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6장 30-44절: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

3–4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전도 하러 나갔던 사도들이 약속한 시간에 예수께 돌아온다. 그들은 흥분하여 자신들을 통해 일어난 일들에 대해 보고 한다(30절). 자신들에게서 그런 놀라운 일이 일어나리라고 믿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보고를 다 들으신 후, 예수님은 “너희는 따로 외딴 곳으로 와서, 좀 쉬어라”(31절)고 하신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아셨다. 그분 자신도 자주 홀로 외딴 곳에 가셔서 쉬시면서 기도하셨다(1:35). 그래서 배를 타고 외딴 곳을 찾았다(32절). 

그런데 사람들이 그 사실을 알아 채고 먼저 그곳에 와 있었다(33절). 예수님은 당신을 향한 그들의 간절한 열망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34절)과 같다는 생각을 하셨다(34절). “불쌍히 여기셨다”로 번역된 헬라어(‘스프랑크니조마이’)는 1장 41절에서도 사용되었는데, 속이 탈 정도로 공감하는 것을 말한다. 그분은 배에서 내려 날이 저물 때까지 그들을 가르치신다.

날이 저물자 제자들이 예수님께, 이제 그만 사람들을 해산시켜 각자 끼니를 해결하게 하자고 제안한다(35-36절). 그러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37절)고 하신다. 제자들은 음식을 사다가 무리를 먹이라는 뜻으로 알고 자신들에게 그만한 돈이 없다고 답한다. “데나리온”은 당시 통용되던 로마 화폐로서 성인 남성 노동자의 하루 품삯이었다. 이백 데나리온은 성인 남성 노동자가 이백 일 동안의 품삯을 고스란히 모아야 만들 수 있는 큰 돈이다. 오늘의 기준으로 하루 일당을 백 달러로 잡으면 2만 달러가 된다.  

예수님은 들은 척도 하지 않으시고는 “너희에게 빵이 얼마나 있느냐? 가서, 알아보아라”(38절)고 하신다. 그들에게 있는 것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뿐이었다. 그분은 그것을 받아 드신 다음, 사람들을 오십명 혹은 백명씩 둘러 앉게 하신다(39-40절). “푸른 풀밭에 앉게 하셨다”는 표현은 시편 23편을 생각나게 한다. 34절에서 “목자 없는 양과 같으므로”라고 쓴 것을 보면, 마가는 이 사건에서 시편 23편을 생각했고, 예수님을 선한 목자로 상상하고 있음에 분명하다. 

그런 다음 예수님은 빵과 물고기를 “들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축복하신 다음에, 빵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고“(41절)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신다. 여기 사용된 네 가지 동사(“들다”, “축복하다”, “떼다”, “주다”)는 후에 성찬 예식의 틀이 된다. 제자들이 그대로 했더니 모두가 배불리 먹고도 남았고(42절), 남은 음식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43절). 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남자 어른만 따져도 오천 명이었다(44절). 여성과 아이까지 합하면 훨씬 더 많았을 것이다. 

묵상:

‘오병이어'(다섯 개의 빵과 생선 두 마리)의 이적은 네 개의 복음서에 모두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초대 교인들에게 중요하게 기억된 사건입니다. 유대인들이 광야에서 만나를 먹었던 것을 가장 중요한 이적으로 여긴 것처럼, 초대 교인들은 오병이어의 사건을 가장 중요한 기적 중 하나로 여겼습니다. 하나님의 현존을 가장 분명하게 경험하게 했던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은 하나님이 그들 가운데 활동하고 계시다는 것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떤 사건은 매우 암시적으로, 어떤 사건은 상당히 분명하게 또 어떤 사건은 부인할 수 없이 명백하게 하나님의 현존을 보게 해 주었습니다. 오병이어의 기적은 잠시 동안 하나님 나라로 옮겨진 것 같은 경험을 그들에게 선사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경험을 통해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에 눈 뜨게 되기를 기대했습니다. 이 사건이 네 복음서 모두에 기록되어 있다는 사실은 초대 교인들이 그 의미를 깨달았다는 뜻입니다.

