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6장 45-56절: “나다!”라고 하시는 분

3–4 minu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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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오병이어의 이적을 베푸신 후, 예수님은 제자들을 배에 태워 먼저 보내시고(45절의 “재촉하여”라는 말은 강제로 보냈다는 뜻이다) 무리를 해산 시키신다. 그리고는 홀로 산에 들어가 기도하신다(46절). 예수께서는 밤이 늦도록 기도하셨고, 제자들은 거슬러 부는 바람으로 인해 호수 가운데서 맴돌고 있었다(47절).  

예수께서 기도 하시던 곳에서는 호수가 내려다 보였던 것 같다. 그분은 제자들이 바람과 맞서 싸우는 모습을 지켜 보시다가, 새벽이 되어 물 위를 걸어 그들에게 다가 가신다. 그분은 “그들을 지나쳐 가려고”(48절) 하신다. 구약 성경에는, 하나님이 사람들에게 나타나실 때 “지나쳐 가시는” 장면이 가끔 나온다(출 33:19, 22; 34:6; 왕상 19:11). 따라서 마가는 이 표현으로서 예수님의 신성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즈음 제자들은 심신이 지쳐 있었기에 물 위를 걸어 오시는 예수님을 보고는 유령이라고 생각하고 두려워 떨었다. 그러자 예수께서는 제자들에게 돌아서서 “안심하여라. 나니, 두려워하지 말아라”(50절)고 말씀하신다. “나다”(헬라어로 “에고 에이미”)라는 말은 모세가 하나님의 이름을 알려 달라고 했을 때 하나님께서 주신 응답(출 3:14)을 생각나게 한다. 개역성경에는 “나는 스스로 있는 자니라”고 번역되어 있지만, 새번역에는 “나는 나다”라고 번역되어 있다. 이것은 헬라어 번역 구약성경(칠십인역)에 나오는 “에고 에이미 호 온”을 우리 말로 번역한 것이다. 

인간은 “나는 무엇 무엇이다”라고 규정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하나님은 그렇게 규정할 수 없는 분이다. 그렇기에 하나님은 “나다”(I Am) 혹은 “나는 나다”(I Am Who I Am)이라고 말씀하신다. 따라서 성경을 잘 알고 있던 유대인이라면, “나다”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무슨 뜻인지를 감지 했을 것이다. 이 표현을 통해 예수님은 당신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암시하신 것이다.  

그렇게 말씀하시고 배에 오르시자 바람은 그치고 파도는 잔잔해 졌다(51절). 전날에 있었던 오병이어의 기적과 물 위를 걸어오신 사건의 의미를 깨달았다면, 제자들은 “나다”라고 말씀하시는 그분이 누구인지를 알아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빵을 먹이신 기적을 깨닫지 못하고, 마음이 무뎌져 있었”(52절)기에 그 의미를 제대로 알아 차리지 못하고 놀라기만 했다. 

그 사이에 벳세다로 향했던 배는 바람에 밀려 게네사렛 가까이에 이르렀다. 제자들은 닻을 내리고 배에서 내렸는데, 사람들이 벌써 그 사실을 알아 보고 몰려 든다. 그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가 많은 병자들을 데리고 왔고 예수님은 그들을 치유해 주신다. 치유의 능력이 얼마나 강했는지 혈루증 앓는 여인의 경우처럼 그분의 옷술에 손만 대어도 치유가 일어났다(53-56절). 

묵상:

하나님은 인간의 머리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분이며, 인간의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분이고, 인간의 언어로 담아낼 수 없는 분입니다. 그분은 온 우주를 품고 계신 분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시편 139편에서 “내가 주님의 영을 피해서 어디로 가며, 주님의 얼굴을 피해서 어디로 도망치겠습니까?”(7절)라고 고백했습니다. 인간이 닿을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가도 하나님은 거기 계시고 가장 낮은 곳에 가도 하나님은 거기 계십니다(8-10절). 따라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다만 그분의 옷자락일 뿐이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분의 뒷모습 뿐입니다. 그래서 그분이 사람에게 나타나실 때는 지나가십니다. 정면으로 대하면 숨이 멎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분은 또한 우리 존재의 가장 작은 원자 안에도 계십니다. 그래서 다윗은 “주님, 주님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니, 나를 환히 알고 계십니다”(1절)라고 했고, “내가 혀를 놀려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주님께서는 내가 하려는 말을 이미 다 알고 계십니다”(4절)라고 했습니다. 온 우주에 비하면 우리의 존재는 티끌만도 못합니다. 그런데 온 우주보다 크신 하나님께서 티끌만도 못한 우리의 존재 안에 계십니다. 

