와 같은 인간들입니다. 그렇기에 그들의 행동 중에는 때로 인간적인 감정과 판단에 따라 하나님의 뜻을 그르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금송아지 사건을 읽으면서 우리는 이스라엘 백성의 죄만이 아니라 모세와 아론이 드러낸 연약함도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연약함이 우리에게도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기도:

주님의 말씀은 과연 저희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언행에서 저희의 불안과 염려, 불신과 조급함을 보고, 아론의 언행에서 저희의 비겁함을 보며, 모세의 언행에서 저희의 자기의를 봅니다. 때로는 이스라엘 백성처럼, 때로는 아론처럼, 또 때로는 모세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저희를 긍휼히 여겨주시고 주님의 강한 손으로 붙들어 주십시오. 아멘. 

7 responses to “출애굽기 32장: 누구나 넘어질 수 있다”

  1. billkim9707 Avatar

    사람들을 보고 따르지말고 오직 예수그리스도만 바라보고 따르기를 원합니다, 오랫동안의 기도 제목이 이루워지지 않았더라도 오직 신실하신 주님의 언약을 실상인것을 믿고 의지하고 주님앞에 설때까지 세상에서 추구하는 금송아지, 재물과 명예와 권세에 굴복하지않고 굳건한 믿음으로 선한 싸움을 하도록 도와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Liked by 2 people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Like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햇볕이 강한 수요일 아침입니다. 마음에 생각이 많아 잠을 설쳤네요. 그리고 유달리 소화하기 힘든 오늘 아침의 본문.

    금송아지를 만드는 아론. 격노하여 백성을 무작위로 학살하는 모세. 자기가 만든 금송아지를 에굽에서 인도하신 Lord라고 바꿔 부르며 광란의 굿판을 벌인 백성들. 자기 가족과 친구 3000을 묻지마로 살해한 레위인들.

    이스라엘은 이것으로 실패한 것일까요? 그것은 이스라엘을 정별하고 그에게 언약하신 하나님 자신의 실패일까요? 모르겠어요.

    오늘 아침 목사님의 기도문처럼 이들 모두의 모습을 거울로 하여 우리자신의 실상을 들여다 봐야 하겠지요? 백성들의 불안과 조급함. 아론의 비겁과 변명. 스스로 신의 자리에 올라가 버린 모세의 자기의 (self righteousness). 그 것 모두가 제 삶의 여정에서도 늘 걸려 넘어지게 하는 급소 그리고 돌부리 아닐런지요?

    오직 예수만이, 오직 보혈로만, 오직 십자가 사랑으로만 이 광야의 괴로운 여정을 완주하고 요단강을 건널 수 있겠지요? 그래서 저 거룩한 성 가나안에 마침내 닿을 수 있겠지요?

    보혈을 지나, 하나님 품으로,
    보혈을 지나, 아버지 품으로

    한걸음씩 한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인생 되기를.

    바라고 원해요. 기도해요.
    아빠. 아빠. 불쌍히 여겨주세요. 우리 아버지.

