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3장 10-13절: 안식일 계명의 의미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10절부터 13절은 제 4 계명 즉 안식일 계명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안식일 계명(매 칠 일마다 지키는 안식)은 안식년 계명(매 칠 년마다 지키는 안식)과 희년 계명(일곱 번의 안식년 후에 지키는 안식)으로 확장된다. 안식년과 희년에 대한 자세한 규정은 레위기 25장에 나온다.

안식년 즉 칠년째 되는 해는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시간이다. 채무자에게는 빚을 탕감해 주고, 육 년 동안 경작한 밭은 한 해 동안 쉬게 해야 한다. 토지에 대해서는 여섯 해 동안 힘껏 경작하여 소출을 내야 하지만(10절), 일곱째 해에는 경작하지 말아야 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토지의 고갈된 생명력을 회복시키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곳에서 자라 맺힌 열매들을 가난한 사람들과 짐승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함이다(11절). 

안식일은 노동을 멈추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고 축하하고 나누는 날이다.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를 모두가 누리게 하는 날이다. 이 규정은 노예와 나그네에게까지 적용되어야 한다(12절). 제 4 계명(안식일 계명과 그에 부수되는 안식년 계명과 희년 계명)은 오직 한 분이신 창조주 하나님을 진실로, 구체적으로 믿는 사람만이 지킬 수 있다. 그래서 “너희는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지켜야 한다”(13절)고 강조한다. 

묵상:

성서가 인류 문화에 끼친 가장 중요한 공헌 중 하나는 “휴일의 문화”입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류는 채울 수 없는 욕망에 이끌려 끝도 없는 노동에 시달리다가 생애를 마치는 “착취의 문화”를 만들어 냈을 것입니다. 지금도 지구 상 여러 곳에서 강자들은 약자들을 “노동하는 기계”처럼 부리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바로에게 당한 것과 같은 착취가 지금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 중에는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휴일조차 반납하고 노동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안식일, 안식년 그리고 희년에 대한 율법 규정은 인간의 죄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죄를 한 없이 만족시키지 않도록 규정합니다. 돈을 버는 것, 여유 돈이 있으면 필요한 사람에게 빚으로 내어 주는 것, 다른 사람의 토지를 사들이는 것, 빚 대신에 다른 사람을 노예로 부리는 것–이 모든 것은 인간의 죄성이 만들어 내는 일들입니다. 죄성이 요구하는 대로 따르다 보면, 그 마지막은 현실 지옥입니다. 그로 인해 가난을 대물림 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부를 대물림 하는 사람들이 생겨납니다. 이 율법은 그러한 상태가 영구화 되는 것을 방지하고, 새로운 출발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율법은 가축에게도, 노예에게도, 이방인에게도, 토지에게도 적용됩니다. 인간의 죄성은 자신 만이 아니라 노예와 이방인, 가축과 토지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이 율법을 통해 우리에게 그분의 피조 세계 전체를 돌보라는 뜻을 전하십니다.

기도:

창조주 하나님, 주님의 아름다운 피조 세계를 저희가 참담하게 훼손시켜 왔습니다. 저희도 공범임을 인정합니다. 저희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저희 자신을, 이웃을, 땅을, 동물과 식물을 착취해 왔습니다. 이 죄를 깊이 회개합니다. 안식일 정신을 저희에게 회복시켜 주시어 선한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다하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3 responses to “출애굽기 23장 10-13절: 안식일 계명의 의미”

  1. gachi049 Avatar
    gachi049

    하나님께서는 만물을 창조하시고 일곱째 날(창2:3)에는 쉬셨습니다. 못하실일이 전혀 없으신 하나님께서는 인간에게 본을 보이셨다고 생각이 됩니다. 그러나 끝없는 욕망의 세상에서는 더 많이 갖기 위해 쉬지 않고 노동하므로 과로로 천하보다 귀한 목숨까지 잃은 경우가 있습니다. 주님. 먼저 믿는 믿음의 공동체가 하나님의 창조질서 회복에 앞장설 수 있는 은총을 허락하여 주심을 통행 에덴 동산을 회복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동행하여 주셔서 도와 주시기를 얘수남의 이름으로 기도 합니다. 아멘. 

