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7장 8-13절: 증거를 요구하는 마음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바로에게 다시 찾아갔을 때 일어날 일을 미리 알려 주신다.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내는 것이 하나님의 뜻인지를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보여달라고 요구할 것인데, 그 때 그 앞에 지팡이를 던지라고, 그러면 그 지팡이가 뱀으로 변할 것이라고 하신다(8-9절). 

그들이 바로에게 찾아가 이스라엘 백성을 놓아 달라고 요구하자,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바로는 그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증거를 보여 달라고 요구한다(10절). 모세는 아론에게 지팡이를 바로 앞에 던지라고 했고, 그러자 지팡이가 뱀으로 변했다. 

바로는 궁중 마술사들을 불러들인다. 그들은 술법으로 그들의 지팡이를 뱀으로 변하게 만든다(11-12절). 그러자 아론의 뱀이 마술사들의 뱀을 삼켜 버린다. 그것을 보고서도 바로는 “고집을 부리고”(13절) 말을 듣지 않는다. 그 정도로 마음을 돌릴 바로가 아니었다.  

묵상:

바로는 모세에게, 분명한 증거가 있으면 믿을 것처럼 말합니다. 하지만 그는 어떤 증거를 제시해도 믿지 않았습니다. 그가 마지막에 이스라엘 백성을 내보낸 이유는 모든 증거를 통해 하나님을 믿었기 때문이 아니라, 더 이상의 재앙을 견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증거를 요구할 때, 그의 마음은 안 믿기로 작정한 상태였습니다. 믿지 않기로 작정한 마음을 열만한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일 그에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려는 진심이 있었다면, 아론의 지팡이가 술법사들의 지팡이를 삼키는 모습을 보고 “뭔가 있구나!” 하고 자신의 불신을 돌아보았을 것이고, 파국에 이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갈릴리에서 활동하실 때, 바리새파 사람들이 와서 “하늘로부터 내리는 표징”(막 8:11)을 요구했습니다. 그분이 하나님에게서 왔다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분명한 이적을 보여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들의 마음 자세에 대해 깊이 탄식하시면서, “어찌하여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는가!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는 아무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12절)라고 답하셨습니다. “이 세대는 아무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라는 말씀은 “이 세대에게는 아무 표징도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마음이 이미 어두워져 있고 굳어져 있기 때문에 그 어떤 표징도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아론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모습을 보고 바로는 “저런 일쯤은 나의 술법사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지! 더 대단한 증거를 가져 와!”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술법사들의 지팡이에 일어난 일과 아론의 지팡에 일어난 일은 외면 상으로는 유사해 보입니다. 하지만 외견 상으로 유사하다 해서 본질도 같은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을 믿고 산다는 말은 외견 상 우연처럼 보이고 사고처럼 보이는 현상 속에서 하나님의 손길을 보고 살아간다는 말입니다. 그렇게 살 때, 우리는 매일 기적을 누리고 살게 됩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마음의 눈을 열어 주시어 온 세상에 가득한 주님의 율동을 보게 해주십시오. 저희의 마음의 귀를 열어 주시어 온 우주에 가득한 주님의 음성을 듣게 해주십시오. 매일 사는 것이 기적임을 알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7 responses to “출애굽기 7장 8-13절: 증거를 요구하는 마음”

  1. billkim9707 Avatar

    우선 세상의 가치관을 생각과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하늘의 지혜를 간구하는 이중 인격자 입니다, 세속적인 마술에 현혹되어 그토록 귀한 표징을 보지못하는 우둔한 존재입니다, 그러나 십자가의 은혜를 붙잡고 매일 매일 주님 닮아가고 말씀에 순종하기를 원합니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와도 순종의 삶을 살아내도록 도와 주십시오. 이웃을 높이고 섬기는 삶을—-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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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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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gachi049

