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7장 31-37절: 에바다의 은혜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두로에서의 활동을 마치신 예수님은 그곳을 떠나 시돈으로 가셨다가 데가볼리(요단강 동편에 있던 열 개의 이방 도시들)를 두루 다니시면서 말씀을 전하신다(31절). 데가볼리 지방은 과거에 므낫세 지파가 살던 곳인데, 예수님 당시에는 이방인의 땅이 되었다. “갈릴리 바다에 오셨다”는 말은 갈릴리 호수 동편의 이방인 지역에 이르렀다는 뜻이다. 

그곳에서 일어난 일들 중에서 마가는 치유 이야기 하나를 전한다. 사람들이 예수님께 “귀 먹고 말 더듬는 사람”(32절)을 데려 와 치유해 달라고 청한다. 그는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 사람을 데리고 아무도 없는 곳으로 가신다. 치유 이적을 통해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고 인기를 끌 마음이 그분에게는 전혀 없었다는 뜻이다. 그리고는 “손가락을 그의 귀에 넣고, 침을 뱉어서, 그의 혀에 손을 대셨다”(33절). 멀리서 말씀 한 마디로도 병을 고치신 분께서 이번에는 불필요해 보이는 행동을 하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예수님은 “하늘을 우러러보시고서 탄식하시고”(34절) “에바다”(아람어로서 “열려라”는 뜻) 하고 말씀 하신다. 그 사람의 고통을 체감하셨기 때문에 터져나온 탄식이었을 것이다. 그러자 그의 귀가 열리고 혀가 풀린다(35절). 예수님은 그 사람에게,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셨는데, 치유 받은 그 사람도, 그 사실을 안 사람들도 입을 다물고 있을 수가 없었다(36절). 그들은 예수님의 능력에 놀라면서 그분이 과연 누구인지를 궁금해 했다. 

묵상:

예수님은 왜, 이 사람에게, 이렇게 이상한 행동을 하셨을까요? 다른 이적 이야기에서 보듯, 그분은 말씀 한 마디로도 질병과 장애를 치유하셨습니다. 간혹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 사람의 경우, 손가락을 그의 귀에 넣고 침을 뱉어서 그의 혀에 대신 것은 이례적입니다. 왜 이렇게 하셨는지, 우리로서는 확실히 알 수 없습니다. 

다만, 그분이 “하늘을 우러러보시고서 탄식하셨다”는 말에 힌트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그분은, 그 사람이 소리 없는 세계 속에서 살아온 것에 대해 마음 아파 하셨던 것 같습니다. 그분의 행동은 그 사람의 장애가 그만큼 고질적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 사람의 상황에 대한 그분의 안타까움이 그만큼 심했다는 뜻입니다.

그분의 탄식에는 또 다른 뜻이 있다 싶습니다.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하여 제대로 말할 능력이 없는 그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예수님은 진리의 소리를 듣지 못하는 그 시대 사람들을 생각하셨을 지 모릅니다. 가장 가까이에는 도무지 깨달음이 없는 제자들을 생각하셨을 것이고, 진리에 귀 기울이기는 커녕 자신을 제거할 구실만을 찾는 바리새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을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또한 당신을 따라 다니기는 하지만 진리에는 관심이 없고 이적만을 찾는 사람들을 생각하셨을 것입니다. 

이 패역한 세대가 언제나 깨어나 진리의 말씀을 깨닫게 될지를 생각하며 탄식하셨을 것입니다. 그럴 때에야 그들은 입을 열어 진리를 말하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이 “에바다!” 하고 말씀하실 때, 그 사람의 귀와 입만이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의 귀와 입이 진리에 대해 열리기를 기도하셨을 것입니다. 

기도:

주님, 저희의 귀에 당신의 손가락을 넣어 주십시오. 저희의 혀에 주님의 침을 발라 주십시오. 진리를 듣는 귀를 열 주시고, 그 진리를 따라 말하게 해주십시오. 주님, 거짓된 소리, 허접한 소리, 부정한 소리에 저희의 귀를 닫아 주십시오. 저희 마음에 진리에 대한 열망을 심어 주시고 그 진리를 따라 살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11 responses to “마가복음 7장 31-37절: 에바다의 은혜”

  1. billkim9707 Avatar

    제 영의 귀가 더 민감하기를 원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는다고 하면서 주님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간혹 이해를 하더라도 순종하지 못하는 비천한 존재입니다. 말씀을 듣고 순종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어렵고 힘들고 손해를 보아도 십자가를 지고 주님뒤를 따르는것이 최상의 축복인것을 항상 기억하고 순종하도록 도와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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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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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오늘 본문은 듣지 못하고 말 더듬는 사람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하늘을 향한 주님의 탄식, 그리고 한 사람을 위한 깊은 연민의 행위.

    에바다. 그 부드러운 회복의 명령.