    Liked by 1 person

  2. billkim9707 Avatar

    인간을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하신 주님의 뜻에 따라 살지않고 허락하신 세상을 남용하며 살아왔습니다, 전쟁과 자연제해와 질병과 빈부차이가 점점더 심해져갑니다.

    그렇지만 함께하시는 사랑과 은혜의 하나님을 항상기억하고 감사하며 주님사랑으로 이웃을 섬기며 살기를 원합니다. 악인이 득세하고 의인이 고통받는 세상에서도 오래 참고 기다리고 안식하며 새나라와 새땅의 소망으로 살도록 도와주십시오.

    십자가의 은혜를 감사하며 예배를 영과진리로 드리므로 주님의 임재와 통치안에서 영생과 천국을 맛보며 평생을 주님과 동행하는 사귐의 소리 가족 모두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Liked by 1 person

  3.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칼팩 연회에서 들은 것 가운데 두 가지가 있습니다. 시간 나는대로 좀 더 알아보고 싶은 주제입니다. 하나는 감독이 메세지를 내면서 언급한 앵거스 허비의 괴물 대 기적 -지금은 괴물의 시간인가 혹은 기적의 때인가 ‘Is this the time of monsters or miracles’ 이라는 질문이고, 또 한가지는 내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재무팀이 같이 읽고 토론했다는 책 ‘The Land is Not Empty – Following Jesus and Dismantling the Doctrine of Discovery’ 입니다. 디스커버리 독트린 (발견의 원칙이라고 번역)은 15세기 스페인을 대표로 대항해 시대에 벌어진 기독교 국가의 원주민 착취와 학살을 앞세운 제국주의의 식민지화 과정을 정당화한 정책입니다. 2023년에 로마 교황청은 과거 유럽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데 사용되었던 ‘발견의 원칙’을 부인하고 지난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발견의 원칙은 ‘발견한 사람이 임자’라는 뜻으로, 이교도와 원주민은 사람이 아니므로 그들의 땅은 빈 것이나 마찬가지니 찾은 사람이 가져도 된다는 원칙입니다. 강대국의 수탈과 착취를 성서의 이름으로 정당화 시킨 조항으로 교회의 전폭적인 후원 속에서 유지되어 왔습니다. 연회의 재정팀은 이 책을 같이 읽고 토론하면서 교회의 재정 방향을 정하고 예산을 짰다고 보고했습니다. 감독이 인용한 앵거스 허비 Angus Hervey는 저널리스트로서 Fix the News 라는 제목의 팟캐스트와 블로그를 통해 과학과 기술이 주도하는 사회를 이상적인 모델로 제시합니다. 그가 올해 3월에 한 ‘괴물 대 기적의 시간’ 테드 토크는 이탈리아 공산당의 창설자이자 마르크스주의 철학자이며 정치가인 안토니오 그람시의 유명한 ‘괴물의 시간’ 이라는 말을 차용해 붙인 제목입니다. 그람시는 ‘오래된 체제는 죽어가고 있으며 새로운 세계는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 그래서 현재는 괴물의 시간’이라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우리는 리미널 타임-스페이스 (경계 시공간)를 경험했습니다. 괴물의 시간이라는 그람시의 표현은 문지방을 건넌 뒤에 마주할 세계를 대하는 우리의 긴장과 불안의 통칭일 수도 있고, 혼란과 어둠 속에 기다리고 있다 뛰쳐 나오는 괴물 같은 인간의죄성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연회에서 감독은 지금이 괴물의 시대일지라도 기적은 여전히 일어나고 있다고 했습니다. 괴물과 기적이 ‘공존’한다고 했습니다. 광야는 여러 면에서 괴물의 땅, 괴물의 시간입니다. 그런 광야에서 백성은 기적과 함께 살았습니다. 출애굽기는 괴물과 기적의 스토리입니다. 안식일은 괴물의 시간을 끊는 기적의 처방입니다. 괴물이 되지 않는 비결은 안식일을 지키는 데 있습니다. 쉬어야 괴물이 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적의 백성입니다. 땅이 쉬고, 노예가 쉬고, 주인이 쉬고…잠시 멈추라는 주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같이 쉬자는 주의 초대에 네!하고 답합니다. 감사합니다 주님.

    Liked by 1 person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