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2장 1-3절: 믿음의 경주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고난을 이기고 달려갈 길을 다 달려간 믿음의 위인들의 이야기를 한 다음, 저자는 “그러므로”라는 접속사를 사용하여 독자를 결론으로 인도한다. 그는 독자들에게, “무거운 짐과 얽매는 죄”(1절)를 벗어 버리고 “우리 앞에 놓인 달음질을 참으면서 달려갑시다”(1절)라고 권면한다. “무거운 짐”은 겉옷을 가리키는 말로 보인다. “얽매는 죄”라고 표현한 이유는 죄가 영적 생활의 진보를 가로막는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기서 콜로세움의 경기 장면을 상상하고 있다. 관중석에는 “구름 떼와 같이 수 많은” 사람들이 경기를 지켜 보며 응원하고 있다. 저자는 그들을 “증인”이라고 부름으로써, 앞에서 열거한 믿음의 조상들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암시한다. 그들은 각자 자신의 경주를 마친 후에 관람석에 앉아서 뒤이어 달리는 경기자들을 응원하고 있다. 우리에게도 “앞에 놓인 달음질”이 남아 있다. 그 달음질을 완주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참으면서” 달려야 한다.

경주하는 사람이 골인 지점을 바라보고 달리는 것처럼, 믿음의 경주에 참여한 사람은 예수님에게 눈을 고정해야 한다. “바라봅시다”(2절)로 번역된 헬라어 ‘아포라호’는 “눈을 고정하다”라는 뜻이다. 현재 분사로 쓰였으니,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마십시오”라고 번역하는 것이 좋다. 예수님은 “믿음의 창시자요 완성자”이시다. 앞에서 저자는 예수님에 대해 “우리가 고백하는 신앙의 사도”(3:1)라고 표현했다. 우리의 믿음은 예수께서 “부끄러움을 마음에 두지 않으시고, 십자가를 참으심”으로 시작되었다. 그분은 “자기 앞에 놓여 있는 기쁨을 내다보고서” 그 고난을 견뎌 내셨다. 자신의 고난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 계획이 이루어질 것을 바라보셨다는 뜻이다. 그 믿음대로 그분은 부활 승천 하시어 “하나님의 보좌 오른쪽에” 앉으셨다.

“자기에 대한 죄인들의 이러한 반항”(3절)은 예루살렘에서 유대교 권력자들에게 모욕 당하시고 로마 병사들에게 고난 당하신 것을 가리킨다. 예수님은 그 모든 것을 “참아 내신 분”이다. “생각하십시오”라는 말은 “마음에 품고 묵상하십시오”라는 뜻이다. 그렇게 하면 “낙심하여 지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 표현에서 저자는, 독자들이 영적으로 탈진되어 있고 육신적으로 지쳐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어떤 이들은 내적인 회의로 인해, 또 어떤 이들은 외적으로 당해야 하는 시험과 박해로 인해 낙오할 찰나에 있다. 

묵상:

저자가 11장에서 믿음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길게 소개한 이유는 내적인 회의와 외적인 박해로 인해 믿음의 길에서 포기할 찰나에 있는 사람들을 격려하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그들에게, 인내로써 그들 앞에 놓인 경주를 완주하라고 격려하면서, 완주를 위한 두 가지의 힘의 원천을 소개합니다.

하나는 그들보다 앞 서서 믿음의 경주를 완주한 증인들의 응원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육신의 눈으로 볼 때 그들은 모두 죽었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그들은 모두 살아 있습니다. 그들은 하늘의 콜로세움을 가득 채운 채, 우리의 경주를 내려다 보면서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도신경을 통해 “거룩한 공회와 성도가 서로 교통하는 것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우리는 하나님 나라에서 우리의 경주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는 믿음의 조상들을 생각하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분은 하나님의 아들의 신분으로 우리 가운데 오셔서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가셨고, 가장 수치스러운 모욕을 당하셨으며,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난을 당하셨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가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기억한다면, 우리가 당하지 못할 모욕과 고난은 없을 것입니다. 그분이 어떤 고난을 당하셨고, 그 고난을 통해 우리에게 주신 약속이 어떤 것인지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결코 믿음의 여정에서 멈추거나 낙오하지 않을 것입니다.

믿음은 긴 경주입니다. 우리 앞에 놓인 길이 어떤 길인지, 얼마나 오래 달려야 하는지, 어떤 장애물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은 알 수가 없습니다. 또한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변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적 유혹과 외적 시험은 반드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고개를 들어 하늘의 콜로세움을 가득 채우고 응원하는 믿음의 조상들을 기억하고, 우리의 믿음의 창시자요 완성자이신 예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아니, 믿음의 길에 서 있는 동안 항상, 늘 이 두 가지 사실을 마음에 두고 살아야 합니다.

기도:

주님, 이 영예로운 경주에 불러 주셔서 감사합니다. 주님을 향해 오늘도 뛰어 갑니다. 하늘의 콜로세움의 응원석에 앉을 때까지 모든 유혹과 시험과 고난을 통과하여 완주하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이름으로 구합니다. 아멘.  

