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4장 1-28절: 모세의 빛나는 얼굴

3–4 minutes

해설:

하나님은 모세에게 돌판 두 개를 깎아서 산으로 올라 오라고 하신다. 그가 격분하여 내던져 깨뜨린 십계명 돌판과 같은 모양으로 깍아가지고 오면 그 글을 다시 새겨 주겠다는 것이다(1절). 다음 날 아침 일찍 올라와 정상에서 하나님을 기다리되, 아무도 따라 올라오지 않게 하라고 하신다(2-3절). 

모세가 새 돌판을 준비하여 산에 오르자(4절), 하나님이 “구름에 싸여 내려오셔서, 그와 함께 거기에 서서, 거룩한 이름 ‘주’를 선포하셨다”(5절). 주님께서는 “모세의 앞을 지나가시면서”(6절) 당신의 영광을 보여 주셨다. 앞에서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달라고 청했다(33:18). 하나님은 당신의 영광을 보고 살아남을 사람이 없다고 답하시면서, 그가 바위 틈에 숨어 있을 때 당신의 영광이 그 곁을 지나가게 하겠다고 약속 하셨다(33:19-23). 그 약속을 지키신 것이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당신의 본성을 계시하신다. 그분은 “자비롭고 은혜로우며, 노하기를 더디하고, 한결같은 사랑과 진실이 풍성한 하나님”(6절)이시다. 그분은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시고,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이시다(7절). 죄를 지어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 한 사람이 죄를 지으면 삼사 대 자손에게까지 그 화가 이르게 하실 것이다. 하지만 그분의 진노가 삼사라면, 그분의 은혜는 천이다. 하나님에게 있어서 진노와 심판은 예외적인 사건이다. 

이 말씀을 듣고 모세는 땅에 업드려 경배하며 이스라엘과 함께 가나안으로 올라가 주시기를 다시 청한다(8절). 그는 이스라엘 백성이 “고집이 센 백성”(9절)인 것은 사실이나, 그 부족함을 용서해 주시고 “우리를 주님의 소유로 삼아 주시기를” 구한다.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과 언약을 세우겠다고 하신다(10절). 그들이 하나님의 명령을 잘 지키면 그들을 위해 이방 민족들을 몰아내겠다는 약속이다(11절). 하나님과 언약을 맺는다는 말은 오직 그분만을 의지한다는 뜻이므로, 다른 민족과는 언약을 맺지 말아야 한다(12절). 그 언약으로 인해 그들의 우상숭배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가나안 땅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이방 민족들이 섬기던 신상과 제단을 허물라고 하신다(13절). 

여기서 하나님은 당신을 “질투하는 하나님”(14절)이라고 소개하신다. 십계명을 주실 때에도 같은 말로 당신을 소개한 적이 있다(20:5). 이 말은 “뜨겁게 사랑하는 하나님”이라는 의미를 뒤집어 표현한 말이다. 인간을 참되게 사랑하고 복되게 하는 신은 하나님 밖에 없다. 다른 신들은 악한 영이거나 우상일 따름이다. 하나님께서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고 이토록 강조하시는 이유는 다른 신들을 찾는 것이 곧 파멸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방 민족과 언약을 맺는 일은 그들의 우상숭배에 문을 여는 행위다. 그들의 우상 숭배는 항상 음행과 연루되어 있다(15-16절). 

이어서 하나님은 이미 주신 율법 규정 중에서 중요한 것들을 다시 강조하신다(17-26절). 그분은 모세에게 이 모든 명령을 기록하라고 하신다. 그것이 언약의 조건이기 때문이다(27절). 모세는 그곳에서 “사십 일을 지내면서, 빵도 먹지 않고, 물도 마시지 않고”(28절) 지냈다. 이것은 의도적인 금식이라기 보다 먹고 마시는 것을 잊을 정도로 깊은 사귐에 머물렀다는 뜻이다. 하나님은 모세가 준비한 돌판에 십계명을 새겨 주셨고, 모세는 나머지 율법들을 돌판에 새겼다.  

