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서 7장 15-29절: 완전한 의를 향하여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전도자는 의롭게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늘 끝이 좋고, 악하게 사는 사람이라고 해서 반드시 끝이 나쁜 것은 아니라는, 현실의 모순을 인정한다(15절). 따라서 너무 의롭게 살려고 애쓰지도 말고, 너무 악하게 살려고 애쓰지도 말라고 한다(16-17절).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극단을 피한다”(18절)는 말은 자신의 한계성과 연약함을 인정하고 겸손하게 살라는 뜻이다. 악의 도가 지나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의롭게 살려는 노력이 지나치는 것도 문제다. 지혜가 좋은 것이기는 하지만(19절), 인간의 노력으로 완전한 의에 이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20절). 

어떤 일에 무리하여 극단에 치우치는 이유 중 하나는 다른 사람에게 나쁜 소리 듣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의도적으로 나쁘게 사는 것은 피할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때로 나쁜 소리 듣는 것을 괘념치 말아야 한다(21-22절).

전도자는, 지혜를 구하고 찾았지만, 그럴수록 지혜는 멀어지는 것 같았다고 술회한다(23-24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고 지혜를 얻는 일에 매진했다(25절). 26절의 “올가미와 같은 여자”는 어리석음에 대한 비유다.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리는 남자”는 지혜를 구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천 명 가운데서 남자 하나는 찾을 수 있어도, 천 명 가운데서 여자 하나는 찾지 못한다”(28절)는 말은 지혜를 찾는 것이 그토록 어려웠다는 뜻이다. 그것은 인간의 죄로 인해 하나님의 창조 질서가 어지러워진 까닭이다(29절). 29절은 개역개정의 번역이 더 좋다. “하나님은 사람을 정직하게 만드셨으나 사람이 많은 꾀들을 냈느니라.”

묵상:

우리는 자신의 한계성과 연약함을 인정하지 않으려 합니다. 그래서 자주 극단으로 흐르고, 좋은 뜻으로 시작한 일도 불행한 결과에 이릅니다. 따라서 의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애쓰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완전한 의에 이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과거 역사에서, 이 세상을 이상향으로 만들어 보기 위한 노력은 언제나 참담한 비극으로 끝났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작은 공동체를 만들어서 그 꿈을 실현해 보려고 했지만, 그것도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인간의 죄 된 본성을 얕잡아 본 까닭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사람을 평범하고 단순하게 만드셨지만, 우리가 우리 자신을 복잡하게 만들어 버렸다”(29절)는 말은 인간의 죄로 인해 인생사가 헝클어져 버렸다는 뜻입니다. 그로 인해 어리석음은 인간의 기본값이 되었고, 어리석음의 올가미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전심을 다해 지혜를 구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도, 완전한 지혜를 찾을 수는 없습니다. 흠 없이 살려고 발버둥 쳐도, 비난 받는 일을 피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으로서 바랄 수 있는 최선은 주어진 기간 동안 매일, 자신과 이웃의 연약함을 품어 안으면서, 하루치의 수고를 감당하고 하루치의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 한계성과 연약함을 벗어나는 길이 열렸다는 뜻입니다. 복음은 인간이 이룰 수 없는 온전한 의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우리에게 임한다는 소식입니다. 그 의는 우리가 노력해서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옷처럼 입혀 주시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 안에서 하나님은 우리를 “의롭다”고 인정해 주시고, 성령을 통해 의롭게 변화시켜 주십니다. 복음을 알지 못할 때 우리는 “한계 안에 갇힌 존재”였지만, 복음 안에서 우리는 “한계를 벗어나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완전한 존재가 된 것은 아니지만, 완전함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기도:

죄로 인해 부과된 한계 안에서 체념하고 살던 저희에게 의의 옷을 입혀 주시고, 온전한 의를 향해 나아가게 하신 은혜를 기억합니다. 저희에게 이 은혜를 베풀어 주신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 은혜 안에 늘 머물러 살아 이 땅에서 주님의 의를 누리게 해주십시오. 아멘.  

3 responses to “전도서 7장 15-29절: 완전한 의를 향하여”

  1. billkim9707 Avatar

    그리스도 예수안에서 경건하게 살기를 원하는 자는 핍박을 받으리라는 말씀이 기억납니다, 비록 핍박을 받더라도 주님안에서 사는것이 축복인것을 깨닫는것이 하늘의 지혜 인것을 앵무새 같이 되풀이 하면서도 그렇게 살지못하는 우매한 사람입니다.