    Liked by 1 person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금송아지 사건은 광야 시대의 주요 사건입니다. 성막을 지어 하나님께 예배하며 사는 백성으로 살라는 명령을 모세에게 내리시는 동안에 시내산 기슭에 모여 있던 백성은 아론을 재촉하며 금송아지를 만듭니다. 처음부터 금송아지를 만들자고 한 것은 아닙니다. ‘모세가 어떻게 되었는지 모르겠으니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주시오’라고 청합니다. 메시지 성경은 ‘Do something. Make gods for us who will lead us.’ 라고 번역합니다. 있을 수 있는 요청입니다. 우리는 32장을 읽으며 아론에 대한 의견을 형성하게 됩니다. 모세의 성격도 좀 더 알게 됩니다. 금송아지 사건은 지금까지 있었던 백성의 불평이나 균열과 차원이 다른 중대한 사안입니다. 금송아지 사건을 보는 랍비들의 시각이 한 가지 뿐인 것은 아니어서 ‘금송아지=우상=아론의 잘못’이라는 공식을 깨는 의견도 있고, 아론의 의도에 대한 긍정적인 해석도 있고, 심판 받은 3천명과 나머지 백성은 구별된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모세가 내려오지 않자 불안해진 백성이 아론에게 가서 청할 때는 우림과 둠밈으로 하나님의 뜻을 알아보는 것 같은 어떤 사인을 바랬다는 (뭔가를 해 보시오. do something!) 해석도 있습니다. 모세는 아론을 크게 책망하지만 칼의 심판에서 제외됩니다. 칼로 심판을 받은 3천명은 백성의 일부일 뿐 백성 모두 금송아지를 하나님으로 대체해 섬긴 것은 아니라는 해석입니다. 금송아지는 모세의 부재를 그리워하는 상징물이지 하나님을 대신하는 주물이 아니라고 해석합니다. 탈무드의 해설은 한 발 더 나아가, 산기슭에서 기다리는 백성을 인도하는 일은 아론과 훌이 같이 맡고 있었는데 금송아지 사건에서 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다는 점에 유의합니다. 탈무드는 훌은 백성의 요구에 응하지 않아 죽임을 당하며 이를 본 아론은 백성을 진정 시키고자 ‘차악’을 선택한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레위 지파가 죽인 3천명은 전체 60만명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율법이라는 실타리에서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지혜와 윤리, 철학, 행동양식을 뽑아낸 탈무드는 유대교 랍비 전통의 결과물입니다. 기독교의 금송아지 사건 해석과 조금 다릅니다. 탈무드의 해석 또한 일률적이지 않습니다. 랍비 전승이라는 것 자체가 해석을 재해석하고, 주석에 또 주석을 다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말씀은 일종의 분수령과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는데 갑자기 카메라가 기다리는 백성을 비춰줍니다. 카메라에는 차분하게 기도하며 기다리는 무리가 아니라 금송아지 앞에서 춤추며 노래하는 백성들이 잡혔습니다. 레위 지파는 칼을 차고 진영을 휩씁니다. 이것을 메시지 성경은 레위 지파의 안수식 ‘ordination’ 이라고 부릅니다. 마지막 절은 살아남은 백성 중에도 여호와의 보응을 받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아침에 우리의 연약함을 봅니다. 모세의 불같은 성격, 아론의 유약함, 백성의 조급함…나는 하나님 앞에 부스러지고 날라가 버리는 -마치 금송아지를 녹이고 녹인 덩어리를 갈아 가루로 만들고 그 가루를 마시는 백성처럼- 허물 많은 존재입니다. 거룩하신 하나님과 함께 하는 백성, 거룩한 선민인 우리가 성경 한 페이지를 넘기니 천박하고 추한 존재가 되어 주저 앉아 버립니다. 겸손한 마음으로 주님께 나갑니다. 주님, 나를 불쌍히 여기시고 도와주세요. 주님 앞에 조용히 앉아 주님의 마음을 읽고 배우고 닮아가는 일에 성실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Do something 과 Be still 에 맞는 시간과 공간을 분별할 수 있는 지혜를 주세요.

    Liked by 2 people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키리에 주님

      Like

  4. gachi049 Avatar
    gachi049

    모세는 하나님의 종으로 그분과 사십일 동안 깊은 사귐을 통하여 그 분의 위엄을 알고 뜻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므로 명령에 따라 백성들을 이끌어가야 함에도 교만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마치 하나님인양 이미 백성들이 우상을 숭배하는 배신의 행위를 하나님께서 아시고 계심을 무시하고 귀한 돌판을 훼손하는 무례한 행동을 저질렀습니다. 또한 아론은 백성들의 요구에 견디지 못하고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숭배하는 어리석은 일들을 저질렀습니다. 모세와 아론 모두는 인간인지라 눈에 보이는 우상에 매몰되어 씻을 수 없는 죄를 범하였습니다. 지금도 믿음의 공동체에서 자주 하나님 말씀 보다 눈에 보이는 것에 매몰 되어 성령을 근심케하는 잘못된 행동을 하곤 합니다. 

    주님! 성령께서 믿음의 공동체 각자에게 왕으로 임재하셔서 통치하여 주심으로 밀씀에 순종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써 품격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Liked by 2 people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Like

Leave a reply to tenderlya0860fa447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