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5장 1-9절: 내가 머물 성소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25장부터 31장까지는 성막에 대해 모세가 받은 하나님의 지시 사항이고, 32장부터 40장까지는 하나님의 지시대로 성막을 만드는 이야기다. 출애굽기의 절반 정도가 성막에 대한 기록이라는 사실은 그것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이다. 현대 독자에게는 지루할 정도로 성막과 성물에 대한 기록이 자세하게 이어지는데, 인내심을 가지고 읽고 묵상할 필요가 있다.

주님께서는 모세에게, 성막을 지을 수 있도록 백성에게 예물을 바치게 하라고 명하신다(1절). “예물”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터루마’인데, 이것은 “높이 들다”라는 의미다. 받는 사람에 대한 감사와 감격을 표현하기 위해 예물을 번쩍 들어 바치는 행동을 연상시킨다. “누가 바치든지, 마음에서 우러나와 나에게 바치는 예물이면 받아라”(2절)고 덧붙인 이유다. 

이 예물은 성막과 그에 속하는 부속품들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3절부터 7절까지 나열된 물품 목록의 용도는 차후에 밝혀진다. 8절에서 주님은 예물의 용도를 밝히신다. “성소”는 히브리어 ‘미쉬칸’의 번역인데, “머무름”을 의미한다. ‘미쉬칸’은 우리 말로 “성소”, “성막”, “장막”, “회막” 등으로 번역되었다. 하나님은 성막 안에 머무르겠다고 약속하신다. 그러기 위해서는 하나님께서 지시하는 대로 성막과 기구들을 만들어야 한다(9절). 

묵상:

하나님은 무소부재하신 분입니다. 바울 사도의 말대로, 그분은 “모든 것 위에 계시고 모든 것을 통하여 계시고 모든 것 안에 계시는 분”(엡 4:6)입니다. 그것을 생각하면, “내가 그들 가운데 머물 수 있도록, 그들에게 내가 머물 성소를 지으라고 하여라”(8절)는 그분의 말씀은 모순처럼 들립니다. “내가 그들 가운데 머물 수 있도록”이라는 말은 “지금은 그들 가운데 머물고 있지 않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입니다. 

온 세상에 충만하신 분이 “그들 가운데 머물 곳”을 마련하라고 하신 이유는, 하나님의 필요 때문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의 필요 때문입니다. 인간은 물질 세계 안에 갇혀 있습니다. “Out of sight, out of mind”라는 속담은 우리의 물리적 속성을 잘 표현한 말입니다. 믿는 이들은 하나님이 무소부재하시다는 사실을 알지만, 그분의 영적 속성 때문에 그 사실을 너무도 쉽게 망각합니다. 그래서 물리적인 어떤 상징물을 통해 영이신 하나님이 지금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일깨워야 합니다. 그것이 성막을 지으라고 지시하신 이유입니다. 

성막은 그들 가운데 거하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에 대한 “보이는 상징물”입니다. 성막과 성물을 귀한 재료로 만드는 이유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을 기억하게 하려는 뜻입니다. 성막을 지은 후, 하나님에게 눈 뜨지 못하고 성막과 성물을 우상처럼 대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물질적인 상징물이 없으면 하나님을 망각하고, 상징물이 있으면 그것에 붙들려 하나님을 망각하는, 우리는 참 딱한 존재들입니다.

기도:

영이신 주님, 육신의 눈을 감고 마음의 눈을 떠 주님을 바라봅니다. 알고 보면,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주님의 임재를 지시하는 상징물입니다. 주님은 저희 위에 계시고 저희 가운데 계시며 저희 내면에 계십니다. 저희가 사는 것도 주님 안에서 사는 것이고, 죽는 것도 주님 안에서 죽는 것입니다. 오늘도 주님을 호흡하며 삽니다. 기도로써 이 진실에 깨어나게 하시어 오늘도 이 땅에서 천국을 걷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을 기도드립니다. 아멘. 

5 responses to “출애굽기 25장 1-9절: 내가 머물 성소”

  1. billkim9707 Avatar

    저의 몸과 영혼에 그리고 가정에 교회와 사회에 나라와 온세상에 함께하시는 주님께 모든 재물과 시간과 재능과 생각과 영혼과 삶을 기꺼히 주님께 드리는 거룩한 산제물이 예수님을 통해서 되어 주님께서 기쁘게 받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비록 육신의 장막은 쇠약해져 가지만 영혼은 날로 새로워 지고 거룩한 영으로 충전되어 주님의 발아래 부끄러움이 없이 내려놓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도와 주십시오. 아멘.

    Liked by 2 people

    1. gachi049 Avatar
      gachi049

      아멘!!! 할렐루야!!!!