    구유에 누워있는 아기 예수를 보고 오늘 다윗의 동네에 너희들을 위해 구주가 탄생하셨으니 곧 그리스도 주시니라고 세상에 선포하는 성탄절이 되도록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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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수요일 아침입니다. 제법 날씨가 따뜻하고 햇살도 화창하네요.

    전도서 7장 후반. 세상의 부와 성공만 헛된 것이 아니라 올바로 지혜롭게 살려는 노력 자체가 다 부질없다는 내용이네요. 이런 들 어떠하고 저런 들 어떠하리? 조선 태조 이방원의 “하여가”가 잠시 생각났습니다.

    목사님의 해설 말씀 대로 오늘은 완전한 의를 중심으로 생각을 모아봅니다. 완전한 의. 하나님의 의란 무엇일까요? 마음과 혼과 힘을 다하여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를 따르는 것? 그러므로 하나님의 자녀라는 신분에 걸맞는 인생을 사는 것?

    모두가 사모할만한 목표고 지향점이죠. 그렇지만 현실의 저는 왕의 자녀처럼 살기에는 너무 작고, 비루하고, 하찮은 것 같아요. 내 속엔 내가 너무나 많아서. “가시나무새”라는 유명한 노래의 가사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날입니다. 명절을 같이 보낼 가족을 주셔서 감사. 짧은 인생, 흐르는 시간 속에 가끔 별처럼 빛나는 기쁨의 시간을 주심도.

    하나님의 의에 이르지 못하는 인생. 그런 나를 위해 양의 문이 되신 분을 찬양. 그의 대속을 찬양. 보혜사 성령을 주심으로 찬양. 나의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볍다 하신 주. 주께 나아감으로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벗고 쉼과 자유를 얻는 오늘, 그런 인생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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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오늘 본문의 해설이 마음을 환하게 밝힙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알게 되면 한계를 벗어나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존재가 된다는 것이 믿음의 본질입니다. ‘완전한 존재가 된 것은 아니지만 완전함을 향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완전한 존재를 무엇이라고 정의하는지,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인지 명확하지 않습니다. 믿는 사람에게 완전한 존재는 신입니다. 신은 믿음의 대상이지만, 믿음이 없는 인간에게는 욕망의 완결이기도 합니다. 선악과를 먹은 ‘반항’도 완전한 존재가 되려는 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완전한 세계 (에덴)는 인간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알게 되면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완전한 세계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이 자신의 힘으로 완전해 질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때 가능해집니다. 하나님의 나라를 기다리며 회개해야 할 것은 우리의 교만입니다. 예레미야는 다가올 심판이 불가피하다고 외쳤습니다. 반드시 받아야 하는 심판이라고 말했습니다. 교만과 우상숭배로 가득한 도시, 신이 되고자 하는 욕망의 전시장이 된 예루살렘을 고발했습니다. 예레미야는 심판이 끝이 아니라는 것도 말했습니다. 심판의 도가니 crucible 를 통과한 뒤에 완전함을 향해 어깨를 돌리게 될 것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시련의 시간을 통과하며 깨달은 지혜가 우리로 하여금 완전함을 향해 나아가게 합니다. 솔로몬 왕이 전도서의 저자라고 알려졌지만 현대 학자들은 바빌로니아 포로시대 이후의 책으로 봅니다. 지혜서 -잠언, 욥기, 일부 시편-로 분류되는 전도서는 모든 것이 헛되다는 결론으로 유명합니다. 수고와 노력이 다 소용없다고 반복적으로 말합니다. 하나님이 실수하신걸까요. 살아봐야 별 것 아닌 삶을 왜 주신걸까요. 하나님은 인간에 대해 아무 책임이 없으신걸까요. 그럴 수 없지요. 하나님이 -완전함이- 해 아래에 갇혀 있다면 새로울 것도 없고 기대할 것도 없겠지만 우리는 그 너머를 꿈꾸는 존재입니다. 동물의 울타리에서 나온 존재입니다. 하나님은 under the sun, on the earth 에만 계시지 않습니다. 성전 밖에도 계시는 하나님. 마굿간에도 계시는 하나님. 시간 밖에도 계시는 하나님. 우리로 하여금 다시 꿈꾸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무지개와 갓난 아기, 비둘기, 빵과 포도주로 우리 곁에 계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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