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5장 11-14절: 영적 근육 키우기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저자는 앞에서 예수님이 아론 계열의 대제사장이 아니라 멜기세덱 계열의 대제사장이라고 했다(6절, 10절). 독자들에게는 멜기세덱이 갑자기, 난 데 없이 툭 튀어나온 것과 같았다. 저자는 멜기세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할 필요를 느꼈지만, 독자들이 제대로 알아들을 지 확신이 없다. 그들의 “귀가 둔해진 까닭”(11절)이다. “귀가 둔해졌다”는 말은 이해력이 떨어졌다는 뜻이다. 

이 표현에는 그들이 과거에는 그렇지 않았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다. 그들은 “이미 교사가 되었어야 할 터인데”(12절) 다시 처음부터 배워야 할 처지에 있다. “초보적 원리”는 산수의 구구단 같은 기초적인 지식을 가리킨다. 멜기세덱에 대한 이야기는 고급 수학과 같은데, 그들은 구구단도 떼지 못한 상태이니, 저자는 난감하다.

“단단한 음식물”(12절)은 소화력이 강한 성인만 먹을 수 있다. 독자들은 소화력이 약하여 “젖” 밖에는 먹을 수가 없다. “단단한 음식물”은 지적 수고가 필요한 어려운 가르침에 대한 비유이고, “젖”은 기본적인 가르침에 대한 비유다. “올바른 가르침”(13절)을 직역하면 “의의 가르침”이다. “의에 이르게 하는 가르침”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익숙하지 못하다”는 말은 “이해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그런 가르침은 “장성한 사람들”(14절)만이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 

성숙한 사람들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가지고 있다. 그 능력은 선과 악을 분별하는 과정을 통해 훈련된다. “훈련하다” 혹은 “단련하다”라는 의미의 헬라어 ‘귐나조’(영어의 ‘짐나지움’이 여기서 나왔다)가 우리말 번역에 드러나 있지 않은 것이 아쉽다. 영적 성숙은 운동 선수처럼 선과 악을 분별하는 꾸준한 연습을 통해 습득 되는 것이다.   

묵상: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고 하나님의 자녀로 회복되는 것은 새로운 삶의 시작입니다. 믿는 이들은 “영접” 이후로 “동행”의 삶으로 나아갑니다. 영접은 사건이지만, 동행은 삶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저자는 이스라엘 백성의 사 십년 광야 여정에 신앙 생활을 비유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한 것이 이집트를 탈출한 것이라면, 영원한 생명에 온전히 들어가기까지 동행의 삶을 사는 것은 광야를 걷는 여정입니다. 그 여정에서 우리는 때로 웃고, 때로 울고, 때로 낙심하고, 때로 기뻐합니다. 우리는 이미 얻은 구원의 능력으로 그 모든 과정을 통과해야 합니다. 그럴 때 우리에게 주어진 구원은 완성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으로 영접하도록 이끄는 복음은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모든 이들을 위한 복음이니 누구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고는 우리 앞에 놓여 있는 긴 여정을 완주할 수 없습니다. 동행의 삶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하나님에 대해, 그분의 구원 계획에 대해, 그분의 가르침에 대해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그것은 운동 선수가 꾸준히 훈련하고 경기에 참여하면서 실력을 길러 나가는 것과 같습니다.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우리의 영성에도 근육이 필요합니다. 매일 주님의 말씀을 읽고 묵상하고 실제 생활 속에서 그것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습득해야 합니다. 그것이 영성의 근육입니다. 

“나는 공부와는 먼 사람이다”라고 말하면서 기본적인 지식에 만족하는 것은 마치 “나는 운동과는 먼 사람이다”라고 하면서 움직이기를 마다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게으름입니다. 육체적 근육이 없으면 쉽게 약해지고 병에 걸리는 것처럼, 영적 근육이 없으면 쉽게 낙오하거나 이단자의 먹이가 됩니다. 꾸준히 말씀을 읽고 묵상하며 순종하기를 힘써야 하는 이유입니다.

기도:

주님, 오늘도 게으름과 나태함을 떨치고 영적 훈련에 임하게 하여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광야 여정이 늘 즐겁고 신나는 것만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고단하고 귀찮고 불편할 때가 더 많았을 것입니다. 저희의 영적 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 상황을 만날 때, 저희의 영성의 근육을 키워 주시려는 기회로 알아 더 힘껏 훈련하게 하셔서 “선과 악을 분별하는 세련된 지각”을 얻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8 responses to “히브리서 5장 11-14절: 영적 근육 키우기”

