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0장 46-52절: 진정 필요한 것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그들은 드디어 예루살렘에서 멀지 않은 여리고에 이른다(46절). 여리고에서 예루살렘까지는 약 15마일(24킬로) 떨어져 있다. 여리고에서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은 아주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여리고에서 얼마간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떠나려는데, 바디매오라는 눈 먼 거지가 예수님의 일행을 따라 오면서 “다윗의 자손 예수님, 나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47절)라고 외친다. “다윗의 자손”은 메시아를 가리키는 칭호였다. 그 사람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분을 메시아로 여기고 있었다는 뜻이다. “시작하였다”는 표현에는 그 사람이 계속 외치고 있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그가 소란 피우지 않도록 꾸짖었으나 그는 더욱 큰 소리로 외친다(48절). 예수님은 걸음을 멈추시고 그 사람을 불러오게 하신 다음(49절),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50절)고 물으신다. 그러자 그는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답한다. “다시”라고 말한 것을 보아, 그의 시각 장애는 후천적인 것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52절)고 말씀하신다. 여기서의 “구원”은 장애에서의 치유를 의미한다. 그는 곧바로 시력을 회복하였고, 그 자리에서 예수님을 따라 나섰다.

묵상: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하여 주기를 바라느냐?”(51절)고 물으셨을 때, “선생님, 내가 다시 볼 수 있게 하여 주십시오”라고 답한 것은, 앞에서 예수님이 야고보와 요한에게 하신 말씀 즉 “너희는, 너희가 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38절)는 말씀을 생각나게 합니다. 그는 거지였으므로 다른 것을 구할 수도 있었지만,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눈 뜨는 것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야고보와 요한은 본다고 했지만 실은 마음의 눈이 어두워져 있었고, 바디매오는 눈 멀었다 하지만 마음의 눈은 열려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그를 치유해 주셨고, 그는 예수님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저자 마가는 예수님의 ‘여행기’(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를 기록하면서 두 개의 치유 이야기로 묶습니다. 후대 학자들은 이것을 ‘수미상관법’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떤 이야기의 처음과 끝을 유사한 이야기로 묶는 문학 기법입니다. 유대인들이 즐겨 사용하던 문학 기법이었습니다. 마가는 예수님이 갈릴리 사역을 마치는 지점에서 눈먼 사람을 고치는 이야기를 전하고(8:22-26) 여행기를 마치는 지점에서 다시 눈먼 사람을 고치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벳새다에서 일어난 사건에서 눈먼 사람의 치유는 두 단계로 일어납니다. 반면, 여리고에서 일어난 사건에서는 즉시로 치유가 일어나고, 치유된 그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가 됩니다.

마가가 두 개의 치유 이야기로 여행기를 묶어 놓은 이유는 제자들이 영적으로 눈먼 상태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벳세다의 눈먼 사람처럼 모든 것을 희미하게 보는 단계에 있었습니다. 마가는 여리고의 눈먼 사람이 즉시로 치유되고 제자로 따라나서는 이야기를 일종의 ‘복선’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자들이 지금은 비록 영적으로 눈먼 상태에 있지만 결국 그 사람처럼 눈이 밝아져서 예수님이 걸으신 십자가의 길을 걷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암시합니다. 

기도:

성령께서 저희 마음의 눈을 맑게 해주셔서, 주님이 누구이신지 알게 되고, 하나님 나라에 대해서도 눈을 떴습니다. 주님, 이 만큼이라도 영적 시력을 회복시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희의 시력은, 베새다의 그 사람처럼, 사람을 나무처럼 보는 단계에 머물러 있습니다. 저희가 주님께 구할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오, 주님, 저희에게, 정말 구할 것이 무엇인지 알게 하시고, 온전한 영적 시력으로 회복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responses to “마가복음 10장 46-52절: 진정 필요한 것”