하나님에 대해 설명할 때 언어의 한계가 드러납니다. 언어는 인간의 경험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해 설명하는 데는 무력합니다. 말이 안 되는 말이 아니고는 하나님을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자신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클수록 하나님을 믿는 데 어려움을 겪습니다. 명석한 사람들은 머리로 납득 되어야만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자신의 지적 능력의 한계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머리로 다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합니다. 그래서 모든 판단을 내려 놓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설 가능성이 더 큽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육신을 입고 오신 하나님이십니다. 인간이 하나님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하나님이 인간의 육신을 입는 것은 가능한 일입니다. 제자들이 오병이어의 사건을 경험 했을 때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깨달아 알아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 사건의 놀라움에 사로잡혀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생각해 보지 못했습니다. 오늘 우리도 복음서를 읽으며 만나야 할 대상은 “나는 나다!”라고 당신을 밝히시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인간의 그 어떤 언설로도 규정할 수 없는 하나님께서 내 곁에 계시고 내 안에 계시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는 폭풍이 부는 바다 한 가운데서도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도: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의 하나님, 저희로 하여금 주님을 알았다고 생각하지 말게 해주십시오. 매일 주님을 더 깊이 알아가게 해주십시오. 저희로 하여금 주님의 뜻을 안다고 생각하지 말게 해주십시오. 매일 주님의 뜻을 찾게 해주십시오. 저희로 하여금 주님의 뜻을 따라 살고 있다고 자신하지 말게 해주십시오. 매일 저희 자신을 돌아보며 두렵고 떨림으로 주님 뜻을 행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12 responses to “마가복음 6장 45-56절: “나다!”라고 하시는 분”

  1. billkim9707 Avatar

    예수님은 세상을위해 성육신하신 천지창조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이신것을 고백하면서도 좁고도 한정된 생각안에서 주님을 이해하고 살아왔습니다 험하고 힘든 세상풍파안에서도 함께하시는 주님을 깨닫고 마음의 평화를 갖기를 원합니다. 주님을 더 알기를 원합니다. 지나가시는 주님을 놓치지않고 옷자락을 붙잡기를 원합니다. 십자가의 은혜로 지성소에서 살기를 원합니다, 이틀후 Kyle 선교사를 초청하는 event가 주님께 영광을 드리는 시간이 되도록 간절히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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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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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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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예수님이 물을 걸으신 이야기. 정말 사실일까요? 소수의 인사이더 외에는 목격자가 없습니다. 북한의 김일성 전승에는 성경을 패로디한 듯한 기사가 있다고 하죠. 가랑잎을 타고 압록강을 건넜다는.

    오늘의 스토리 또한 민담처럼 만들어진 레전드가 아닐까? 저는 복음서의 역사학적 신빙성, 그리고 사도들의 믿음의 진정성 (예수가 하나님임을 믿었다면 그 분에 대한 날조를 신성모독으로 생각하지 않았을 까요?)에 비춰볼 때 이 이야기가 믿어집니다.

    바다위를 걸으시는 분. 자연을 창조하셨기에 그 지배에 구속되지 않죠. 바람에 일렁이는 심연, 그것은 혼돈, 불확실성, 어둠, 죽음의 상징입니다.

    주께서 우리에게도 물위를 걷자 하십니다. 고통과 혼돈을 살면서 그 바다위를 걸어 창조의 기쁨을 같이 누리자 하시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분. 알 수 없는 는 섭리, 통치. 만유의 주. 그런 분을 아빠라고 부를 수 있게 하신 않는 은혜. 그 은혜에 의지하여 오늘도 물위를 걷기를 원합니다.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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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illkim9707 Avatar
  3. gachi049 Avatar
    gachi049