마가는 이 이야기를 전하면서 독자에게 시편 23편을 생각하게 합니다. “주님(여호와)은 나의 목자시니”(1절)라는 말로 시작하는 이 시편의 고백이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됩니다. 그분은, 당신이 어디를 가나 따라 다니는 무리를 보시고, “목자 없는 양”과 같다고 생각하시고 그들의 절망과 고통에 깊이 공감하셨습니다. 오병이어를 가지고 무리를 “풀 밭에 앉게 하신” 대목에서는, “주님께서는, 내 원수들이 보는 앞에서 내게 잔치상을 차려 주시고”(5절)라는 말씀이 생각납니다. 그분은 구원자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로서 우리에게 선한 목자가 되신다고, 마가는 독자에게 전하고 있습니다. 

성찬 식탁에서 집례자가 빵과 포도즙을 “들어” “축사하고” “떼어” “주는” 행동을 할 때, 우리는 선한 목자이신 주님을 생각합니다. 그분은 광야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만나로 먹이신 것처럼, 인생의 광야길에서 우리를 먹이시고 인도하시는 선한 목자입니다. 빈 들에서 오병이어로 큰 무리를 먹이신 주님은 영원한 오병이어로서 하나님의 손에 들려 찢기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과 마지막 식사를 나누시며 당신이 찢기는 것은 그들의 구원을 위한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믿는 이들에게 생명의 양식이 되셨습니다. 우리가 성찬을 자주 나누는 것은 그분이 우리에게 주신 영원한 생명을 맛보고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기도:

선한 목자이신 주님, 주님께서는 빈 들까지 따라나와 말씀을 듣던 무리를 불쌍히 여기셔서 만나의 기적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그로 인해 황량한 빈 들이 갑자기 천국으로 변모 했습니다. 그들은 선한 목자로서 그들 곁에 오신 주님을 알아보고 큰 위로와 용기를 얻었을 것입니다. 주님, 그 은혜가 오늘 저희에게도 필요합니다. 주님 없는 저희의 인생은 빈 들과 같습니다. 저희의 눈을 열어 선한 목자이신 주님께서 같이 하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십시오. “그 어디나 하늘 나라”라는 고백이 저희에게 진실이 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9 responses to “마가복음 6장 30-44절: 땅에 임한 하나님 나라”

  1. billkim9707 Avatar

    높은산과 거친들을 지나왔다고 생각했으나 지금까지 살아온것은 함께하시는 주님의 은혜이었습니다, 주님께서 함께하시는 초막이라도 천국인것을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시시때때로 육신의 만나와 메추라기 뿐만아니라 영의양식 말씀을 허락하신 사랑의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내평생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함께하셨으니 주님의 전에 영원히 사는 희망이 있습니다. 지금부터는 우리가족과 교회가 물고기 두마리와 적은떡 5개를 주님께 드려 온 교회와 사회와 나라가 하나님나라를 경험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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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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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gachi049 Avatar
    gachi049

    “예수께서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어서, 하늘을 쳐다보고 축복하신 다음에, 빵을 떼어서 제자들에게 주시고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게 하셨다. 그리고 그 물고기 두 마리도 모든 사람에게 나누어 주셨다.” 예수님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성령께서 기도 대로 이루심을 통하여 모두가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하심은 인간으로서는할 수 없는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을 말씀을 통해 볼 수 있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리며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주님! 길거리에 굶주리는 자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들에게 한끼라도 제공할 수 있는 믿음의 공동체가 되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시고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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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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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lissful2a0acacad4 Avatar
    blissful2a0acacad4

    굶주림은 끊없는 배부름을 찾습니다. 절망과 고통의 인생을 잊은채 점점 더 허기진 배만 채우는 삶을 돌아봅니다. 채워지지 않는 부서진 마음속에 하늘나라가 가득하길 주께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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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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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오늘은 유명한 오병이어 이야기입니다.

