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9장 38-41절: 편 가르는 세상에서 

2–3 minutes

음성듣기 (해설)

음성듣기 (묵상 및 기도)

해설:

가버나움에 머무르는 동안 요한은, 그들 중에 속하지 않은 어떤 사람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 못하게 했다고 보고한다(38절). 그는, 예수님께서 잘 했다고 칭찬하실 줄 알았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냥 두라고 하신다(39절). 정말 귀신을 쫓아내고 있다면 자신을 믿는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이 예수님에게 해를 끼칠 리가 없다고 하신다.  

이 사건은 사도행전 19장에 나오는 스게와의 아들들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11-20절). 에베소에서 그들은 축사자로 활동 했는데, 바울이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는 것을 보고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방법보다 더 우월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라는 말에 마술적인 힘이 있는 줄 알고, 그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 내려 했다. 그러자 귀신들이 “나는 예수도 알고, 바울도 알지만, 당신들은 도대체 누구요?”(15절) 라고 하면서 그들에게 달려 들어 그들이 봉변을 당했다. 

요한이 말한 사람들은 예수를 진실로 믿고 의지했고, 스게와의 아들들은 예수님의 이름을 주술로 사용한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 대한 믿음 없이 이름만을 부르는 것은 무익한 일이며, 예수님에게는 모독적인 일이다.  

예수님은 이어서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40절) 라고 말씀하신다. 제자들은 모든 것을 자신들의 통제 안에 두고 싶어 했다. 그것이 땅의 사람들의 습성이다. 하나님 나라에는 네 편, 내 편이 없다. 예수님은 “너희가 그리스도의 사람이라고 해서 너희에게 물 한 잔이라도 주는 사람은, 절대로 자기가 받을 상을 잃지 않을 것이다”(41절) 라고 덧붙이신다.  

묵상:

오늘, 우리는 지독한 양극화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를 만나든 “저 사람이 나와 같은 편인가?”를 따집니다. 낯선 사람에게 가장 먼저 물어보는 질문이 “당신은 좌파입니까? 우파입니까?” 라는 것입니다. 자신과 성향이 같다 싶으면 마음을 열고, 조금이라도 다르다 싶으면 마음을 닫아 겁니다. 나와 같지 않으면 모두 반대편이라고 간주합니다.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꼴통 보수니, 빨갱이니 하는 레이블을 달고 악마화시킵니다. 

믿는다는 사람들도 이 점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아니, 요즈음에는 믿는다는 사람들이 더 편협하고 옹졸하고 배타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그것을 “믿음 좋은 것”으로 오인합니다. 믿음의 이름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고 매도하고 배척합니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지지하는 사람이다.”(40절) 마음 깊이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 사람들은 “우리를 지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를 반대하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합니다. 이 말씀으로써 예수님은, 할 수 있는 한 포용력을 가지고 사람들을 대하라고 요청하십니다. 자신을 배척하고 거부하는 사람에게는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해서 적으로 삼지 말라는 뜻입니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라면, 자신과 다른 입장에 서 있는 사람에게 물 한 잔이라도 건네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기도:

주님, 믿음이 깊어간다는 말은 편협해진다는 뜻이 아니라, 품이 넓어진다는 뜻임을 알겠습니다. 성령으로 거룩해진다는 것이 자기의를 쌓는다는 뜻이 아니라, 자신의 죄에 더욱 예민해져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더 자비로와진다는 뜻임을 알겠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양극화 되고 파편화된 세상에서 평화와 화해의 도구가 되기를, 저희에게 기대하신다는 사실도 알겠습니다. 오, 주님, 저희로 하여금 주님의 기대를 따라 자라가게 해주십시오. 가르고 판단하고 정죄하는 일에 가담하지 않게 하시고, 품고 용서하고 회복시키는 일에 자라게 해주십시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6 responses to “마가복음 9장 38-41절: 편 가르는 세상에서 ”

  1.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햇살이 찬란합니다. 온도가 37도지만 체감기온은 45도. 마침내 봄이 오는 걸까요?

    오늘 본문은 지지와 대적에 관한 말씀입니다. 우리를 반대하지 않은 이는 지지하는 것이다.

    참으로 양극화가 심한 시절이에요. 나찌 독일이루 지금처럼 disinformation warfare가 극심했던 때가 또 있었을지요?

    주님은 가능한 모든 이들을 포용하고 선한 일을 위해 서로 협력하라고 말씀하시네요.

    주님,

    저를 당신의 도구로 써 주소서,

    미움이 있는 곳에 사랑을,
    다툼이 있는 곳에 용서를,
    분열이 있는 곳에 일치를,

    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오는 자 되게 하소서.

