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6장 14-27절: 믿음의 전승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저자는 이 지점에서 모세의 족보를 소개한다. 족보는 이스라엘(즉 야곱)의 첫 아들 르우벤(14절)과 둘째 아들 시므온(15절)의 자녀들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레위는 레아에게서 얻은 셋째 아들이다. 그에게는 세 아들이 있었는데(16절), 둘째 아들 고핫에게서 모세가 나왔다(17-19절).

아므람은 요게벳과 결혼하는데, 나이 어린 고모였다(20절). 율법은 근친 간의 결혼을 금지하는데, 이 결혼은 율법이 주어지기 이전에 이루어졌다. 종족 보존이 중요한 가치였던 고대에는 근친 간의 결혼이 흔했다. 아므람에게는 딸 미리암이 있었지만, 당시의 관습대로 족보에는 두 아들 이름만 기록되었다. 

족보는 고핫의 다른 아들들의 자손들을 소개한 다음(21-22절), 이스할의 아들 고라의 자손을 따로 소개한다(23절). 이렇게 선택적으로 족보를 소개한 이유는 그 가문이 후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고라는 모세에게 대적하다가 죽임을 당했는데, 그의 자손들은 죽음을 면했다(민 26:11). 고라의 후손들은 후대에 성전 문지기(대상 9:19)로, 요리사로(대상 9:31), 노래하는 자(대상 15:19)로 섬겼고, 시편에 여러 편의 “고라 자손의 노래”(42편, 44-49편, 84-85편, 87-88편)를 남겼다. 

아론의 큰 아들 엘르아살은 “부디엘의 딸”(25절)과 결혼한다. “부디엘”은 이집트 이름이다. 그 아들 “비느하스” 역시 이집트 이름이다. 이것은 당시 히브리 사람들이 이집트 사람들과 통혼한 예가 적지 않았다는 뜻이다. 비느하스는 모압 평야에서 모압 여인과 동침하는 이스라엘 사람을 창으로 찔러 죽여서 유명해졌다(민 25:10-13). 비느하스는 후에 “하나님을 향한 열심”의 상징적 인물로 기억되었다.

묵상:

족보는 “축약된 역사”라고 했습니다. 모세의 족보에 나오는 대다수의 이름들은 지금 우리에게는 낯설지만, 고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이름 하나 하나가 역사를 기억하게 해주었습니다. 하나의 이름을 읽을 때마다 마음 속으로는 그 사람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상상했을 것입니다. 그 내용을 아는 사람들은 때로 놀라고, 때로 감탄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거룩하게 산 사람의 아들이 왜 그렇게 악하게 살았을까?” 혹은 “그토록 악하게 산 사람에게서 어떻게 이토록 거룩한 아들이 나왔을까?” 혹은 “아,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네!” 같은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하나님에게는 손자가 없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버지나 어머니가 좋은 신앙인이라고 해서 그 신앙이 자손에게 그대로 대물림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믿음은 각자의 몫이요 각자의 결단입니다. ”부모의 믿음이 좋다면 자녀의 믿음도 좋아야 하지 않느냐?“는 말은, 뒤집으면, 불신앙의 부모에게서는 불신앙의 자녀만 나와야 한다는 뜻이 됩니다. 물질적인 유산이 대물림 되는 것도 억울하고 부당한데, 영적인 유산까지 그대로 대물림 된다면 그것처럼 부당하고 억울한 일은 없습니다.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은 자손들에게 믿음을 물려줄 수 없다는 사실로 인해 안타까움을 느낍니다. 하지만 물건처럼 자손에게 쥐어 줄 수는 없어도, 속수무책인 것만은 아닙니다. 자녀의 믿음을 위해 기도하며 믿음으로 사는 본을 보일 수 있습니다. 그것이 무력하고 느려 보여도 그것 밖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내 자녀를 나보다 더 사랑하고 아끼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믿고 의지하며 신실하게 믿음의 길을 간다면, 그 믿음이 자손들에게 전해질 것입니다.  

기도:

주님, 자녀들에 대한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십시오. 저희의 믿음을 바로잡아 주셔서 자녀들이 저희를 통해 주님을 찾게 도와 주십시오. 믿음의 전통이 저희에게서 끊어지지 않도록 지켜 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 

7 responses to “출애굽기 6장 14-27절: 믿음의 전승”

  1. billkim9707 Avatar

    제 자신보다 더 저희 자녀들의 영혼 구원을 원하시는 은혜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믿음이 필요 합니다. 권면을 해도 듣지않는 자녀들에게 오직 주님의 은혜를 기도로 주님의 사랑의 삶으로 보여주는 삶을 살아 내도록 도와 주십시오. 언젠가는 십자가 은혜를 지나 하나님 아버지 품으로 인도하시는 성령의 능력을 보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아침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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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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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햇살이 포근한 월요일 아침입니다. 그렇지만 한 주 내내 비소식이 있네요. 오늘은 모세와 아론의 족보 이야기. 모세와 아론이 레위의 계보라는 것을 알수 있네요. 그리고 모세의 어머니 요게벳이 모세 아버지의 고모라는 근친혼 이야기가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Mother’s Day를 축하하며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어 행복했던 특별한 주말이었습니다. 모처럼 큰 아들이 식기도를 했고 짧지만 진실한 기도가 저와 아내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네요.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의 하나님, 그 분이 믿음의 족보를 타고 내리셔서 그 후손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능력을 주셨듯이, 저와 아내의 하나님이 아이들의 또 그 아이들의 아이들의 하나님이 되어주시기를 간절히 구하는 아침입니다.

