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3장 17-25절: 은혜의 공동체를 위해

3–5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앞에서 저자는 “여러분의 지도자들을 기억하십시오”(7절)라고 했는데, 그들은 1세대 지도자들로서 이미 세상을 떠났다. 저자는 그들이 “어떻게 살고 죽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믿음을 본받으십시오”라고 권면한다. 그들은 삶과 죽음을 통해 믿음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증명했다. 

17절에서 저자는 지도자들에 대해 다시 언급하는데, 이들은 지금 독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곧이듣고”는 헬라어 ‘페이토’의 번역인데, 이것은 이해하여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그들에게 복종하십시오”라는 말은 무조건 맹종하라는 뜻이 아니라, 가르침을 잘 경청하고 분별하여, 바르다고 여겨지면 따르라는 뜻이다. 

“그들은 여러분의 영혼을 지키는 사람들이요”는 지나친 의역이다. “그들은 여러분을 위해 늘 깨어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요”라고 번역하는 것이 옳다. “이 일을 장차 하나님께 보고드릴 사람들입니다”라는 말은, 지도자는 자기 자신의 구원 만이 아니라 자신의 지도 하에 있는 사람들의 구원에 대해서까지 책임 져야 하는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는 뜻이다. 

영적 지도자의 무거운 책임을 강조하면서 저자는 그의 지도를 받는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인다. 그들은 지도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이 일을 하게 하고, 탄식하면서 하지 않게” 도와 주어야 한다. 지도자에게 있어서, 교인들이 겸손히 말씀을 경청하여 영적으로 성장하고 변화되는 모습을 보는 것처럼 기쁜 일이 없다. 그런 모습을 볼수록 자신의 소임에 열정이 생긴다. 정성을 다해 말씀을 전했는데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삶에 아무런 변화가 없을 때, 영적 지도자는 가장 낙심이 된다. 자신이 무익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되면, 그 해는 말씀을 듣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그래서 저자는 “그들이 탄식하면서 일하는 것은 여러분에게 유익이 되지 못합니다”라고 덧붙인 것이다. 

이렇게 말한 후에 저자는 자신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청한다. 여기서 “우리들”(18절)이라고 한 이유는 자신과 같은 영적 지도자들을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다. 그는 “양심에 거리끼는 것이 한 점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고, “모든 일에 바르게 처신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믿는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깨끗하고 바르게 살도록, 자신을 위해 중보해 달라는 뜻이다. 저자는 독자들을 방문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 일이 속히 이루어지도록 기도해 달라는 부탁도 덧붙인다(19절).

저자는 독자들에게 축복을 전한다. “영원한 언약의 피를 흘려서 양들의 위대한 목자가 되신 우리 주 예수”(20절)라는 표현은 히브리서 전체를 통해 논증하고자 했던 가르침을 요약한 것이다. 하나님은 그분을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이끌어내신” 분이다. 저자는, 예수님을 죽은 자들 가운에서 일으키신 하나님께서 독자들을 “온갖 좋은 일에”(21절) 알맞게 다듬어 주시기를 기원한다. 그럴 때, 그들은 하나님의 뜻을 행하게 되고, 하나님은 그분의 뜻을 이루어지는 것을 보신다. 그럴 때, 그들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광을 받으신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자신이 준 “권면의 말”(22절)을 잘 듣고 실천하기를 바란다는 희망을 전한다. 아울러, 그와 함께 있던 디모데가 감옥에서 풀려났다는 소식을 전한다(23절). 그가 자신에게 돌아오면 그들에게 함께 갈 것이라는 계획도 밝힌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모든 지도자와 성도”(24절)에게 인사를 보낸다. “이탈리아에서 온 사람들”은 이탈리아를 떠나 저자와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을 가리킨다. 이 사람들의 안부를 굳이 전한 것은 독자들이 이탈리아에 살고 있었다는 증거일 수 있다. 저자는 통상적인 인사말로 편지를 맺는다(25절).

