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4장 1-17절: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

2–4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앞에서 모세는 하나님의 부름에 대해 핑계를 대며 두번 사한다. 첫번째는 자신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이유로, 두번째는 하나님의 이름을 알려 달라고 요구한다. 그 때마다 하나님은 친절하게 모세를 설득하신다. 하지만 모세는 여전히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모세는 세번째로 또 다른 구실을 하나님께 제시한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의 말을 믿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여쭌다(1절). 그러자 하나님은 그가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던져 보라고 하신다. 그대로 하니 그 지팡이가 뱀으로 변한다. 모세가 놀라 뒷걸음 치니, 하나님은 그에게 뱀의 꼬리를 잡으라고 하신다. 그렇게 하니 뱀이 다시 지팡이로 변한다(2-4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그 이적을 보여주라고 하신다(5절).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하셨는지, 하나님은 모세에게 손을 품에 넣어 보라고 하신다. 손을 품에 넣었다가 꺼내 보니 “그 손에 악성 피병이 들어서, 마치 흰 눈이 덮인 것 같았다”(6절). “악성 피부병이 들어서”는 번역자가 첨가해 넣은 것이다. 어안이 벙벙해진 모세에게 하나님은 손을 다시 품에 넣으라고 하신다. 말씀대로 하얘진 손을 품에 넣었다 빼니, 피부가 원상으로 회복되었다(6-7절).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지팡이 이적을 믿지 않으면 피부병 이적을 보여 주라고 하신다(8절). 그래도 믿지 않으면 나일강 물을 퍼다가 땅에 부으라고 하신다. 그러면 피로 변하게 될 것이라고 하신다(9절).

그러나 모세는 여전히 하나님의 부름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네번째로 그는, 자신이 지도자가 되기에는 말재주가 없다는 핑계를 댄다(10절). 그러자 하나님은 그에게, 할 말을 알려 줄 것이며 말하는 것을 도와 주겠다고 답하신다(11-12절). 모세는 더 이상 하나님의 부름을 거부할 핑계를 찾을 수가 없었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그는 “주님, 죄송합니다. 제발 보낼 만한 사람을 보내시기 바랍니다”(13절)라고 간청한다. 다섯번째에 이르러 하나님은 “크게 노하시어” 그의 형 아론이 말을 잘 하는 사람이니 그를 붙여 주겠다고 말씀하다(14절). “그가 지금 너를 만나러 온다”는 말씀은, 하나님이 아론에게 따로 나타나셔서 불러내셨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한다. 

하나님은 두 사람과 늘 같이 할 것이며, 아론은 모세에게 대변자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15-16절). 하나님은 모세에게, 가서 손에 잡고 있는 지팡이로 이적을 행하라고 하신다(17절).

묵상:

모세는 하나님의 부름에 대해 다섯 번이나 사양을 합니다. 처음에는 그럴 듯한 핑계를 대다가 마지막에는 자신은 아니라고 무조건 사양 합니다. 하나님께 선택받고 부름 받는 것은 영예로운 일입니다. 하지만 그 부름에는 그만한 희생과 고난이 따릅니다. 모세는 하나님에게 선택 받았다는 영예보다는 그 선택에 따른 희생과 고난을 더 무겁게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는 이제 80 줄에 들어선 노인입니다. 젊은 시절에 그런 야망을 품어 보기는 했지만 이제는 모든 야망을 내려 놓고 노후나 즐길 나이입니다. 그는 40년 동안의 광야 생활로 인해 이집트의 앞선 문명을 맞설 능력도 모두 잃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생각하면 하나님의 부름에 즉각 응답하고 따라 나서는 것이 더 이상한 일입니다. 모세가 거듭거듭 사양하는 것은 너무도 이해가 되는 일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거듭거듭 그를 설득하여 장도에 나서게 하십니다.

왜 하나님은 짱짱한 나이에 모세를 부르지 않으셨을까요?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열정이 부글부글 끓어 오를 때, 그의 정신과 육신이 팔팔할 때 그리고 이집트의 정치와 경제 상황을 꿰뚫고 있을 때에는 그를 미디안 광야에 내버려 두셨습니다. 그 아까운 인재가 양치기로 썩고 있을 때 침묵 하시던 하나님은 왜 이제서야 모세를 불러 이 거대한 일을 하게 하셨을까요? 