    간절한 마음으로 성 프란시스코의 기도문을 찾아보는 월요일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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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young mae kim Avatar
    young mae kim

    목사님이 쓰신 묵상 해설을 읽고 기도를 올리면서, 이제는 믿음이 깊다는 말 대신에 믿음이 넓다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믿음이 깊은 (깊다는) 사람들의 언사가 일방적이고 편협한 것이 참 안타까왔는데 믿음이 넓다, 믿음이 넓어지게 하소서 하는 말은 포용력과 넉넉함을 떠올리게 하니까 그런 표현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요한이 예수님께 보고하는 내용은 딱히 흠 잡을 데가 없습니다. 이 시대의 정서나 관행으로 보면 요한의 판단이 맞습니다. 요한이 하지 못하게 막은 사람은 우리 시대의 눈으로 보면 상표도용이나 지적재산권 침해를 한 것입니다. 요한이 그런 감각을 갖고 꾸짖은 것은 아닐겁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도 아니면서 예수님의 이름을 내세우고 귀신을 내쫓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요한 나름대로 질서를 지키려는 마음에, 또 혹여 예수님께 누가 되는 일이 생길까 염려하여 한 행동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요한보다 ‘넓게’ 보시고 판단하십니다. 귀신을 내몰거나 병을 낫게 하면 누구에게 좋은 일인가를 보십니다. 아픈 사람이 가장 큰 수혜자입니다. 치유를 한 사람이 돈을 벌거나 명성을 얻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한 뒤에 돌아서서 곧바로 예수님을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씀은, 기적의 은혜는 받는 사람과 행하는 사람에게 넉넉히 돌아간다는 뜻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기적이 일어났는데 곧바로 예수님을 원망하거나 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기적을 보고 감탄을 하고, 감사를 합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몰아내는 사람 자신도 은혜 속에 잠깁니다. 예수님의 원칙은 모든 이를 복되게 합니다. 사랑 안에 공의와 신실이 담겨 있습니다. 당장은 그렇지 않아 보일지라도 그분의 사랑은 공의를 이룹니다. 우리깨닫는게 늦을 뿐 주님의 공의와 사랑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같이 갑니다. 나의 좁고 편협한 마음은 나를 중심으로 한 원칙을 세우고 지키느라 바쁠 때가 많습니다. 나에게 좋은 일인지부터 살피고, 혹시 피해를 입거나 귀찮아질 일은 아닌지 생각합니다. 짧은 소견과 좁은 시각을 ‘순수한’ 믿음으로 착각하기도 합니다. 유연성을 변질로 여겨 두려워하고, 고집을 절개로 알고 자랑까지 합니다. ‘우리에게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우리 편이다 (40절)’는 구절에 세간의 일들을 비춰봅니다. 미국도 한국도 양극으로 갈라진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합니다.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동조라고 합니다. 잘못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중립을 지키거나 관전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에 동조하는 일이라는 뜻입니다. 예수님이 ‘우리’라고 하신 것은 문자적으로는 ‘예수님과 제자들’을 칭하며 하나님의 일을 하는 사람들, 이웃을 위해 사는 사람들이라고 확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어도 나는 옳은 편에 선 것이라는 생각이 혹시 착각은 아닐까 종종 생각합니다. 나라도 시끄러운 소리에 보태지 말자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럴까요. 반대할 땐 반대한다고 소리를 내니까 반대하지 않는 사람 (조용히 있는 사람)은 우리 편 (우리와 뜻을 같이 하는 사람)이라고 예수님도 말씀하시는게 아닐까요. 그러니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해야 할 것 같습니다. 토요일 미국 여선교회 모임에서 ‘economic blackout 경제 보이컷’ 캠페인에 참여하자는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정부의 대기업친화적 반시민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낸다는 뜻에서 대기업 보이컷을 합니다. 2월 28일 금요일엔 타겟, 스타벅스, 월마트, 주유소, 아마존 등등에서 샤핑하지 않습니다. 차차 ‘아마존 오더 전혀 하지 않는 날’ ‘페이스북,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 하지 않는 날’ 등을 조직해 동참하기로 했습니다. 불편하겠지요 여러모로. 반대하면 반대한다고 소리를 내야 하는 세상입니다. 자기 살자고 남을 죽여야 하는 것이 유일한 옵션이 아닌데도 그래도 되는 것처럼 여기는 것에 나는 반대한다는 말을 해야 하겠습니다. 전쟁과 질병과 가난의 아픔 속에서 신음하는 이웃을 품는 믿음 넓은 사람으로 빚어 주소서. 감사합니다 주님. 주님의 넓은 은혜에 기대어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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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enderlya0860fa447 Avatar
    tenderlya0860fa447

    아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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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gachi049 Avatar
    gachi049

    “우리를 반대하지 않는 사람은- – -(40)”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실 때 로버트처럼 생각하는 마음, 육신등을 똑같이 만드시지 않으셨습니다. 따라서 어떤일에 대해서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시대는 나의 생각과 다르다고 상대를 저주섞인 말을 함부로 하고 심지어 살인까지 행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반대하지 않는자는 지지하는 자라고 말씀 하십니다. 우리인간의 생각은 그런자들을 관심이 없는 중도파라고 일컬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품으라고 말씀하십니다. 주여! 하나님을 믿는 공동체 뿐만 아니라 이웃이 서로 형제 자매로 대할 수 있는 자비롭고 넓은 마음을 주시기를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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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ull9707 Avatar
    bull9707

    아버지와 내가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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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bull9707 Avatar
    bull9707

    점점더 양극화 되어가는 세상에 살고있습니다, 가정에서, 나라에서, 심지어는 교회에서도 서로 손가락질합니다, 상대방에게 한손가락질할때 자신에게 세손가락이 자신을 지적하는것을 모릅니다. 아버지와 제가 하나인것같이 주님을 따르는 모든 제자들이 하나가 되도록 기도하신 예수님의 기도가 이뤄지는 날을 간절히 기다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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