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브리서 1장 1-4절: 처음과 마지막이 되신 분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하나님은 말씀하시는 분이시다. 말씀으로 온 우주와 모든 생명을 창조하셨다. 그분은 당신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에게 이 세상을 맡기시고 당신의 뜻을 전하셨다. 이스라엘을 선민으로 선택하신 다음에는 모세를 통해 말씀하셨고,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1절). “여러 번에 걸쳐 여러 가지 방법으로”라는 말은 하나님의 말씀이 “간헐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전해졌다는 뜻이다. 

“마지막 날”(2절)은 예언자들이 “그 날이 오면……”이라고 지칭했던, 하나님께서 구원 역사를 새롭게 하실 날을 가리킨다. 예수 그리스도는 임마누엘 즉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마 1:23)으로 우리 가운데 오셨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다(요 1:14). 하나님은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을 주셨지만, 당신의 아들을 통해서는 말씀이 되셨다. 

2절 중간에 “하나님께서는……”으로 시작하여 4절까지 이르는 부분은 히브리서 저자가 쓴 것일 수도 있고, 초대 교회에서 신앙고백문 혹은 찬송가로 사용된 것을 인용한 것일 수도 있다. 하나님은 당신의 아들을 “만물의 상속자”로 세우시고 “그를 통하여 온 세상을 지으”셨다. 요한복음 1장 1-5절은 태초부터 계셨던 말씀(‘로고스’)이 성부 하나님의 창조에 참여하셨다고 말한다. 그분은 장차 “인자”로서 다시 오셔서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실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분은 “만물의 상속자”이시다. 그뿐 아니라, 그분은 “능력 있는 말씀으로 만물을 보존하시는 분”(3절)이시다. 그분은 창조자요 통치지이며 완성자라는 뜻이다.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영광의 광채”(3절)이시다. 하나님의 영광이 그분에게 발산되고 있다는 뜻이다. 그분은 또한 “하나님의 본체대로의 모습”이시다. 그분은 예언자들처럼 하나님의 말씀을 대언하는 존재가 아니라 육신을 입은 하나님이시다. 이것을 후대 교회에서는 “성육신”(incarnation)이라고 표현했다.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신 그분은 “죄를 깨끗하게 하시고서 높은 곳에 계신 존엄하신 분의 오른쪽에 앉으셨다.” 이것은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과 승천 사건을 의미한다. “높은 곳”과 “오른쪽”은 공간적인 의미로 해석하지 말아야 한다. 신적 차원을 가리키는 비유 언어로 사용되었다. 구원을 완성하시고 하나님의 자리로 돌아가신 예수님은 천사들보다 더 높으신 분이 되었다(4절). 

묵상:

세례를 베풀기 전에 세례 후보자에게 묻는 마지막 질문은 “당신은 예수 그리스도를 당신의 주님이요 구원자라고 믿습니까?”입니다. “주님”이라고 믿는다는 말은 그분이 지금도 살아계셔서 자신의 삶을 주관하신다고 믿는다는 뜻이고, “구원자”라고 믿는다는 말은 그분이 자신을 죄와 사망으로부터 구원해 주셨음을 믿는다는 뜻입니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식이요 최소한의 고백입니다. 그 고백이 진실하다면 구원 받았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의 문턱을 넘어서는 것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는 비경을 품은 거대한 국립공원에 비할 수 있습니다. 그 안에는 말을 잃게 하는 놀라운 경관들이 숨어 있습니다. 만일 출입문을 통과하고 나서 입구에서 서성이는 것으로 만족한다면, 그 공원을 누리고 즐기지 못한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최소한의 지식과 고백으로 만족하는 것이 그와 같습니다. 

히브리서 저자는 이 편지에서 예수라는 거대한 신비를 탐험하도록 독자들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첫 네 절만 해도 여러가지 언어와 비유로 예수 그리스도의 신비를 전하고 있습니다. 그분은 단지 나의 주님이요 구원자가 아니라 온 세상을 지으셨고 유지하시고 완성하실 분입니다. 그분은 이스라엘을 선택하여 이끌어 오신 하나님의 구원 역사를 완성하신 분입니다. 그분은 육신을 입고 우리 가운데 오셔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보여주신 분입니다. 그분은 십자가에 달려 죽으심으로 죄를 제거하셨고, 마지막에는 새 하늘과 새 땅을 이루실 분입니다. 

그분이 우리에게 이루신 일이 어떤 것인지, 저자는 설레는 마음으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라고 말합니다.

기도:

주님, 저희가 주님을 너무 작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저희가 생각할 수 있는 만큼, 이해할 수 있는 만큼, 설명할 수 있는 만큼, 주님을 축소하여 믿고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정원에 이르러 입장권을 사고 들어가 입구에서 서성인 것이 저희의 모습이었습니다. 오, 주님, 저희의 믿음을 깨뜨리시고 주님을 주님의 크기로 믿도록 인도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responses to “히브리서 1장 1-4절: 처음과 마지막이 되신 분”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테네시주 내쉬빌에 와 있습니다. 밴더빌트 대학교 앞에 있는 감리교단의 스카릿 베넷 센터에서 여선교회 이사와 자문위원 회의를 합니다. 전국 임원들이 모이는 일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코로나가 시작한 변화지만, 경비절감과 선교헌금과 기부금을 아껴서 쓰자는 취지로 스태프들도 자택근무를 하고 모든 회의는 줌으로 돌렸습니다. 한 비행기를 타고 같이 온 웨스턴 쥬리스딕션의 회장인 다이언은 내가 연회 부회장일 때 회장이었습니다. 초등학생일 때 중국에서 이민을 온 1.5세입니다. 칼팩 연회가 크기는 해도 특별대우를 받는 곳은 아니라서 전국임원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없는 때도 있는데 이번에는 전회장과 전부회장인 나까지 임원이 되어 얼떨떨합니다. 다이언은 웨스턴 쥬리스딕션의 총회장으로, 나는 프로그램 어드바이저리 그룹 (자문위원단)이 되었습니다. 오늘 해설에서 하나님 나라를 비경을 품은 국립공원에 비유합니다. 어제 밤에 다이언과 대화를 한 것도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엘에이에 있는 중국 커뮤니티나 한국 커뮤니티나 교회를 열심히 섬기고 신앙 생활하는 것은 많이 비슷한데 여선교회와 같은 조직 안으로 들어와 선교와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일에는 소극적입니다. 언어 장벽을 첫번째 이유로 꼽지만 다이언처럼 어릴 때 이민 와서 모국어보다 영어가 편하고, 미국식 생활방식을 잘 아는 교인들도 선뜻 들어오지 않습니다. 조금 젊은 세대는 아이들 키우고 직장 다니는 것이 바쁘고 힘들어서 정신적인 여유가 없다고 합니다. 다이언의 딸들이나 우리 딸만 봐도 그렇습니다. 아이들이 커서 독립을 한 경우에는 교회의 봉사와 사회활동, 취미 생활이 우선이어서 시간적인 틈을 내기가 어렵다고 답합니다. 다이언은 전국 임원으로 감당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다면서 우린 왜 예스라고 답을 했지? why did we say yes to all this? 라며 웃었습니다. 예스를 했으니까 하나님의 은혜를 알 수 있는거다, 우리가 ‘일’이라고 생각한 많은 일들이 배움의 기회고 은혜를 경험하는 길이었다는 걸 아는거다, 예스라고 안 했으면 지금 우리 삶의 이야기들을 이해하고 해석할 줄 몰랐을거다. 다른 경험과 다른 해석을 했을거고, 또 그것대로 의미가 있겠지만 지금 우리가 느끼는 감사와 감탄의 언어는 사뭇 달랐을거다…라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오늘 새벽에 읽는 히브리서 첫 절에 나오는 “여러 부분”과 “여러 모양”의 아주 작고 작은 한 부분과 한 모양이 어제 밤의 대화입니다. Everything is a text 는 프랑스 철학자 데리다의 말입니다. 언어적 소통과 해석에 대한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선언으로 이해합니다. 철학자의 이 말은 내게 하나님의 텍스트로 읽히기도 합니다. ‘모든 날 마지막 때에 아들로 우리에게 말씀’하신다는 히브리서 저자의 표현을 예수님은 하나님의 텍스트, 하나님어 God-speak, language of God 의 완성이라고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권력의 신이 아닌 연민의 신, 통제의 신이 아닌 커뮤니케이션의 신, 감옥의 신이 아닌 국립공원의 신께 감사를 올립니다. 경탄과 찬미를 올려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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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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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저녁부터 세게 불던 바람이 마음을 소란하게 하더니 마침내 잦아든 듯 해요.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지는 아침입니다.

    사순절 본문으로 특별히 골라진 히브리서를 조심스럽게 엽니다.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신앙고백, 그 분은 성자 하나님이자 만유의 주, 알파이자 오메가. I AM. 자존하시는 전능자, 하나님.

    그런 이가 우리 중에 오셔서 말씀하시고 치유하시고, 주홍 같은 내 죄를 흰눈 같이 씻기실 속죄물로 죽임 당하셔요. 죽음의 권세를 이기고 다시 사셔요.

    이런 일이 정말 있을 수 있을지요? 너무 좋은 이야기라 가끔은 신화나 전설처럼 막연하게 여겨질 때가 있는 이야기. 그 분이 나의 선생님이고 나의 친구시라니요.

    제게 믿음을 주세요. 히브리서의 이 고백이 저 자신의 고백이 되고 보잘 것 없는 제 인생도 이 고백에 대한 작은 증언이 되었으면.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 되고 보이지 않는 것의 증거가 되는 믿음을 가졌으면.

    아빠. 만유의 주, 나의 친구, 나의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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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ull9707 Avatar
    bull9707

    성육신하신 주님 살아계신 하나님의아들 처음이고 끝이시고 그중간 모든것이라고 고백하면서도 수박겉 할기만하며 살아온 인생입니다. 안전지대를 벗어나는것이 수박을 깨어 수박의 진미를 맛보는것을 알면서도 주저하고 있습니다. 실천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도오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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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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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gachi049 Avatar
    gachi049

    예수 그리스도는 창조전부터 계시고 지금도, 마지막까지 계십니다. 또한 그분은 점점 악화되는 죄가운데 빠져드는 인류을 구원하신 구원자이시며 사랑이십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며 예수님을 통해서만 아버지께로 갈 수 있습니다(요14:6). 이것은 예수님에 대하여 아주 극히, 아니 몇만분의 일에 해당합니다. 그러니 예수 그리스도로 한분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는 남은 여정되게 해주시고 이놀라운 진리의 말씀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간절히 예수님의 이름으로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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