    원죄로 인하여 눈에 보이는 재물, 권력, 향락 등 만을 추구하는 습성이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믿음의 공동체가 가장 낮은 수준의 삶을 사는 것을 두려워하고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확신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입니다(히11:1)”라는 말씀 처럼 오직 하나님을 믿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험한 인생의 나그네 길에 성령께서 동행하여 주심을 통해 주님을 향한 믿음 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간구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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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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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파라오의 궁 안에서 일어나는 일은 지금 우리 현실에서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나를 설득해 보시오, 증명해 보이시오, 내가 믿게 만들어 보시오 convince me, prove yourself, make me believe… 한국의 대통령이 탄핵되기 까지 여러 달 계속된 시위 -빨리 탄핵 하라는 시위와 탄핵하면 안된다는 시위-도 증명의 과정이었습니다. 자기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법정에 서고, 거리로 나오고, 신문에 썼습니다. 미국도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곧바로 불법이민자 추방에 나섰습니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는 정권이라고 증명하기 위해서 입니다. 정부 기관의 인력을 줄이거나 아예 문을 닫는 방법도 썼고, 예산을 없애거나 기금을 중단하겠다는 으름짱을 놓기도 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이 스스로 가장 잘한다는 것이 ‘협상’입니다. 협상의 기술에 있어 자기가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많이 들었던 단어에 ‘딜 deal’이 있습니다. 툭하면 이 딜이라는 단어를 씁니다. 광고 선전문구에도 베스트 딜 the best weekend deal, 상대방하고 합의를 볼 때 let’s make a deal, 별 일 아니니 걱정 말라고 할 때도 딜 it’s not a big deal 이라고 하는 걸 보았습니다. 소비자에게 (지갑을 여는 쪽에게) 유리한 딜인 것 처럼 말하지만 딜을 끝내고 (돈을 지불한 뒤에) 돌아서서 생각하면 결국 줄 돈을 다 줬거나, 더 줬다는걸 알게 됩니다. 혹여 값을 덜 줬다면, 대신 뭐가 빠져도 빠진거였습니다. 그래도 많은 경우 대놓고 사기를 당한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은 ‘딜-협상’을 했다는 일종의 뿌듯함 때문이었습니다. 그것은 곧 딜을 하면 책임도 양쪽이 나눠진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파라오 앞에 선 모세와 아론은 딜을 하러 간 게 아니지요. 파라오도 딜을 하자고 제안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본문은 협상의 현장 같은 느낌을 줍니다. 아론이 이적을 보이자 파라오도 같은 이적으로 응수합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파라오가 이렇게 나올 것이라고 이미 말씀하셨습니다. 파라오의 계산법에 ‘손해’는 없기 때문입니다. ‘앉아서 당하는’ 일은 없습니다. 파라오는 스스로를 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을 상대하는 길은 신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밖에 없겠습니다. 파라오가 증거를 요구할 때는 증명해 보아라, 나를 설득해 보아라 하는 차원으로 들리지만, 나는 안 움직인다, 나는 신이다, 내 뜻 뿐이다 라는 생각이 바뀔 리 없다는게 바탕에 깔려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세와 아론은 왕(사람)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사상과 철학, 전통, 역사 곧 세상을 상대하는 것인지 모릅니다. 파라오를 설득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세계를 여는 것이 모세가 지금 하는 일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 떠올립니다. 평화를 주러 온 것이 아니라 칼을 주러 왔다…협상이 아니라 항복이라는 뜻일까요. 딜이 아니라 옛 자아의 완전정복이라는 뜻일까요. 주님을 묵상하며 겸손히 따르기를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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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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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비가 내려 어두운 아침입니다. 표징의 요구. 바로와 첫번째 만남에서의 일인지, 두번째 만남에서 일어난 일인지는 불분명해요. 아론의 지팡이가 뱀으로 변하는 이적. 연이은 보여진 애굽 술사들의 동일한 능력. 애굽의 현자와 술사들로 다 할 수 있는 일이니 애굽의 승리? 그런데 아론의 지팡이가 술사들의 지팡이를 삼키는 것은 그들에게 좀 찜찜한 뒷맛을 주었을 듯 해요.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고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하지요.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눈에 보이는 표징을 구할 때가 사실 많은 것 같아요. 실망과 낙심이 찾아오고, 기도가 쓸모없이 느껴지며, 우울과 불안의 수렁속을 헤맬 때…

    그럴 때, 세밀한 주님의 음성이 귀에 들려오길. 광야에서 내려주셨던 만나, 유월절 어린양의 피, 그리고 대속의 사랑과 능력을 내 영으로 다시 기억하게 하시고 다시 일어나게 하시길.

    십자가 십자가 내가 처음 볼 때에 나의 맘에 큰 고통 사라져. 처음 믿고서 내눈 밝았네. 내 눈을 밝히셔서 믿음이 증거가 되고 삶이 순례의 여정이 되며 이 보잘 것 없는 인생이 나의 간증이 되게 하시기를.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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