    먼지만도 못한 인간이 하나님의 사건, 카이로스의 시간, 하나님의 시간과 공간안에 일어난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건을 이해할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다만 하나님께서는 지금 이순간에도 죄 속에 빠져드는 백성을 사랑하셔서 구원하시기 위해 이해 할 수 없는 수많은 방법을 통해 일하시고 계심을믿습니다. 그분의 영혼 구원의 도구로 쓰임 받는 믿음의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인도하여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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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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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마가는 계속해서 예수님의 신적인 모습을 묘사합니다. 하나님의 아들-하나님-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옷자락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낫는 놀라운 사건, 죽은 아이에게 달리다쿰 명하시니 일어나는 사건, 오천 명도 훨씬 넘었을만한 무리가 해 진 저녁 아무 것도 없는 들판에서 배불리 먹는 사건… 호수 건너 이방인의 동네도 큰 이적을 목격했습니다. 군대라고 할만큼 많은 귀신들에게 사로잡힌 청년이 깨끗이 나았습니다. 공개적으로 여러 사람이 본 기적 만도 이렇게 많습니다. 오늘 물 위를 걸어 오시는 예수님의 이야기는 제자들 만 목격한 일입니다. 전에도 제자들은 예수님이 호수의 풍랑을 잠잠케 하신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이쯤되면 웬만한 이적에는 놀라서 주저 앉을 것 같지 않은데 마가에 의하면 제자들은 여전히 잘 못 믿는듯한, 믿을 수 없어하는, 그런 모습입니다. 여기서 갑자기 정반대의 상황이 생각납니다. 믿을 수 없는 일, 믿으면 안 되는 일을 믿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말도 안되는 생각을 말로 뱉는 사람, 한 말을 하지 않았다는 사람, 해서는 안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런 사람들을 좋아하고, 믿고, 따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제자들의 병이 믿어야 할 것을 안 믿는 불신의 병이라면, 믿으면 안 되는 것을 굳게 믿는 광신과 맹신의 중병에 걸린 이들도 있습니다. 믿음은 정녕 자유 의지와 선택, 분별과 지혜의 영역에 속하지만, 주님의 도우심이 있어야 ‘바른 믿음’을 가질 수 있는 것이구나 싶습니다. 나의 믿음이 보잘 것 없어 늘 안타깝고 챙피하지만 주님 앞에 정직하다면 그것 만으로도 감사합니다. 주님을 믿는데도 삶은 여전히 피곤하고, 별 이익도 없는 것 같고, 좋은 소리는 커녕 서운할 때가 더 많은 듯 해도 이것이 믿음의 길이거니 생각하게 하시니 감사하다는 마음도 듭니다. 믿음이 부족하고 영민하지 못했던 제자들이지만 예수님 안에서 다시 빚어지고 세워지는 복을 받았습니다. 여러 사건을 겪으면서도 긴가민가했던 그들은 십자가와 부활앞에서 자기 자신을 찾았습니다. 자기 삶의 목적과 방향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살았습니다. 내게도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습니다. 어느 날 ‘완전한’ 믿음을 갖게 될거라고 희망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확신을 믿음의 표징으로 여기는 인간 속성으로부터 자유해지기를 바랍니다. 믿음이 무엇인지 알려는 마음, 또 그것을 가르치려는/설명하려는/설득하려는 마음이 사라지는 때가 오기를 원합니다. 믿음을 믿는게 아니라 사는 때라고 할까요. 이런 마음으로 주님께 나오고 구합니다. 마음이 열려야 할 때 열어지게 하시고, 마음을 지켜야 할 때 지킬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물 위를 걸어 오시는 예수님을 보며 제자들은 두려웠습니다. 예수님인데 왜 두려웠을까요. 예수님이 아니라 귀신으로 봤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이어서 무서운게 아니라 예수님이 아니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다!’하시는 주의 음성을 들으며 살게 하소서. 주님이 함께 하심을 잊지 않게 하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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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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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lissful2a0acacad4 Avatar
    blissful2a0acacad4

    주신 놀라운 오병이어의 기적을 잊은 사람들과 옷자락의 기적을 가진 사람이 대조 됩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과 확실한 말씀, 보이지 않는 믿음과 희미한 확신처럼 이미 임한 은혜를 아직 다 누리지 못하는 곳에 서 있습니다. 나의 간절함은 어디로 향해 있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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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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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influencerdelicatelya014b87282 Avatar
      influencerdelicatelya014b8728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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