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5장 35-43절: 죽음을 삼키신 분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여인에게 치유를 확인해 주신 다음, 예수님은 무리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치셨다. 그러는 중에 회당장 집에서 심부름꾼이 찾아 와 야이로에게, 딸이 방금 죽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예수님을 모셔올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35절). 그 이야기를 들으신 예수님은 야이로에게, “두려워하지 말고 믿기만 하여라”(36절)고 말씀하신다. 그분은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을 데리고 회당장의 집으로 가신다(36절). 예수님은 당신과 관계된 중요한 일이 일어날 때면 세 제자에게만 보게 하셨다. 그 일들은 부활 사건 이후에나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세 제자에게만 보게 하신 것이다.  

회당장의 집에 이르니 이미 사람들이 곡을 하고 있었다(38절). 당시에는 장례가 나면 가족의 슬픔을 도와 주기 위해 곡을 잘 하는 사람들을 초청 하곤 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곡을 멈추려고 하시고 “그 아이는 죽은 것이 아니라 자고 있다”(39절)고 하신다. 생명의 주인이신 예수님에게 그 아이는 자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분을 비웃는다(40절). 

그들의 반응에 아랑곳 하지 않으시고 예수님은 부모와 세 제자들을 데리고 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신다. 그분은 아이의 손을 잡으시고 아람어로 “달리다굼”(41절, “소녀야, 일어나거라”) 하고 명령 하신다. 율법 규정에 따르면 죽은 시체에 접촉하면 부정해진다. 예수님은 그것에 개의치 않고 아이의 손을 잡으신 것이다. 그러자 열 두 살의 소녀가 눈을 뜨고 일어나 걸어다닌다. 그것을 지켜 본 부모와 세 제자는 죽은 사람을 살려내는 예수님의 능력에 놀란다(42절). 예수님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소녀에게 먹을 것을 주라고 하신다(43절). 

예수님은 세 제자와 함께 그 방을 나와 모여 있는 무리 사이를 헤치고 다른 제자들이 있는 곳으로 가셨을 것이다. 예수님이 떠나고 나서 죽은 아이가 살아난 사실이 드러났고 모여 있던 사람들은 크게 놀랐을 것이다.   

묵상:

예수님은 야이로의 딸을 살려낼 때 부모와 세 제자에게만 보게 하십니다. 우리 생각으로는, 그런 사건일수록 사람들에게 보여 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죽은 사람이 일어나는 일을 본다면, 예수님을 믿지 않을 사람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십니다. 소녀를 살려 내신 후에도 무리에게 알려지기 전에 그곳을 빠져 나가십니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든 처사입니다. 

그렇게 하신 이유는, 세 제자만을 데리고 가셨다는 사실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특별한 경우에 세 제자에게만 보게 하십니다. 산에 올라가서 기도하던 중에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하셨을 때(9:2-8)에도 그러셨고, 겟세마네 동산에서 기도하실 때에도 그러셨습니다(14:32-42). 

세 제자만에게만 따로 보이신 이유는 그 사건이 예수님의 부활을 보고 나서야만 그 의미를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변화산 사건 후에 예수님은 산에서 내려오시면서 세 제자에게, “인자가 죽은 사람들 가운데서 살아날 때까지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야기하지 말라”(9:9)고 하셨습니다. 죽은 사람이 살아나는 것은 너무도 놀랍고 신비한 일이어서 부활의 사건을 경험하기 전까지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예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하셨을 때, 세 제자는 비로소 소녀를 살려낸 사건의 의미를 알 수 있었습니다. “일어나거라”(41절)로 번역된 ‘에게이레’는 예수님의 부활을 묘사할 때 사용된 단어입니다. 하나님께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예수님을 일으켜 내신 것처럼, 예수님도 그 소녀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으키신 것입니다. 그 때에야 비로소 세 제자들은 예수님이 생명의 주님이라는 사실을 확인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사건을 통해 당신이 죽음 너머로 그들을 인도하실 분임을 알려 주셨습니다. 

기도:

죽음을 삼키고서 승리를 얻으신 주님, 주님 안에 영원한 생명이 있음을 믿습니다. 주님 안에 있는 한 죽어도 죽은 것이 아님을 압니다. 반대로, 주님 밖에 있으면 살아도 산 것이 아님을 압니다. 살아 있는 동안 저희로 하여금 주님 안에 머물러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하시고, 때가 왔을 때, 아침에 다시 깨어날 것을 믿고 잠자리에 드는 사람처럼 육신의 죽음을 맞이하게 해주십시오. 우리가 두려워 할 대상은 죽음이 아니라 주님을 떠나는 것임을 잊지 않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8 responses to “마가복음 5장 35-43절: 죽음을 삼키신 분”

  1. gachi049 Avatar
    gachi049

    주님! 오늘 하루도 허락하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남은여정이 주님을 향한 시선이 좌우로 치우치지 않고 십자가를 똑바로 보고 주위 사람, 가족들에게 걱정꺼리가 되지 않도록 잠잘때 저의 영혼을 주님께서 저에게 허락하신 시간에 거두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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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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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주님은 죽은 소녀의 손을 잡고 속삭이십니다. 달리다굼-소녀야 일아니라.

    그리고 잠에서 깨어나듯 마치 이무 일도 안 일어났던 것처럼 아이는 일어났습니다.