묵상:

믿는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 안에서 공동체를 이루는 것은 필수입니다. 그것은 주님께서 직접 정하신 일입니다. 기독교 신앙은 홀로 수양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서로 섬기며 자라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그의 편지들에서 “서로”라는 부사를 자주 사용했습니다. 몸의 지체로서 서로 연합하여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어야만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룰 경우에는 영적 지도자가 필요합니다. 구약시대에는 혈통을 따라 지도자가 정해졌지만, 예수님 이후에는 믿음의 공동체에서 신앙과 인품이 구비된 사람을 지도자로 세웠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공동체에서 추천한 사람을 일정 기간 동안 교육시켜 영적 지도자로 세우는 전통이 만들어졌습니다. 한 공동체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제 역할을 하려면 영적 지도자를 중심으로 모든 지체가 연합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영적 지도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중요한 교훈을 줍니다. 그는 세상을 떠난 1세대 지도자들을 생각하며 “그들이 어떻게 살고 죽었는지를 살펴보고, 그 믿음을 본받으십시오”(7절)라고 말합니다. 이것은 교인들에게 하는 말이지만, 영적 지도자에게도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영적 지도자는 “삶과 죽음”을 통해 믿음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적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영적으로 늘 깨어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교인들의 영성을 위해 잘 섬길 수 있습니다. 장차 하나님 앞에서 자신들이 한 일에 대해 결산할 날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늘 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저자는 영적 지도자들에 관하여 교인들에게도 몇 가지 명령을 합니다. 교인들은 지도자들의 가르침을 헤아려 듣고, 바른 가르침에 대해서는 순종해야 합니다. 그럴 때 지도자들은 기쁜 마음으로 자신의 소임을 다할 것입니다. 영적 지도자들에게 가장 신나는 일은 교인들이 말씀을 경청하고 실천하여 영적으로 자라나는 것입니다. 반대로, 지도자의 가르침을 귓등으로 듣고 삶에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지도자는 낙심하게 됩니다. 자신이 아무 쓸모 없다는 느낌에 사로잡힙니다. 그런 영적 무력감으로 목회하는 것은 절망 그 자체입니다. 또한 그런 목회의 해는 고스란히 교인들이 받습니다. 

은혜로운 공동체는 지도자와 지도 받는 사람들이 각자 자신의 소임을 다할 때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소임은 다하지 않고 서로 상대방을 비판하면 그 공동체는 세워질 수 없습니다. 이 땅에서의 천국과 지옥은 결국 우리 스스로 만드는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를 그리스도의 몸으로 묶어 주시니 감사합니다. 교회 안에 여러 직분을 두시고 신실하게 직분을 섬기는 이들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특별히, 말씀을 가르치는 지도자의 역할을 위해 신실한 종들을 허락해주시니 감사드립니다. 말씀의 종들로 하여금 항상 깨어 있게 해주시고, 말씀을 받는 이들로 하여금 돈독한 마음과 순종의 영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 