    늘 군중에 둘러쌓여 계셨던 주님. 그러나 그분은 짧은 공생애의 여정에서 개별적으로 만나게 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치 온 우주에 그 한사람만 존재하듯이 집중하십니다. 그의 제한없는 긍휼을 부어주십니다.

    그래서 그 분은 만유의 주이시면서 우리 각자만의 아버지가 되실 수 있는 것 아닐지요?

    이 아침 그분의 따뜻한 음성이
    내 마음의 눈과 귀를 열어주시길. 그래서 듣지 못하던 것이 들려지고 보지 못하던 것들이 보여지길 기도해 봅니다.

    에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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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issful2a0acacad4 Avatar
    blissful2a0acacad4

    듣고 싶지 않는 진리를 외면한 채 마음대로 말하고, 듣지 않을 뿐이었는데 말조차 모호해졌습니다. 어두운 귀와 부서진 입으로 살아갑니다. 알 수 없는 주님의 방법으로 제게도 그 사랑의 탄식이 은혜로 내리지길, 진리에 열리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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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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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influencerdelicatelya014b87282 Avatar
    influencerdelicatelya014b87282

    오늘 하루도 저의 막혀있는 귀를 열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주여, 열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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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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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gachi049 Avatar
    gachi049

    귀먹고 말 더듬는 사람들에게 예수께서 손가락을 귀에 넣고, 침을 뱉어서, 그의 혀에 손을 대셨습니다. 이행위를 주술적 의미로 이해서는 아니됩니다. 말씀 한마디로 고치실 수 있으십니다. 그럼에도 이러한 행동은 그 치유의 권능이 당신께로부터 비롯되었음을 알리기 위함이었으며, 또한 병자로 하여금 자신의 치유 부위를 자각하게 하시기 위한 자상한 배려라고 생각됩니다. 주님! 성령님을 통해 나의 귀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복음의 말씀을 이웃에게 전할 수 있는 혀가 되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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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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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예수님이 가신 데가볼리 지방은 지난번 ‘레기온’ 군대 귀신이 들렸던 청년이 고침을 받은 다음에 가서 자기에게 일어난 일들을 전한 지방입니다. 이방인 선교사 1호라는 별칭이 붙었다는 청년에게서 예수님의 소식을 이 동네 주민들은 들었을 법 합니다. 오늘 이야기로 기억 나는 장면이 몇 가지 있습니다. 듣지 못하고 말도 못하는 사람을 데리고 오는데, 중풍병 환자를 데리고 와 지붕을 뜯어내고 내리던 친구들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낫고 싶은 본인의 간절함을 주변 사람이 대신 예수님께 전해준 이야기라는 점이 비슷합니다. 이 사람을 고쳐 주시는 예수님의 모습도 야이로의 딸을 일으키실 때 달리다굼!이라고 명령을 내리신 것과 오늘 에바다! 명령하시는 것과 겹칩니다. 레기온 귀신들과 말을 나누시는 예수님의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명령을 하시고, 병의 근원은 명령에 복종합니다. 예수님께 나오기만 했는데 병이 나았던 사람들도 있고, 예수님께 말 한마디 하지 않았는데 -몰래 왔다 가려 했던- 혈루병 여인도 있습니다. 심지어 수로보니게 여인처럼 예수님이 거절까지 했는데도 회복의 선물을 받은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 임의대로 분류하거나 분석할 수 없겠습니다. 이 지방에서 예수님은 마음껏 고치십니다. 고향에서는 “몇 명의 환자에게 손을 얹어 고쳐 주셨을 뿐 많은 기적을 일으킬 수 없었”던 것과 비교가 됩니다. 데가볼리 지방의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하시는 것은 모두 훌륭하다”고 까지 합니다. 듣지 못하는 사람을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사람도 말을 하게 해주신다고 기뻐합니다. 오랫동안 앓던 사람이 병을 떨치고 일어나면 새 세상, 새 삶을 사는 것이 됩니다. 못 듣고, 못 보던 사람이 듣게 되고 보게 되는 기적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쁨일 것입니다. 신경 기능이 ‘정상’인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작년 이맘때 갑자기 오른발이 아파서 걸을 수 없던 기억이 납니다. 아픔과 답답함, 불안함과 불편함이 몇 주간 계속되니 예전처럼 걸을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이 마음에 차올랐습니다. 두 달쯤 걸려 다 낫게 되니 걷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이고 자유인지, 기쁨인지 알겠습니다. 새로운 존재로 만들어주시는 주님을 찬양합니다. 사람들 없는 곳으로 데리고 가셔서 귀를 만지시고 혀를 만지신 예수님은 내 음성이 들리니? 말을 해 보렴 하셨을 것입니다. 아담을 ‘빚으실’ 때도 귀를 만지고 혀와 입을 만지셨겠지요. 내가 보이니, 말소리가 들리니, 뭐라고 말을 해 봐라…하셨을 것 같습니다. 오늘이 인생의 마지막 날인 듯 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본문은 오늘이 첫 날인 듯 살라는 말을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주님 감사합니다. 첫 날의 설레임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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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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