    아침에 해가 나오면 어둠이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듯이 스르르 사라지듯이 주님이 생명을 부어주시면 죽음도 스르르 사라지고 말겠지요?

    죽음으로 가는 길목에는 여태 겪어보지 못한 고통이 기다리고 있을지요? 또 죽음의 터널 후에 무엇이 있을지는 제겐 언제나 불확실하죠.

    그래서 저는 죽음이 무섭습니다.

    주님, 저희와 그 가족들의 인생 가운데 생명의 빛을 빛춰주세요. 혹 어둠 가운데 죽은 듯 누웠을 때 일으켜 주세요.

    죽음 후에는 따뜻한 손으로 저희 찬 손을 잡으시고 마련하신 처소로 친히 영접해 주세요.

    어젯밤 희생된 항공충돌 희생자들을 추모 합니다. 죽음이 바로 내 곁에 또아리를 틀고 있음을 다시 느끼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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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billkim9707 Avatar

    주님이 생명이시고 부활이신것을 믿는다고 고백합니다, 주님안에 거해있으면 진리를깨닫고 진리가 자유를 허락하신다는 약속을 믿으면서도 멀지않은곳에서 기다리는 죽음으로 부터 자유가 됐는지 궁금합니다.주님의 부활을 믿습니다.믿기를 원합니다. 죽음으로부터 자유가되는 기쁜 소식을 온 세상에 알리는 사귐의 소리 식구 모두가 되도록 도와 주십시오. 죽음에서 해방되는 축복의 약속을—-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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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글로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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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차 안에 있을 때 듣는 클래식 방송이 있습니다. 자정부터 아침 6시까지 진행하는 DJ가 자기 시간을 마치면서 하는 멘트가 이렇습니다. “Thank you for listening. I wish all of you a day of loving exchange, rewarding productivity, and of course, good music. Bye bye.” ‘사랑의 교류와 보람 있는 생산성 그리고 좋은 음악’이 있는 하루라… 좋은 음악을 듣고 맛난 음식을 먹으며, 일을 해 보람된 결과를 내고, 만나는 사람들과 사랑이 담긴 대화를 하고 산다면 여기가 하늘나라요, 천국일 것입니다. DJ의 인사는 너무나 듣기 좋고 상상 만으로도 행복해지는 멘트입니다. 하지만 만약 나의 일상이 그렇다면, 그렇게 평온하고 좋기만 하다면 멘트는 기억에 남기는커녕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을 지 모릅니다. 그런 날을 정말 바라기도 하고, 그렇게 살아야지 생각도 하니까 흘려듣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예수님은 회당장 야이로의 딸을 죽음에서 살려 내십니다. 예수님은 거라사 지방에 잠시 가셨다가 다시 호수 건너로 오셨습니다. 야이로는 딸이 거의 다 죽어가게 되자 예수님 앞에 와 엎드려 간청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아이를 고쳐주시려고 그 집으로 가시던 길이었습니다. 가는 중에 혈루증을 앓던 어느 여자가 예수님 옷을 만지고 병이 고쳐진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여자의 믿음을 칭찬하시며 말씀을 하시는 중에 야이로의 딸이 죽었다는 전갈이 옵니다. 집에 가봤자 ‘상황 끝’이라는 소립니다. 야이로는 아마 땅에 쓰러졌을지 모릅니다. 예수님은 야이로에게 두려워 말고 믿기만 하라고 하십니다. “Don’t listen to them; Just trust me.” 메시지 번역입니다. 집에 도착하신 뒤에 예수님은 어째서 소란을 피우며 다들 울고 있느냐고 나무라십니다. 아이는 죽은게 아니라 자는거라고 말씀하십니다. 나는 예수님의 이 말씀이 놀랍기만 합니다. 제자들 중에서 세 명 만 데리고 집안으로 들어가신 것은 그다지 놀랍지 않은데, 숨이 넘어간 아이를 보고 자는거라고 하시는게 너무 이상합니다. 유대인 풍습은 사람이 죽으면 하루를 넘기지 않고 어서 장례를 치루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야이로의 딸이 죽으니까 식구들과 동네 사람들은 즉각 장례 준비를 시작합니다. 예수님이 소녀를 살리셨다는걸 이미 아니까 괜찮지, 모르고 읽으면 예수님은 결례를 행하는거고, 유족들을 두 번 죽이는 무심하고 매정한 분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예수님은 죽음을 확실하게 걷어내십니다. 정말로 자는 아이를 깨우듯 ‘일어나라’고 명하십니다. 마가는 소녀가 ‘즉시’ 일어났다고 기록합니다. 차차 정신이 돌아와 기운을 찾았다고 하지 않고 ‘즉시’ 일어나 걸었다고 합니다.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죽은게 아니었네,정말 자고 있었던거네 라고 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완벽하게 시간을 돌려놓으십니다. 5장에 나오는 인물들은 예수님에게서 새 생명을 받습니다. 그들은 지옥 같은, 죽음 같은 세상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들은 사랑을 주고 받고, 보람 있는 일을 하며, 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을 살 것입니다. 죽은 것과 자는 것을 구분도 못하냐는 듯이 예수님을 비웃던 사람들처럼 너무 빨리 포기하고, 너무 쉽게 받아들이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방송 멘트의 삶이 현실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오늘 아이는 일어나 걸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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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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