  1.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복음서는 시각장애자들이 치유 받은 이야기를 자주 전합니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은 시각이 없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지각이 없거나 인식능력이 없는 상태를 빗대어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존재이기는 하지만 그런 기능을 대신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이 있습니다.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사람입니다. 예수님이 시력을 고쳐 주신 사건들은 시신경 체계를 정상적으로 돌려 주신 것이자 사람의 어두운 내면에 빛을 주셨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치유의 스토리면서 계몽의 (아!) 스토리입니다. 남편 친구 중에 시각이 없어져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임상에 참여하는 길을 찾기 위해 미국의 전문의들을 만나보았는데 본인과 딸의 유전자를 정밀 조사한 뒤에 참여 여부가 결정이 나는 단계에 와 있습니다. 정밀 조사와 판정에 약 4개월이 걸린다고 해서 한국으로 돌아가 기다리는 중입니다. 교회의 어느 권사님 가정은 열 다섯살 된 손자가 어느 날 앞이 안보인다고 하더니 검사 결과 양쪽 눈이 다 망막박리라서 세 번 대수술을 받았습니다. 할머니와 엄마 심정을 상상하기도 어려운데 손자 본인은 예수님이 고쳐 주실텐데 왜 걱정하냐며 꿋꿋하게 견디고 있답니다. 안 보인다는게 얼마나 큰 불편이요 괴로움인지 우리도 경험합니다. 신체적인 한계와 달리 내적인 실명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내적인 어두움은 겉으로는 또렷하지 않습니다. 사람마다 못 보는 지점이 있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블라인드 스팟 blind spot 이 있다는 뜻입니다. 좋지 않은 경험이 혹은 편견의 축적이나 컴플렉스 같은 것이 우리의 눈을 멀게 합니다. 못 보게 하고, 안 보게 만듭니다. 본인이 그렇다는걸 모르니까 어둠이 더욱 깊어지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디매오는 처음부터 정말 적극적으로 매달렸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조용히 하라고 책망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예수님을 불렀습니다. 예수님을 신이라고 드러내놓고 외칩니다. 메시아라고 부릅니다. 예수님에게 가는 것도 ‘겉옷을 거기에 두고 벌떡 일어나’ 갑니다. 날 따르라고 제자로 부르시자 따라가는 제자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기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말합니다. 예수님은 바디매오에게도 ‘네 믿음이 너를 낫게’ 했다고 말씀하십니다. 혈루병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의 옷을 만졌을 때 하신 말씀과 같습니다. 육신의 질병과 마음의 어둠이 동시에 사라졌을 것 같습니다. 온전한 회복이 이루어졌을 것 같습니다. 나도 바디매오처럼 나의 문제를 ‘직시’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내가 모른다는 것을 알고, 못 본다는 것을 보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병’은 한가지가 아닙니다. 병도 병이고, 병이 있는걸 모르는 것도 병입니다. 예수님은 우리의 만가지 병을 다 고치시는 분입니다. 메시아 맞습니다. 구원의 주, 원더풀 카운슬러, 만왕의 왕, 프린스 오브 피스이십니다. 회복과 평강을 주시는 주님, 겉옷을 두고 벌떡 일어나야 할 때 그렇게 할 수 있게 하소서. 주께서 부르실 때 알아 들을 수 있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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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우리 왕, 만유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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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사순절 둘째 날입니다. 밤 새 바람이
    많이 부는 듯 하더니 많이 잦아들었어요.

    예루살렘을 향한 마지막 여정의 시작점, 여리고. 거기에서 눈먼 거지 바디메오의 절박한 청원.

    내가 뭘 해주길 원하니? 보기를 원해요. 바디메오의 눈이 떠지고 주님을 따라 가네요.

    오늘 해설 말씀처럼 그는 정말 무엇을 구해야하는 지 아는 사람이었고 구원이 그에게 바로 임했네요.

    오늘 아침, 해결되지 않는 여러 문제들을 떠올리며 눈을 떴습니다. 아마 그 문제들이 종일 뇌리를 맴돌겠지요?

    소경 바디매오처럼 정말 구해야 할 것이 무언지를 알게되기를 원해요. 주께서 지금도 일하고 계시고 주님의 때에 주님의 방법으로 가장 선한 것을 이뤄주실 것을 마음의 눈으로 보게 되길 원해요.

    제가 믿습니다. 믿음없음을 도와주세요.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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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우리 왕, 만유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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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bull9707 Avatar
    bull9707

    남의 잘못과 실수와 약점을 정확하게 보는 시력을 가졎다고 생각했습니다. 내눈의 들보를 갖고도 상개방의 눈의 티를 찾아 지적하는 잘못을하며 살아온 비천한 신세입니다. 온전한 영의 시력이 필요합니다,십자가의길을 바로보고 걷기를 원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주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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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gachi049 Avatar
    gachi049

    아직도 영의 눈과 귀가 어두워서 주님님께 무엇을 구해야 할지 알지 못합니다. 영안을 예수님의 빛으로 밝혀주셔서 주님이 무엇을 구하라는 것인지를 깨닫게하여 주셔서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라는 주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영의 귀을 열어주심을 통해 듣고 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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