    젊은 시절 저는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는 것을 믿기 어려웠습니다. 너무나 전설 같은 이야기. 이건 실은 사회적 기적에 관한 스토리이다. 한 어린이가 음식을 내놓으니 군중 모두가 자기 소유의 음식을 나누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면서 나눔의 미담과 만나의 이적을 혼동했을지요?

    예수님의 부활을 역사적 사실로 받아들인 후에는 오병이어의 스토리도 믿어지게 되었습니다.

    오늘 아침 저와 제 가족들의 삶, 가운데 오병이어의 기적이 임하기를 기도해봅니다.

    길에서 넘어진 아이를 보면 일으켜주고, 불쌍한 사람을 보면 뭔가 도울 수 없나 고민해 보며, 나의 나르시시즘을 죽이고 사랑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나의 생활을 보는 작은 마음들을 내놓길 원합니다.

    지하철을 타고 출근합니다. 오늘도 일할 수 있게 해주시셔 감사합니다.

    제 삶과 제 인생이 하늘 잔치를 위한 오병이어로 찢기어 나눠지길 조용히 기도해 봅니다. 메트로 창을 통해 보는 아침햇살이 놀랍게도 아름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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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예수님 앞으로 모여든 무리는 무엇을 바랬을까요. 그들은 인생의 문제를 안고 거기까지 갔을 것입니다. 병으로 아픈 사람, 가난해서 살기 어려운 사람, 죄에 묶인 사람…서로 다 다른 듯하면서 또 다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예수님을 찾아갔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들을 목자 없는 양 무리를 보듯 불쌍히 여겼다고 전합니다. 갈 바를 모르고 이리저리 헤매는 모습, 언제 늑대의 공격을 받을 지 모르는 채 들에 버려진 모습이 양과 사람을 동일시하게 만듭니다. 제자들은 무리가 배고플 때라는 사실을 상기 시킵니다. 먹을 것을 챙겨 온 사람이 아니면 뭘 먹을 수 있는 장소가 아닙니다. 엄청나게 많은 이들이 모였는데 빵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 만 나왔다는 것은 그들 중에 먹을 것이 없었다는 말과 같습니다. 배고픔이 ‘문제’라면 음식은 ‘해결’입니다. 이들 무리는 해결책이 너무 적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예 배고픔을 잊어버리게 하실 수는 없었을까…예수님은 우리를 보게 하시지 집단최면 같은 것으로 가리거나 잊어버리게 하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기적의 에피소드이고 또 문제 해결의 예화로 읽힙니다. 예수님은 배고픔을 없애 주시는 분입니다. 오병이어를 내놓지 않았어도 군중은 굶지 않았을 것입니다. 제자들에게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 (37절)’ 하신 것은 명령이자 초대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를 같이 해결하자는 말씀 같습니다. 우리는 불쌍한 양 떼처럼 보이지만 길을 찾아 나갈 능력이 있다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따라 나서는 사람은 제 길을 찾아가고 있는거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오병이어 이야기는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기적 이야기지만 읽을 때마다 조금씩 다르게 느낍니다. 생각거리가 늘어납니다. 제자들의 관점에서 보이는 것이 다르고 군중 속의 한 사람으로 보는 면이 따로 있습니다. 신학적인 주제 -예수님은 누구인가-를 놓고 읽을 때와, 양 떼처럼 무기력한 식민백성의 입장이 되어 읽을 때 생각하게 되는 것이 다릅니다. 오늘은 한국의 시위군중이 떠올랐습니다. 목자 없는 양 떼가 아니라 ‘목자’를 따라 모인 양 떼들입니다. 먹을 것이 없는 들판이 아니라 먹을 것이 천지인 도심에 모인 군중입니다. 오늘 아침에도 나의 구원은 예수님께 있다고 고백합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예수님의 사랑이 이미 내 안에 있으니 부족함이 없다고 고백합니다. 사람의 땅에는 늘 ‘문제’가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길 또한 주셨기에 하늘나라로 변하는 아름다운 순간들을 보고 누릴 수 있기를 꿈꾸고 기도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배불리 먹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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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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