  1. billkim9707 Avatar

    교회에 드나든지가 80년이 넘었습니다.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은지가 반세기도 더 됐습니다, 주님의 부활을 확신한지가 25년이 되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걷는다고하면서도 세상의 풍조들을 넘보며 자주 너머집니다, 마치 젖먹이 어린아기처럼 어리광을 부리는 철부지입니다,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로 가시는 예수님을 항상기억하고 힘들고 어려울때에도 우직하게 십자가의 길을 걷도록 도오주십시오, 우직하게—-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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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주여,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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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해설에서 예수님 영접을 사건으로, 동행을 삶으로 표현한 것이 마음에 들어옵니다. 삭개오가 생각납니다. 자기 키가 작아 예수님을 잘 볼 수 없던 그는 나무 위로 올라갑니다. 그런 삭개오를 예수께서 내려오라고, 너의 집으로 가자고 청하십니다. 삭개오에게는 사건입니다. 예수님과 만나는 사건을 통해 삭개오는 새로운 결단을 하고 새롭게 살아갑니다. 삭개오에 관한 후속 기록은 없지만 영접과 동행의 예로써 그가 떠오르니 그의 집이 예수님을 모셨듯이 그의 삶은 예수님을 영광되게 한 삶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늘 분량은 독자를 꾸짖는 내용입니다. ‘믿은 지 오래 되었기 때문에’라는 표현은 마음을 할퀴기까지 합니다. 교회 안에는 오래 믿은 사람에 대한 어떤 기대와 존경이 있습니다. 그 교회를 오래 다닌 사람이 ‘누리는’ 위치가 있습니다. 다 소용 없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선생이 되어야 할 사람이 젖을 먹는 아기로 돌아가야 한다는 지적은 그냥 넘길게 아닌 것 같습니다. 교회를 향한 꾸짖음 같지만 실은 우리 시대와 사회를 향한 탄식처럼 들립니다. 인공위성과 우주선으로 우주를 탐사하고 개발을 계획하는 시대지만 지구 곳곳에서는 몇 백 년, 몇 천 년 계속된 질병과 가난, 갈등의 싸이클을 깨지 못한 채 고통에 찬 신음소리가 들립니다. 기술은 선생 수준이나 의지는 아이 수준이라고나 할까요. 삭개오를 빌리자면, 예수님을 영접한 뒤에 더 군림하고 우쭐거리는 꼴불견이 됐다면 어땠을까요. 그런데 그것이 우리 사회, 우리 교회의 모습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내 모습이구나 싶기도 합니다. 단단한 음식은 어른을 위한 것이요 훈련을 통해 선과 악을 구별할 줄 안다는 마지막 구절은 선과 악을 구별하여 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나는 몰라요, 관심 없어요, 성경만 보면 되지 세상 돌아가는거 알면 뭐해, 그런다고 뭐가 바뀐다고, 모르고 살아도 다 돼, 너나 잘 하세요…말투는 어른인데 그 속엔 이기심과 무지가 담겨 있습니다. 예수님을 영접하고도 그 때 뿐, 나는 나 좋을대로 내 길을 간다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가 되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내 집에 와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님을 영광되게 하는 길을 찾으며 그렇게 살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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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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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밤새 바람이 많이 불었습니다. 스산한 금요일 아침이에요. 오늘 본문은 믿음의 초보적 단계와 성숙한 단계에 관한 말씀. 고린도 전서로도 유명한 milk와 solid food의 비유.

    의에 대한 가르침이 solid food이라 말하네요. 성숙함이란 훈련을 통해 키워진 선과 악을 분별하는 능력. 오늘 묵상 말씀은 이것을 영적 근육으로 비유.

    이 아침, 저 자신의 영적 근육은 어느 정도 성장해 있나 생각해 봅니다. 아침에 깨어나고 밤에 잠 잘 때 감정의 상태, 하루의 삶을 보내면서 측정하는 평안과 확신의 능력치, 내 기도의 수준. 가족과 이웃, 낯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와 감정. 고통과 실망으로 마음이 깨어질 때 회복의 능력. 소망의 능력. 분노를 다스리고 조절할 힘. 공감과 체휼의 능력.

    이 모든 것들이 제 믿음의 성장 지표이겠지요? 그리고 저는 아직도 solid food보다는 milk를 자주 찾는 유치 단계에 멈춰서있는 듯한 두려움이 들어요.

    주님, 오늘 하루도 제게 말씀하여 주세요. 말씀이 방패 되어 우는 사자와 같은 사탄에 삼켜지지 않도록. 주신 삶의 자리가 곧 소명의 자리임을 깨닫고 바로 그곳에 에덴을 복원하는 주님의 사역에 동역하도록.
    도와주세요. 아이들을 주님께 맡깁니다. 똑같이 축복해 주세요, 그들의 인생을.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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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여기저기에서 일반 상식이 통하지 않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고 감언이설로 하나님의 백성들을 멸망의 그물로 잡아 자신들의 배를 채우는 이단과 사이비 집단들,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거짓 목회자들이 우는 사자와 같이 입을 벌리고 있는 현실 속에서 신실한 백성들이 살아가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어떠한 환란과 유혹속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오직 예수, 오직 믿음만이 견디고 살아남을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주님! 아직도 영적 근육이 발달 되지 않아 유혹에 넘어갈 수 밖에 없는 나약한 존재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현실속에 매일 공급하시는 말씀과 기도로 좌로나 우로 치우치지 않고 십자가만을 바라보며 영혼의 근육을 탄력있고 튼튼하게 키울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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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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