    그들을 부르시고 그 인생에 목적과 사명을 주시며, 시냇가에 심은 나무와 같이 시절을 따라 열매 맺는 인생이 되게 하시기를. 두려움을 이길 믿음을 실패와 낙심을 이길 소망의 능력을, 불만와 좌절을 이길 사랑의 능력을 주시길. 공의를 찾고 인자를 사랑하며 주님과 더불어 겸손히 동행하는 인생, 종려나무 같은 삶이 되게 하시길.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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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모세와 아론이 누구이길래 이집트에서 나오는 큰 일을 맡았을까 하는 궁금증에 대한 답의 일부로써 야곱의 아들들 이름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기근 때문에 이집트로 이주한 야곱의 아들 중에서 몇 명을 말하고 모세와 아론의 부모인 아므람과 요게벳을 언급합니다. 요게벳이 아므람의 아버지 고핫의 여동생이었으니 고모와 조카의 결합으로 아론과 미리암과 모세가 태어납니다. 아므람의 다른 형제들 자손도 나오고, 아론의 아들들 이름도 언급이 됩니다. 여러 이름들이 나오는데 모세의 아들들 이름은 없습니다. 저자가 누구는 언급하고 누구는 생략한 이유를 알 수 없습니다. 성서에 나오는 인물 가운데는 인물 자신이 중요할 때도 있지만 그 인물을 통해 사람의 보편적인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경우도 허다한 것을 기억합니다. 모세의 족보는 그 자체로는 대단해 보이지 않습니다. 야곱의 세째 아들 레위, 레위의 둘째 아들 고핫, 고핫의 큰 아들 아므람이 모세의 아버지입니다. 모세는 미디언 광야에서 이드로의 딸 십보라와 결혼을 해서 삽니다. 아론에겐 아들이 넷 태어납니다. 본문에는 조상의 이름 외에는 별다른 정보가 없습니다. 배우자의 이름이나 몇 살까지 살았는지 정도만 나오는데 이것도 몇 사람 뿐입니다. 족보 만으로 뭔가를 발견하고 깨우치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그래도 족보는 중요합니다. 사람이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는걸 보여 주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족보가 없어도, 조상에 관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도, 나 이전에 무수한 사람들이 있었다는걸 기억하는 것이 힘이 될 때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기 부모나 조부모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기 이야기인데 부모가 등장합니다. 좋은 기억에서 나오는 이야기일 때도 있고, 전혀 아닌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부모가 아니고 부모 세대의 이야기를 할 때도 있습니다. 부모가, 앞세대가 나의 일부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이야기가 조상 이야기로 이어지는 겁니다. 과학적으로는 유전인자가, 유전물질이 인류의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나는 누군가로부터 유전자를 받았습니다. 그 유전자를 준 사람이 누구인지 이름은 모르지만 언제 어디엔가 존재했던 사람입니다. 유전물질을 재단 (cutting) 할 수 있는 연구, 이른바 ‘유전자 가위’ 연구로 두 여성 과학자가 노벨 화학상을 받았습니다. 2020년의 일입니다. 사람을 포함한 여러 종류의 생명체의 유전자를 편집할 수 있습니다. 족보의 기록에 편집이 들어가듯, 유전 물질의 전달에 편집이 가능하다고나 할까요. 신기하면서 또 많이 무서운 일입니다. 불치병과 의학적 난제가 정복된다는 가능성 측면에선 신기하고 감사한 일이지만 누가 결정하는가, 어떤 유전자를 어떻게 재단하는가 하는 결정은 누가 하는가를 생각하면 많이 무서워집니다. 모세와 아론은 하나님의 명령을 가지고 백성에게 갑니다. 모세의 족보가 그를 이스라엘 사람이라고 증명합니다. 나의 존재를 증명하고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무엇이 나를 나라고 하는가. 나는 나의 무엇을 남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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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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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아무리 족보가 영적으로 훌륭해도 또는 사회적으로 상위급 혹은 하위급 족보에 속해 있다고 해도 현재 시점에서 서있는 곳, 즉 교회, 학교, 직장, 가정, 사회 어느곳에서 사용하는 언행이 신실한 크리스천 다운 언행으로 변하지 않으면, 믿음은 들음에서 생기고, 들음은 그리스도를 전하는 말씀에서 비롯된다(롬 10:17)는 말씀처럼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이 전승되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아직도 부족하고 연약합니다. 그러니 성령께서 동행하셔서 믿음의 공동체가 서있는 곳에서 신실하고 참된 하나님의 백성다운 품격을 유지하고 사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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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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