묵상:

구약 성경을 읽을 때 가장 조심할 것이 하나님에 대한 “의인화 된 표현들”입니다. 하나님은 사람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생각과 뜻은 사람의 그것과 같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모습과 활동을 묘사하기에 인간의 언어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언어는 시간과 공간 안에서 물리적인 현상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언어는 우리의 시공간적 경험도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황홀한 저녁 노을을 열 사람이 보았다면, 열 사람의 표현이 전부 다를 것입니다. 그 표현을 들은 사람들이 상상한 것은 또 다를 것입니다. 이토록 제한적인 언어이기 때문에 하나님에 대해, 그분의 활동에 대해, 그분이 하신 말씀에 대해 인간의 언어는 제대로 표현할 수가 없습니다.

성서의 저자들은 자신들이 경험한 하나님에 대해 어떻게든 표현해야 했습니다. 하나님이 인간을 상대하실 때에는 인간의 차원으로 스스로를 낮추어 말씀하셔야 했습니다. 인공 위성을 만드는 과학자가 초등학교 교실에서 인공 위성에 대해 설명하려면, 초등학교 학생들의 수준으로 낮아져서 표현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하나님에 대한 의인화 된 표현들이 많이 나옵니다. “나의 얼굴은 보이지 않겠다”(33:20), “내가 다 지나갈 때까지 너를 나의 손바닥으로 가리워 주겠다”(33:22), “네가 나의 등을 보게 될 것이다”(33:23), ”내가 새 돌판에 다시 새겨 주겠다“(34:1), “주님께서 모세의 앞으로 지나가셨다”(34:6), “나는 질투하는 하나님이다”(34:14) 같은 표현들이 그렇습니다. 

이런 표현들을 만날 때,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합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행동을 사람의 행동에 빗대어 표현한 것이고, 하나님의 성품을 사람의 성품에 비유하며 표현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표현들을 만날 때면, 문자 너머에 있는 실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영이신 하나님은 우리가 더듬어 닿을 수 있는 그 너머에 계시기 때문입니다.

기도:

영이신 하나님, 세 분이면서 한 분이신 하나님, 저희가 주님에 대해 “안다”는 교만에도 빠지지 않게 하시고, “모른다”는 불신에도 빠지지 않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사랑 안에 살고 있는 저희가 어떻게 주님을 모르겠습니까? 하지만 온 우주의 창조주요 구원자이며 통치자이신 주님을 저희가 어떻게 다 알겠습니까? 알지만 다 모르는 분, 모르지만 알만한 분, 주님을 찬양합니다. 아멘.    

7 responses to “출애굽기 34장 1-28절: 모세의 빛나는 얼굴”

  1. billkim9707 Avatar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에게 Second Chance, 두번째로 율법을 허락하신 사랑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예수그리스도를 통해 영원불멸의 십자가의 은혜를 베푸시는 그토록 놀랍고 엄청난 복음에 감사와 영광을 삼위일체 구원의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 또 감사를 드려올립니다.

    세상의 교활한 유혹과 시험에 홀리지않고 오직 오직 십자가에만 소망을 두고 주님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며 인생을 마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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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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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많은 일들이 있었던 주일을 보내고 월요일 아침을 맞습니다. 시내산에서 십계명을 다시 받는 모세 이야기.

    주(LORD)가 자기 영광을 모세에게 보여주세요. 그리고 당신이 어떤 분이신지를 직접 알려주셔요.

    긍휼과 자비의 주. 노하기를 더디하시고 사랑이 많으신 분. 신실하신 주 (compassionate and gracious God, slow to anger, abounding in love and faithfulness).

    그리고 약속하세요. 세상 가운데 이스라엘이 소유할 땅, 가나안을 주시겠다고. 들어가 그곳을 취하고 정결케 하라고.

    영광을 보여주신 주님. 주님 얼굴의 광채를 제게도 보여 주세요. 자비의 주님. 자주 시험에 걸려 넘어지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고 긍휼과 자비의 손으로 다시 일으켜 주시기를.

    분깃을 허락해 주신 것 감사해요. 허락받은 삶의 작은 동산을 에덴으로 가꿀 수 있게 도우시기를.

    아이들에게도 유업을 허락하신 것을 믿고 미래에 대한 불안와 염려를 십자가 그늘 아래 내려놓은 평강의 하루가 되기를.