7 responses to “히브리서 13장 17-25절: 은혜의 공동체를 위해”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연합감리교단에서 사진작가 사역을 하다 얼마 전에 은퇴한 폴 제프리 (Paul Jeffrey) 선교사가 있습니다. 전세계를 다니며 교단의 사역과 선교 현장을 스틸 사진 속에 담아 교회 인쇄매체를 받아 보는 독자들에게 전달했습니다. 생동감 있는 사진 한 장이 여러 마디의 글만큼, 혹은 글보다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했습니다. 페이스북에도 글을 올리는데 은퇴한 이후엔 주로 집 근처의 자연 사진이나 손자와 보내는 일과 등 사적인 글과 사진들입니다. 여선교회의 큰 행사에 스피커로 온 적도 있는데 지구촌 곳곳을 누비며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하고 렌즈로 순간을 포착하는 직업의 특성 때문인지 활기 있고 명쾌하게 말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의 글은 연합감리교단의 기준(?)보다 조금 더 진보쪽인 듯 보이는데 그가 인용하는 한 기자의 뉴스레터를 받아 보다가 소화하기 어렵게 급진적이고 공격적인 톤이 불편해서 구독을 끊은 일이 있습니다. 폴 제프리 은퇴 선교사는 카톨릭 교계의 동정에도 관심이 있었는데, 프란시스 교황이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후에 가자 지구의 카톨릭 교회 (Holy Family Church in Gaza City)와 정기적으로 한 전화 통화는 교황의 성품을 보여 주는 좋은 예가 되기도 하고, 좀 더 큰 컨텍스트로는 교회 지도자에게서 보고 싶은 리더쉽의 예가 되었습니다. 교황은 18개월 동안 매일 저녁 가자의 교회로 전화해 화상 통화를 했습니다. 교황은 가자 지구 사람들, 특별히 어린이들의 안부를 물었습니다. 가자는 로마보다 한 시간이 빠른데, 교황은 교회에 모인 어린이들이 그날 저녁에 뭘 먹었는지, 하루를 어떻게 보냈는지 물어봤답니다. 잠깐 휴전이 되어 가자 지구로 보급품이 잘 들어오던 때엔 성당 신부가 그날 저녁에 치킨윙을 먹었는데 너무 맛있었다고 하자 교황이 크게 기뻐했다는 글을 읽을 땐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였습니다. 교황은 스패니쉬, 이탈리안, 아랍어, 영어로 (번역앱을 썼을 것 같습니다) 전화 통화를 했답니다. 어린이들과 통화하고 아랍인 의사에게 인사를 하는 교황이 히브리서 저자가 그리는 사랑의 공동체를 정확하게 보여 주는 것 같습니다. 부활절 전날 토요일 저녁 통화가 마지막이었습니다. 폴 제프리 선교사는 교황 추모 행사장에 뜨는 여러 영상 중에서 천국에 도착한 교황을 만나러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손을 벌리며 달려 오는 AI 영상이 큰 감동과 위로를 주었다고 말합니다. 히브리서는 교회가 숨어야 하던 때, 몸을 작게 만들어 눈에 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던 때의 글입니다. 웬만하면 나서지 않아야 한다고, 잘못하면 그냥 죽을 수도 있다고, 두려워하는 신도들에게 보낸 글입니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이 하나님의 은혜라는 것을 되짚어 주고, 예수를 믿게 된 그들은 하나님의 뜻과 계획에 완벽하게 일치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없어지지 않을 영원한 나라의 일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쓴 편지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처럼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신앙의 공동체라면 매일 기억해야 하는 주님의 마음입니다. 매일 저녁 교황의 전화를 기다린 가자 교회의 사람들처럼 우리도 주님의 음성과 미소를 기다립니다. 살아 있음의 기쁨과 책임을 마음에 담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프란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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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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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버거웠던 한 주가 지나고 밤에는 단 비가 내렸습니다. 사순절을 함께 했던 히브리서. 공동체에 대한 권면과 인사로 마무리 되었네요.

    우리의 영원한 대세사장, 구원자 예수. 그의 보혈을 지나 우리는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죠. 죄의 결박이 풀렸어요. 자녀의 신분이 회복되었어요. 그러나 세상은 그대로 입니다.

    계속 어둠과 혼돈의 파도 가운데서 흔들이게 되죠. 고통과 실망으로 낙심하고 죄의 유혹에 넘어지게 되요. 이럴 때 주의 보혈을, 대속을 기억하고 닻줄 처럼 붙들어야 해요. 주의 완전하신 새 언약을 믿어야 해요. 믿기로 결단하고 믿음으로 살아갈 때 그것이 결국은 내 인생의 실상이 되고 증거가 되겠지요?

    마음의 눈이 열리길 원해요. 보지 못하던 것들이 보이고, 듣지 못하던 것이 들리며 주와 함께 좁은 길을 종일 걸어도 지치지 않을 그런 능력의 인생이 되었으면. 시냇가에 심은 나무처럼 시절을 좇아 열매를 맺는 인생이 되기를. 아이들로 그런 축복을 누리기를. 기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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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gachi049 Avatar
    gachi049

    사귐의 교회 믿음의 공동체 속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서로 격려하고 협력함으로 예수님의 마음을 배울 수 있는 은혜를 주심에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신실한 영적 지도자들을 만나게 해주신 주님! 감사합니다. 오늘날 모든 교회의 지도자들이 특히 말씀을 전하는 지도자들이 늘깨어 있게 하심을 통해 맡겨진 소떼와 양떼들 앞에서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해 기도 해달라”는 겸손하고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게 해주십시요. 세계 모든 교회가 사람 중심이 아니라 하나님 중심으로 주신 사명을 감당 할 수 있게 해주시고 사탄의 공격에 인간적인 방법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행하셨던 방법, 말씀으로 물리칠 수 있는 지혜를 허락해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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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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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ull9707 Avatar
    bull9707

    대통령 선거가 며칠 남지않은 모국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게하는 말씀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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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키리에 엘레이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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