이스라엘을 이집트로부터 해방시키는 일은 모세의 인간적인 능력으로 할 일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모세에게서 하나님께 필요한 것은 열정도, 능력도, 힘도 아니었습니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보는 듯이 바라보며”(히 11:27) 나아갈 수 있는 믿음이 필요하셨습니다. 그래서 그의 인간적인 모든 요소들이 늙고 낡아갈 때 하나님은 그를 불러 내셨습니다. 

그랬기에 모세가 거듭거듭 사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그 모세를 설득하여 끝내 장도에 오르게 하신 것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기도:

주님, 아직도 주님 앞에 저희가 무엇이나 되는 양, 무슨 능력이 있어서 그것으로 주님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양, 착각하고 있는 저희의 모습을 대면합니다. 저희가 철저히 무용해질 때 주님께 유용해진다는 것을, 저희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낮아질 때 주님께서 높여주신다는 것을, 저희로 깨닫게 해주십시오. 무익하고 무용한 저희를 받으셔서 주님 마음대로 하십시오. 저희는 주님 안에 머무는 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아멘.  

9 responses to “출애굽기 4장 1-17절: 약할 때 강함 되시는 하나님”

  1.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께서 팔십여년 동안 모세를 지켜보시고 주님의 때에 이집땅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출하시기 위해 교육 하시는 모습이 마치 부모가 자녀를 가르칠때 투정부리는 어린자녀를 달래는 모습을 보는 듯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에서 힘도, 능력도, 가진것도 없고, 지혜도 없는 자를 불러 상상할 수 없는 강함 주심을 깨닫게하시니 감사합니다. 주님. 현재에 만족하고 말씀안에서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나그네길에 성령께서 동행하셔서 해야할 일을 알려주시고 행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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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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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billkim9707 Avatar

    저희들의 생각보다 늦지만 주님의 계획과 뜻이 이루워진것을 보았고 표징을 몇번이나 체험했습니다, 그런데도 안전지대에 안주하며 게으름을 부리고 요즈음에는 더 나이를 핑계대는 졸속입니다, 연약하고 무지한 형편이지만 온전히 전지전능의 창조주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을 의지하고 주님의 영혼구원 계획에 동참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주져하지않고 온전히 순종하는 믿음을—-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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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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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gachi049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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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간밤에 단비가 대지를 촉촉히 적셔주었네요. 바깥 공기가 상쾌하고 시원한 아침입니다.

    사명과 메시지에 이어 능력을 주시는 하나님. 하나님이 정말 나타나셨나는 증표로 모세에게 이적의 능력을 주시고, 혀가 둔한 그를 대언할 동역자 아론을 보내주십니다.

    메트로를 타고 출근합니다. 날씨가 좋아서인지 기차안이 평소보다 붐비네요. 제게 오늘 허락하신 일, 가족, 공동체. 그 허락된 인생의 자리가 보내심을 받은 자리임을 기억하는 하루가 되었으면. 홀로 보내지는 것이 아니고 은사와 동역자들을 함께 주셨음도 기억하며 담대한 믿음으로 끝까지 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었으면.

    빵 다섯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주께 함께 내드릴 때, 그 위에 주께서 축사하시므로 배고픈 무리들을 먹이는 그런 기적을 함께 경험하는 교회, 그런 놀라운 능력의 인생, 또 공동체가 되기를.