7 responses to “히브리서 12장 1-3절: 믿음의 경주”

  1. billkim9707 Avatar

    삶의 종착역 가까이에 와있는 상황입니다. 달렸다기 보다는 자주 너머지며 허둥지둥 걸어 왔습니다, 십자가에 달리신 구주 예수님을 생각과 마음으로 보며 세상이 이처럼 지나치도록 악한것에 한탄하고 있는 반면에 말로 다할수없는 놀라운 은혜와 사랑에 눈물로 감사를 드립니다. 휘장을 찢으셔서 제사 보다 구원의 예배문을여신 주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리는 아침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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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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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엘에이는 날씨로 고난주간에 동참하고 있는 중입니다. 월요일부터 한 주간 내내 저기온의 서늘한 날씨입니다. 밤이 지나 아침이 되었어도 구름이 잔뜩 낀 진회색 하늘이라 정오쯤이 되어야 해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 히터를 틀까, 옷을 더 입을까 생각 중입니다. 12장 1절에 ‘믿음의 증인들’이 나옵니다. 로마 시대의 콜로세움 경기장 관객을 상상하기도 하고, 어디 그림에서 본 듯한 구름 속 한가득 얼굴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돌아가신 분들 -부모님부터 시작해 교인들-생각도 납니다.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하는’ 일이 오늘 본문에서도 일어납니다. 마라톤을 해 본 적이 없지만 마라톤 구간에도 좀 덜 힘든 데와 좀 더 힘든 데가 있을겁니다. 실제로 응원을 받으면 더 잘 뛰게 되고, 없던 힘이 생기는 지는 모르지만 스포츠 경기에는 관중이 있습니다. 관중의 응원과 관계 없는 경기는 바둑 뿐인 것 같습니다. 마라톤 구간마다, 골프 경기의 홀마다 선수는 자기와 겨루는 겁니다. 야구도 축구도 선수의 기량은 자기 앞에 공이 온 순간에 드러납니다. 히브리서의 초기 독자들이 겪는 내면의 갈등을 다 알 수 없지만, 죽고 사는 심각한 문제였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져도 다음 경기에 이기면 되는 게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렇게 보면 현대인은 상대적으로 나약하고 어리숙하게 보입니다. 치열함이나 절절함이 없어 보이기도 합니다. 히브리서 시대의 신자들은 험한 산길을 걸었고 지금 우리는 잘 다져진 평지를 걷는다고 할까요. 죽은 자의 시대가 치룬 값과 산 자의 세상이 요구하는 값이 다른데도 죽은 자가 산 자를 구해줄 수 있을까요. 허다하게 많은 믿음의 증인들도 싸울 때 도움을 받았습니다. 천사가 도왔고, 주님께서 힘을 주셨습니다. 그들이 우리보다 더 힘들게 싸웠다면 그것 자체가 우리에게 힘을 줍니다. 앞 선 세대의 싸움이 우리보다 어려웠다면, 그들이 우리보다 더 많은 댓가를 치뤘다면 우리는 이 싸움을 이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겨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 앞에 있는 경주를 열심히 하자고 격려하면서 히브리서 기자는 방해가 되는 것들은 다 없애자고, 우리를 옭아매는 죄를 벗어 버리자고 합니다. 사람마다 치워야 할 방해물이 같거나 벗어야 하는 무거운 옷이 한 모습이지는 않겠습니다. 분별이 필요합니다 주님. 예수님을 생각하며 달리기를 원합니다. 도움이 되는 것, 방해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을 묵상하며 고요한 마음, 낮아지고 겸손한 마음으로 오늘을 보내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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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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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gachi049 Avatar
    gachi049

    예수님의 놀랍고 이해 할 수 없는 사랑의 줄로 매어 어떤 어려움과 고난과 핍박에도 흔들림 없이 자금까지 믿음의 경주를 달려올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인도하심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남은 여정에서도 수 많은 유혹과 시험이 닥쳐 오더라도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주심을 통해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아니하고 십자가 만을 똑바로 바라보며 뛰어가는 여정이 되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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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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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The race marked out for us.
    Let us fix our eyes on Jesus.

    쌀쌀하지만 햇살이 영롱합니다. 성금요일의 정오. 주가 당하신 채찍질, 그의 상하신 머리, 모욕과 조롱, 그의 죽으심을 오롯이 공감하며 묵상하는 오늘 오후가 되기를.

    아벨에서 아브라함, 모세로 다윗으로 이어진 믿음의 사람들.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믿음의 경주를 완주한 이들이지요. 이제 우리도 각자의 분량과 몫으로 주어진 자신 만의 삶의 경주 (the race marked out for us)를 달려야 합니다. 숨이 다하는 그 순간까지.

    결국은 자기 스스로 달려내야만 하는 경주. 그렇지만 혼자는 아니에요. 구름 같은 믿음의 증인들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으시며 믿음의 완성자(perfecter)되신 주께서 끝까지 동행해 주세요.

    십자가의 길을. 그 고통의 길을. 순례의 길을.

    생명의 문을 지나 잃어버린 본향으로 나갈 때까지. 그 요단강을 내가 건너 가나안 그 생명 시냇가로 나갈
    때까지…에덴으로 돌어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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