      Like

  2.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께서는 우주만물을 창조하시고 피조물을 다스리시며 무소부재하신 분임을 알 수 있도록 주님의 마음과 눈을 믿음의 공동체에게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하여 죄악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믿음의 형제 자매들을 할 수만 있다면 무너뜨리려는 세력들을 분별할 수 있는 은총을 허락하심을 통해 굳건한 믿음으로 지상천국을 살아가는 모두가 되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Liked by 2 people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하나님께 예물을 가져오라고 하십니다. 바치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서 바치는 자들의 예물을 받으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은 주시는 분 Giver 이시고 백성은 받는 입장이었는데 백성에게 예물을 바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물의 목록을 주시면서 그 예물들로 성소를 지으라고 하십니다. 성소에서 백성과 함께 살 것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성소에 사신다 (머문다)는 말씀인가요 백성과 함께 살겠다는 말씀인가요. 같은 말씀인가요, 미미해도 차이가 있는 다른 말씀인가요. 모든 것을 지으시고 모든 것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인간이 뭔가를 드릴 수 있다는 게 가능한가요. 하나님도 필요한 게 있으실까요. 아닐겁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처럼 원하는거, 갖고 싶은거가 있을 것 같지 않습니다. 백성과 함께 계실 곳이 필요해서 성소를 지으라는 뜻도 아닌 것 같습니다. 성소에만 계실 것은 아니니까요. 성소를 지으라는 말씀도 의외입니다. 앞으로 백성이 들어가 살게 될 땅에 성소를 지으라고 하시면 그건 이해가 됩니다만 여긴 광야이고 광야는 가나안까지 가는 중에 거쳐가는 곳입니다. 광야에 짓는 성소/성막은 임시 건축물입니다. Giver이신 하나님께 백성이 드림으로써 백성도 Giver 가 되고, 성소를 지음으로써 건축자 Builder 가 됩니다. 하나님의 일에 동참하라는 초대일까요. 파라오의 땅에서 파라오의 명령을 받아 파라오의 건축물을 짓던 것과 다릅니다. 성소는 하나님이 백성과 함께 사실 집입니다. 성소는 하나님께서 머무실 곳이지만, 하나님은 이미 백성과 함께 계십니다. 성소 -광야에 지은 가건물-에 계시는 하나님은 성소를 짓는 백성의 마음 안에 계십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하나님께 예물을 바치는 일을 통해 하나님을 기억하고 높이라는 뜻이겠습니다. 법과 규례의 형식으로 말씀하시지만 말씀에 담긴 하나님의 뜻은 백성의 동의와 동참입니다. 종으로 부르신게 아니라 백성으로 부르셨습니다. ‘바치고자 하는 마음이 우러나와서 바치는 자들의 예물 (2절)’을 받으라고 하시는 말씀 속에 하나님의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무엇을 드리는가 (예물의 목록)도 중요하지만 어떤 태도로 드리는가가 정말 중요합니다. willing to give 드리고 싶어서 드리는 것을 원하십니다. 광야에서 백성은 하나님의 임재를 여러 순간 여러 방법으로 느꼈을 것입니다. 이제 성막은 하나님 앞에 서 있는 자신들의 모습을 느끼는 곳이 될 것입니다. 맑고 시원한 강물을 보는것과 두 손으로 강물을 떠서 마시는 것의 차이라고 할까요.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은 나와 함께 있으라는 초대입니다.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을 빼앗기지 않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Liked by 2 people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집에서 맛보는 청명한 첫 아침입니다. 긴 여정을 마치고 어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으로, 또 돌아올 내 사람들을 주신 것 감사해요.

    출애굽기를 통독의 Death Valley라고 한다지요. 가나안 정주민들을 말살하고 땅을 차지하라는 이해하기 힘든 명령에 이어 길고 지루한 성막의 컵셉 묘사가 막 시작되는 듯 하네요. Death Valley처럼 건너기가 지독히 어렵지만 일단 건너면 늘 깨달음의 샘물을 만나곤 했던 그 곳. 이번에도 그런 샘물을 찾을 수 있기를.

    전능자가 거하실 성막. 그 성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자재들을 부터 예물로 준비해야 해요. 제일 흔한 염소털부터 진귀한 돌고래 가죽, 또 명품 향료와 고귀한 보석까지. 예물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비싼 값을 희생으로 치뤄야만 합니다. 또 마음을 쏟아 계획하고 좋은 것을 찾으려 정성의 예를 드리지요.

    남은 제 인생 자체가 주님께 헌정하는 한 곡의 노래 한 편의 well made 영화가 되기를. 이제 남은 인생의 시간들. 대부분의 시간은 마치 염소털 같겠지요? 때로는 돌고래 처럼 파도를 차는 시간, 홍옥같이 깨끗이 빛나는 시간들도 주시기를. 그 모든 시간들이 순결하게 씻어지고 합당하게 채색되어 주께서 기뻐받으실 거룩한 산재물로 다음어지기를.

    Lord prepare me
    To be a sanctuary
    Pure and holy
    Tried and true
    And with thanksgiving
    I’ll be a living
    Sanctuary for You.

    아빠 우리 아버지.

    Liked by 2 people

Leave a reply to tenderlya0860fa447 Cancel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