    아빠 아버지.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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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창세기에 하나님께서 악한 소문으로 들끓는 소돔과 고모라를 심판하려는데 아브라함이 나서서 막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 두 번 ‘재고해 보시지요’ 하는게 아니라, 여러번 말립니다. 네고시에이션 negotiation 이라도 하는 듯이 하나님과 대화를 합니다. 아브라함은 조카 롯이 걱정되어 그랬습니다. 그 장면을 읽으면서 우리는 놀랍니다. 하나님의 인내심과 아브라함의 끈질김에 놀랍니다. ‘겁도 없이’ 하나님을 막아 서는 아브라함이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오늘 본문을 읽는데 그 장면이 떠오릅니다. 모세 역시 강적입니다. 하나님과 모세라는 설정을 잠시 잊고 두 사람의 대화라고 읽으면 누가 누구에게 부탁을 하는건지, 흔히 말하는 갑과 을이 누구인지 잘 모를 정도입니다. 모세는 글쎄요, 나는 별로…썩 내키지 않는데요, 납득이 안 가는데요…하는 입장이고, 하나님은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그저 예스만 하세요, 걱정 마시라니까요, 날 한 번 믿어 보세요…하는 것 같습니다. 코미디입니다. 모세의 간이 배 밖으로 나왔거나, 하나님 계획이 잘 안 풀리거나…버닝 부쉬 앞에 서서 이게 무슨 일일까 궁금했던 모세는 지금 긴 시간 -시간의 흐름이 잠시 멈춘- 내내 하나님과 마주하고 있습니다. 모세는 지금 정신이 없겠지요. 다 늙어서, 이제 무슨 기운이 있어서 이집트로 다시 간단 말입니까. 그것도 그저 가는게 아니라 파라오에게 가서 히브리 백성을 데리고 나가 예배를 하겠으니 협조해 주시요 해야 합니다. 파라오가 절대로 녹록지 않을텐데도 하나님은 가라고 하십니다. 모세는 이런 저런 걱정을 늘어 놓습니다. 누구라도 할 만한 걱정입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다 답하십니다. 재미 있는 게, 지금 모세는 리허설 중이라는 겁니다. 하나님은 모세가 파라오 앞에 서서 해야 할 일을 연습 시킵니다. 감독이신 하나님과 주연배우 모세의 리허설 장면입니다. 중요한 대사를 맡을 조연 배우도 오고 있다고 안심 시키면서..모세는 지금 타임 트레블도 하고 있습니다. 80살 노인이지만 젊고 힘 센 젊은이 같은 기상으로 파라오와 맞설 준비를 합니다. 정의감에 불타던 40세로 돌아가 파라오에게 요구할 기세입니다. 하나님께는 모세가 몇 살이든, 뭘 잘 하고 뭘 잘 못하는 지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어젠다는 백성이 이집트에서 나온다는겁니다. 나와서 가나안 땅에 들어가는게 그분의 계획입니다. 그 일을 맡기려고 모세를 부르십니다. 이집트의 노예 집단을 당신의 예배팀으로 바꾸시기로 하셨습니다. 당신의 뜻을 받들고 당신을 찬양하며 사는 것을 가장 즐거워하고 행복해 하는 사람들로 바꾸고 싶어 하십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스라엘은 ‘선택’을 받은 백성인게 분명합니다. 선민의식을 가질 만 합니다. 이스라엘에게 무슨 자격이 있어서, 대단한 공이 있어서 선택하신게 아닐겁니다. 그들은 그저 울 수 밖에 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여기서 하나님의 마음을 봅니다. 하나님은 능력주의 하나님이 아니십니다. meritocracy 사회는 출생이나 배경보다 실력을 먼저 본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보이지만, 능력주의 사회에선 수치화 할 수 없고 생산성으로 전환할 수 없는 것은 처음부터 계산하지 않는다는 맹점이 있습니다. 능력이 되지 않는 사람은 배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당신을 믿기를 원하시는 것 같습니다. 나를 믿으라고, 나를 믿고 내가 하자는대로 해 보라고 하십니다. 모세가 하기 어려웠던 예스! 그 예스를 묵상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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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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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issful2a0acacad4 Avatar
    blissful2a0acacad4

    쉽게 순종하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제대로 된 신념이나 바른 믿음이 있지도 못합니다.
    어렴풋이 어설프게 가지고 있는 나약한 믿음은 말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또 다른 사람들을 해치기도 합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학대하던 바로가 내 속에 있는것처럼 힘없는 믿음의 모세도 있는 듯 합니다.
    믿는 자들을 향한 일상의 초대는 곧 부르심이고 삶이 우리의 숙제 같습니다. 주님의 은혜로 주를 부르며 살아가는 크고 놀라운 일에 이미 쓰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늘 스스로를 돌아보며 내 속에 온전히 주님 향한 올바른 믿음과 겸손함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악하고 추한 마음의 어느 벽을 계속 닦고 닦고 깨끗이 깨끗이 그렇게 살아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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