    아빠 우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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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모세가 돌판 두 개를 가지고 시내산 정상으로 올라갑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이름을 여호와라고 선포하시고 어떤 분인가를 알립니다. 자비롭고 은혜로운 분, 쉽게 노하지 않으며 사랑과 진실이 큰 분, 한결같은 사랑을 베푸는 분, 잘못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는 분, 하지만 죄를 그냥 보고 넘기지 않는 분, 죄를 지은 사람뿐만 아니라 그의 삼대나 사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릴 분.. 따스해지던 마음이 갑자기 차게 식습니다. 무서워집니다. 사랑과 용서만 있었으면 좋겠는데 죄를 보고 넘어가지 않으신답니다. 죄를 지은 당사자 뿐 아니라 삼대, 사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리신답니다. 대조적이고 양면적인 표현입니다. 사랑과 용서로 가득한 여호와를 상상하는데 징벌하고 복수하는 여호와의 모습이 그림자처럼 서려 있습니다. 혼란스럽지요. 화해나 조화의 여지가 없을까요. 서로 다른 성격의 진실입니다. 고민은 또 계속됩니다. 본문에 부조화가 또 있습니다. 모세는 돌판 두 개를 가지고 올라가 여호와를 만납니다. 오늘 본문은 여호와가 하시는 말씀을 담고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말씀하셨습니다 (GOD said) 라고 6절과 10절에 적혀 있습니다. 그러다 27절에서 바뀝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말을 적어라.” 두번째 돌판 -오늘 본문-은 하나님이 쓰신겁니까, 모세가 받아 적은겁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모세가 기억했다 나중에 들려준 구전 oral tradition 입니까? 하나님이 불러 주시는대로 돌판에 받아 적은겁니까? 둘 다겠지요. 앞의 첫번째 돌판 (32장)은 하나님께서 손수 그 돌판을 만드셨다고 되어 있습니다. 첫번째 돌판에 대한 구절들은 오늘 본문처럼 구체적이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돌판에 계명을 직접 새기고 모세한테 주신걸로 보입니다. 오늘 돌판과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모세는 하나님이 주신 첫번째 돌판을 주저함 없이 집어 던져 깨뜨렸습니다. 백성이 황금송아지 상을 만들어 놓은 것을 보고 분노가 밀려 왔습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손에 든 돌판을 내려놓을 수 있으련만, 모세는 하나님께서 만들어주신 돌판을 집어 던집니다. 어찌 보면 그날 그렇게 해서 돌판이 산산조각이 났기에 오늘 본문이 가능한건지도 모릅니다. 오늘 우리는 하나님의 두 모습을 봅니다. 용서와 복수를 똑같이 품으신 분이란 걸 알게 됩니다. 두번째 돌판도 하나님의 솜씨와 모세의 공이 같이 들어간 것이란 걸 봅니다. 두번째 돌판은 모세가 사십 일동안 잠도 없이, 물도 없이 받아 적어 만든 언약의 말씀, 열 가지 말씀 Ten Words, 십계명입니다. 예수님은 십계명을 어떻게 대하셨나요. 십계명을 열거하거나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산에서 가르치실 때 십계명에 대해 말씀하시되 ‘십계명대로’ 하라가 아니라 더 깊은 이해와책임감을 가지고 살라고 하십니다. 듣고 읽어서 이해하는 것을 너머 마음으로 부터 우러 나오는 성찰과 순종을 요구하십니다. 물체로서의 돌판은 두 번 다 깨지고 예수님의 사랑으로 새겨진 계명이 남을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여호와는 예수님을 통해 사랑과 용서의 성품을 보이셨습니다. 예수님을 통해 심판과 보복을 이루셨습니다. 죄를 짊어진 희생양으로, 십자가의 수치와 고통을 오롯이 몸에 새김으로 악을 심판하셨습니다. 백성과 함께 가신다는 언약을 지키시는 주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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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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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주, 나 주는 자비롭고 은혜로우며, 노하기를 더디하고, 한결같은 사랑과 진실이 풍성한 하나님이다. 수천 대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은 사랑을 베풀며, 악과 허물과 죄를 용서하는 하나님이다. 그러나 나는 죄를 벌하지 않은 채 그냥 넘기지는 아니한다. 아버지가 죄를 지으면, 본인에게 뿐만 아니라 삼사 대 자손에게까지 벌을 내린다.”(6~7)라고 말씀하십니다, 죄를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면 수천대까지 사랑을 베프시고 육신의 아버지가 죄를 지으면 삼사대 자손까지 벌을 내리겠다고 하신 말씀이 마음속에 깊은 울림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 말씀을 뼛속까지 기억하고 전하는 나그네길의 남은 여정이 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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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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